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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긴 빌레못동굴을 비롯해 약 60여개의 화산동굴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는 제주도는 한마디로 화산동굴의 보고이다.


화산동굴의 보고(宝庫) 제주도
 

만장굴의 통로


동굴이라 하면 석회동굴(石灰洞窟) 이외에 화산동굴(火山洞窟)과 파식굴(波蝕窟) 등의 여러가지가 있다.

용암동굴이라고도 불리어온 화산동굴은 화산 지대에서 화산활동에 의하여 생긴 동굴을 가리킨다.
 

세계에는 약 1천여개의 화산동굴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그 절반이 되는 50% 이상이 미국의 서부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고 그밖에 유럽에 있는 이탈리아의 에트나화산지대에 약 1백70개소, 일본의 후지산(富土山) 지역에 약 1백개소, 그리고 우리나라 제주도와 중국동북쪽의 만주지역 등 몇군데 지역에서만 집중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는 여태까지 약 60개소의 화산동굴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것이 모두 좁은 제주도에 분포하고 있어 그 분포밀도가 세계적이다.
 

세계에는 화산지역이 넓게 분포하고 있으나 그 태반이 안산암(安山岩)으로 되고 있어서 화산동굴의 발달이 미약하다.

한편 화산동굴은 용암동굴 핏트동굴 리프트동굴 등으로 다시 세분하기도 하는데 핏트동굴은 리프트동굴과 같이 매우 희귀한 것으로 화산활동때에 분출된 화산탄(火山彈)이나 화산력(火山礫) 그밖에 화산재(火山灰) 등으로 화도(火道)가 그대로 남아서 수직구멍을 이루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리프트동굴이란 마그마가 화도속에 가득차 있는 상태이면서도 수직동굴이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사실상 제주도에 있는 화산동굴에는 세계제1의 것이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이 있다. 그 길이에 있어서 세계최대인 빌레못동굴을 비롯하여 제4위인 만장굴, 11위인 수산굴과 17위인 소천굴 등이 있고, 이밖에 길이가 1만m 이상 되는 것으로는 와흘굴과 한들굴 등이 있다.
 

한편 석회동굴과 달라서 화산동굴의 경우에는 종유석이나 석순 등의 발달이 매우 미약할 뿐만 아니라 일단 동굴이 형성된 이후에는 그 성장이 종식되므로 동굴속의 지형지물들의 존재는 매우 희귀한 것으로 되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의 동굴속에서는 세계 제1의 용암석주(7.6m)가 만장굴속에 있고 역시 세계 제1인 용암구(熔岩球)와 규산주(珪酸柱) 등이 빌레못동굴속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한 소천굴에서도 세계제1의「튜브 인 튜브」즉, 미니동굴이 최근에 발견 되어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었다.

 

제주도의 화산동굴 분포도


화산동굴은 어떻게 생성되나
 

석회동굴이 계속적으로 자라고 있는 동굴임에 반해 화산동굴은 생성 당시에 일단 형성된 이후에는 훼손되거나 오손되면 영원히 재생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석회동굴은 맨먼저 지하수가 흘러 스며들면서 지하수류가 흘러나간 자리가 동굴이 되고 그 후 동굴의 천정에서 계속적으로 스며내리는 석회질의 용해수 때문에 이 동굴천정에 종유석과 종유관 등이 발달하는 살아있는 동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산동굴은 화산활동 때에 흘러내린 용암류속에 동굴이 발달된 다음 일단 냉각되면 그대로 굳어지고 말기 때문에 더 이상 동굴속의 종유석이나 석순 등은 자랄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 화산활동이 계속되지 않는 한 영원히 동굴퇴적물들은 그대로 끝맺고 마는 것이므로 오손되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이다.
 

즉 화산이 분출할 때에 유동성이 커다란 용암이 지표면을 흘러내리게 되면 이때 이 용암류속에서 동굴이 형성되게 된다. 이 때의 용암의 온도는 섭씨 1천2백도 이상이 되며 화구(火口)에서 흘러내릴 때 지표면의 공기에 마찰되어 냉각되는 용암류의 윗부분은 냉각되어 굳어지므로 껍데기를 이루고, 그 속을 계속 흘러나오는 용암은 연속적으로 낮은 지표면을 따라 흘러가게 된다.
 

따라서 원래의 지표면이 느린 경사면을 이루고 있을 때에는 이 유동성이 큰 용암류속에서는 장대한 화산동굴이 발달되게 마련이다. 유동성이 큰 흘거운 용암일수록 분출된 분화구의 산정 부근에 남아 있지 않고 산기슭 밑으로 흘러내려가게 되는데 제주도의 경우에는 서북쪽과 동북쪽사면으로 흘러내려 멀리 해안지역까지 동굴이 계속되고 있다.
 

즉 마그마가 화도(火道)를 따라 올라와 용암이 되어 나올 때 용암의 점성(粘性)이 크면 개스의 압력이 높아지게 되므로 폭발적인 화산분출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동굴속에서 흘러내려가는 용암은 점점 그 점성이 작아지기 때문에 이떄에는 커다란 폭발은 없게 된다. 그때문에 용암속의 수증기는 무더운열기를 품고 있으면서 동굴속 천정부근에 상승집합하여 점점 낮고 편평(扁平)한 개스의 공동(空洞)을 이루게 된다.
 

