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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의 간식, 무엇이 좋은가

전통음식에서 알아본다

라면 등 가공식품은 오히려 나쁠 수가 있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자연음식을 섭취하자.

수험생을 둔 가정 치고 자녀들의 간식문제에 관심이 없는 집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어떤 음식을 간식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뾰족한 묘안이 안떠오르는 수가 많다. 그래서 한밤중 출출해질 때쯤 라면을 끓여 먹이거나 과일을 깎아주는 게 고작인 가정이 적지 않다.

그러나 라면만 하더라도 방부제가 들어 있다고 해서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좋은 간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라면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스턴트 식품은 영양학적으로 바람직스럽지 못한 게 사실이다. 더구나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 육체적으로 지친 수험생들에게 권할 음식은 못된다. 오히려 그런 음식들은 먹지 않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공식품이 모두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별미로 간간히 한번씩 먹는 것은 무방하다. 단지 그런 식품을 광고대로 믿고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간식이 좋을까. 옛날에 과거를 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사람들이 주로 먹었던 전통적인 간식과 밤참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다. 건강과 체력관리에 보탬이 될 별미 간식을 계절별로 알아보자.

춘곤증을 이기는 봄철의 간식

양즙 비교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양즙을 먹이면 좋다. 소의 양(소내장의 일부)을 고아짜서 즙으로 만든 것인데 자양강장 양면에서 최상의 것이며 먹어서 위에 부담도 적다.

깨죽 참깨(흰깨, 검은깨)나 들깨를 갈아 찹쌀과 섞어 죽을 쑨 것으로 역시 자양강장에 다 좋은 것이면서 한 보시기 정도면 달여 먹을 수 있다.

쑥죽 이른 봄에 나온 어린 쑥을 찌어 죽을 쑨 것으로 독특한 향기와 비타민이 풍부하다.

전복죽 전복을 잘게 썰어 넣고 찹쌀과 맵살을 반반씩 섞어 쑨 죽으로 예로부터 자양식으로 친다.

시금치죽 시금치가 우리나라에 건너와 보편적으로 채소가 된지는 극히 최근이다. 겨울에도 그대로 월동을 하기 때문에 이른 봄의 푸른 채소도 비타민이 많아 이것으로 죽을 쑤면 그 맛이 제법이다. 멸치를 넣고 된장을 풀어쑤는데 특색이 있다.

흘린 땀을 보충해주는 여름간식

각종화채 딸기 산딸기 수박 참외 복숭아 등 햇 과일이 무성하게 나올 때여서 이들을 이용한 화채는 여름의 간식으로 그리고 밤참으로 안성맞춤이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설탕이 흔하지 않아 화채는 꿀을 타는 것이 제격이었다. 꿀이 있으면 물론 꿀을 타지만 꿀이 없을 때는 포도당(시장에 팔고 있음)이나 과당(수퍼에 있음)을 타면 된다.

콩국 콩국을 만드는 것도 많이 근대화 했다. 맷돌에 콩을 갈던 것이 지금은 믹서나 주스기로 간신히 갈아 버리니 콩국 만들기가 한결 쉬워졌다. 콩국은 그대로 먹어도 좋고 국수를 말아 먹어도 좋다.

닭죽 영계백숙을 밤참으로 권할 수는 없지만 닭죽은 밤참으로 아주 훌륭하다. 특히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린 피로회복을 위하여 영계를 고아 그 물에 죽을 쑨 것은 맛도 일미일 뿐 아니라 자양제로서도 훌륭하다. 이때 인삼을 넣어도 좋다.

메밀국수 시중에서 팔고 있는 일본식 메밀국수와 우리나라 재래의 메밀국수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것은 순메밀 가루로 국수를 만든 칼국수의 일종이 원칙이다.

일본식은 삶아 건져서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것은 국물을 육수로 하여 삶은채로 먹거나 육수에 말아서 양념간장을 쳐 먹는다.

위에 부담감이 없어 밤참으로 좋으며 또한 산뜻한 맛 때문에 애용되고 있다.

아욱죽 아욱 잎사귀와 껍질을 벗긴 연한 줄기에 장국을 붇고 잘 다져진 고기와 멸치 그리고 마늘과 파를 다져 넣어 끓인 다음 약한 불에서 천천히 쌀알이 퍼지도록 끓인다.또다른 방법으로는 새우와 아욱을 기름에 볶아서 쌀과 함께 넣고 물을 부어 끓이기도 하는데 쌀알이 퍼지면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애호박전 오이지 등과 함께 먹으면 여름철에 입맛을 돋구어주는 자양강장식이 된다.
 

수험생의 여름 간식은 화채, 콩국, 닭죽 등이 좋다.
 

영양가 만점의 가을간식

경상도식 국수 밀가루에 콩가루를 20%가량 섞어 만든 칼국수이다. 여기에 국물로는 멸치나 쇠고기 닭고기 등 다양한 것을 쓰며 풍미나 자양에 있어 서민적이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밤경단 밤을 쪄서 껍질을 까고 그것을 찌어 경단처럼 만들어 꿀이나 엿을 발라 먹는 것이다. 서양의 마마레드는 설탕에 밤을 넣어 삶는 것이지만 그 식에 있어 반대방식이다. 경단은 새알만큼씩 둥글게 만들며 10개 이내가 제격이다