한편 동굴속 바닥면의 두텁고 무거운 용암은 계속 높은 온도를 지니면서 낮은 바닥을 찾아 흘러내려가게 된다. 이때 납짝한 개스공동이 연속되어 동굴속 용암의 흐름을 따라 생기게 되나 이들이 계속 되면 동굴은 계속된다. 즉 이와 같은 개스공동이 연결, 화산동굴이 연속되게 되는데 만장굴은 약 51개의 공동이 연속되고 있는 것으로 계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지형지물(地形地物)
 

□용암주(熔岩柱)
 

1차로 화산동굴이 형성된 이후에 다시 제2차로 용암류가 흘러내릴 때 1차때 형성된 동굴천정을 뚫고 밑으로 흘러내리다가 그대로 냉각되어 굳어진 상태로 기둥같이 된 것을 가리키며 만장굴속의 높이 7.6m의 용암주는 세계제1을 자랑하고 있다.
 

□용암구(熔岩球)
 

용암이 흘러내리고 있을 때 동굴속 천정의 용암괴(熔岩塊)나 용암선반(熔岩棚)의 일부가 흘러내리는 용암류에 휘말려 떠내려가다 생각된 상태의 암괴(岩塊)를 가리킨다. 현재 만장굴속의 거북바위가 바로 이것인데 만장굴속에는 커다란 용암구가 무려 21개나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특히 빌레못동굴 속에는 높이 2.5m, 길이 7.5m, 폭 5.2m의 거대한 용암구가 세계제1을 기록하고 있다.
 

□용암교(熔岩橋)
 

용암이 흘러내릴 때 바닥을 이루고 있던 바닥면이 그대로 냉각되었다가 다시 용암류에 의하여 바닥이 침하(沈下)되면 원래의 바닥면이 그대로 양쪽벽면에 걸쳐진채 남게 되는데 이와 같은 남은 바닥면을 용암교라고 한다. 만장굴에는 대소 15개가 있는데, 특히 최근에는 수산굴에서 길이 1백40m, 폭 5m되는 세계제1의 용암교가 발견되어 세계적인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용암석순(熔岩石筍)
 

용암이 흘러내릴 때 동굴천정이나 동굴벽면에서 용암의 점액이 바닥위에 떨어져 석순같이 자라나는 것을 가리킨다. 빌레못동굴에서는 길이 77cm로 세계제1의 대형석순이 발견되었다.

□미니동굴

튜브 인 튜브라고 불리우는 이 미니동굴은 동굴속 바닥에 다시 작은 동굴이나 개스공동이 발달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제1의 미니동굴은 소천굴에서 발견된 길이 3백20m의 것이다.
 

□규산주(珪酸柱)
 

규산종유가 계속 발달하여 동굴의 바닥까지 연결된 것으로 빌레못 동굴속에서 높이 28cm의 규산주가 발견되었는데 이것도 현재까지 세계제1의 기록을 지니고 있다.
 

□용암선반(熔岩棚)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그 바닥이 냉각되면 바닥면의 일부는 동굴벽에 그대로 남아서 부착되고 있음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용암선반이다.

 

만장굴의 용암선반


이름난 화산동굴들
 

□빌레못동굴
 

길이 1만1천7백49m에 달하는 이 동굴은 단일화산동굴로는 세계최장의 동굴이다. 제주도 서북쪽 기슭에 있는 이 동굴은 주굴(主窟) 보다도 가지굴(支窟)이 많아서 미로형동굴(迷路形洞窟)로 유명하다. 즉 주굴은 직선형을 이루면서도 망상(綱狀)을 이루는 동굴형태로 세계최장의 동굴답게 동굴지형도 세계적인 것들이 많이 부존하고 있다. 이 동굴속에서는 대륙산(大陸産) 황곰뼈의 화석이 발견되어 과거 빙하기에 제주도가 대륙에 연결돼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특수한 동굴지형이 발달되고 있는 그중에서도 분출종유(噴出鍾乳), 로피라바 (새끼모양용암류), 규산화(珪酸華) 등이 이색적 존재이나 이밖에도 돌창(石槍)과 용암수형(熔岩樹型)이 동굴속 깊숙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만장굴(万丈窟)
 

만장굴은 그 길이가 8천9백24m로 세계4위의 단일화산동굴이다. 그러나 동굴속 지형의 규모나 지물(地物)의 특수성 등은 참으로 세계적인 화산동굴이라 하겠다. 즉 20m가 훨씬 넘는 천정높이, 폭이 10m에 달하는 동굴속, 그밖에도 용암주나 용암구 그리고 3단의 용암교 등 화산동굴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밑에 있는 김녕의 사굴을 비롯하여 윗쪽의 덕천굴(德泉窟), 밭굴, 절굴, 개우샛굴 등등이 하나의 동굴시스템(洞窟系)을 이루고 있다. 이 만장굴동굴계의 길이는 최근까지 1만3천2백68m로 세계 제1의 화산동굴계로 군림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1만5천7백 98m로 새롭게 밝혀졌으며 협재동굴계 다음 가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녕사굴(金寧蛇窟)
 

만장굴동굴계에 속하고 있는 동굴로 그 통로가 커서 세계적인 규모로 알려있는 동굴이다. 원래 만장굴에 계속되고 있었으나 동굴이 동굴이 생성된 이후에 지진에 의하여 동굴의 일부가 매몰돼 오늘의 만장굴과는 따로 떨어진 별개의 동굴로 되었다. 그 옛날 이 굴에서 행패가 심하였던 구렁이를 퇴치하여 송덕비가 세워진 전설이 남아있다.
 

□수산굴(水山窟)
 

한라산 동쪽사면에 위치하는 이 동굴은 총길이 4천6백75m로 세계 10위를 자랑하는 화산동굴이다. 주굴의 모양이 U자형으로 된 이 동굴내에 용암석순이 많기로 이름났다. 그리고 길이 1백40m에 달하는 용암교가 그대로 남아있는 학술적 가치가 큰 동굴이다.
 

□협재굴(挾才窟)
 

이색적인 동굴로 알려진 이 동굴은 동굴속에 석회질의 종유석과 석순이 자라고 있어서 유명하다. 제주도 서북해안에 입지하고 있기 때문에 탁월한 북서계절풍에 의하여 운반된 패사(貝砂)가 용해된 석회질의 용액이 동굴의 천정에서 종유석을 성장시키고 또한 바닥에 석순을 자라게 한 특수한 동굴이다.
 

최근에는 그 부근의 재암천굴(財岩泉窟) 쌍용굴 황금굴 초깃굴 소천굴 등이 하나의 화산동굴계임이 학술적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그 총길이는 1만7천1백75m로 세계제1의 화산동굴계로 인정받게 되었다.
 

□쌍용굴(雙龍窟)
 

협재굴의 바로 옆에 계속되고 있는 동굴로 총길이 3백93m 밖에 되지 않으나 세가닥으로 되는 수평 동굴로 역시 석회질의 종유석과 석순이 발달하고 있는 특수동굴이다.
 

□황금굴(黃金窟)
 

협재굴화산동굴계에 속하는 동굴로 총연장 1백40m밖에 되지 않으나 그 동굴내부경관이 석회질의 2차생성물로 장식되고 있어 황금빛 나는 찬란한 모습이라고 하여 이름지어진 동굴이다. 최근에야 그 내부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었으나 동굴은 아직도 비공개로 되어 있다. 석회질의 종유석과 석순은 물론 특히 종유관의 무리가 내려 뻗고 있고 70cm가 넘는 용암종유를 비롯하여 화산동굴지형의 종합전시장으로 평가된다.
 

□소천굴(昭天窟)
 

총길이 2천9백80m에 달하는 이 동굴은 우리나라 화산동굴중에서는 빌레못굴, 만장굴, 수산굴 다음 가는 제4위의 화산동굴이다. 개스분출구가 출입구로 되는 이 동굴입구에는 양치류(羊齒類)가 무성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받고 있는데 동굴내부경관은 물론 지형지물 또한 희귀한 것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코핀(Coffin)과 튜브 인 튜브 즉, 미니동굴이 특수지형으로 되는데 미니동굴의 총길이는 7백20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길며 그 튜브의 천정이 갈라져 나타난 코핀지형은 세계에서도 몇군데 밖에 없는 특수지형이다.
 

□한들굴
 

한라산 북서사면에 위치하는 이 동굴은 총길이 1천4백m로 동굴의 입구가 서로 동쪽과 서쪽의 두개로 나누어져 그 막장부근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원형의 동굴이다.

뚜렷한 용암선반지형을 비롯하여 규산화 규산종유 등의 경관이 아름답고 곳곳에 새끼모양의 로피용암이 동굴바닥을 장식하고 있다.
 

□미천굴(美千窟)
 

길이 1천6백95m에 달하는 화산동굴로 한라산 동쪽사면에 자리잡고 있다. 수평동굴(水平洞窟)로 되는 이 동굴은 그 길이에 있어 우리나라 제6위의 화산동굴이다. 동굴의 입구는 개스분기공(噴氣孔) 으로 되고 있으며 일반적인 동굴지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평범한 동굴이다.
 

□와흘굴(臥屹窟)
 

한라산 북사면에 위치하는 동굴로 길이가 2천66m로 우리나라 제5위의 화산동굴이다. 동굴속은 낙반(落盤)이 심하나 이들은 다른 동굴이나 마찬가지로 지진활동 때에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동굴내부에는 용암석순의 무리가 많고 용암주, 고사리형 용암종유, 그밖에 규산화현상도 볼 수 있는 동굴이다.
 

□구린굴
 

한라산 북쪽중턱인 해발 7백60m지점에 있는 화산동굴로 총연장 3백80m길이의 동굴이다. 동굴내부에는 작전기지로 사용되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 동굴이다.

1986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홍시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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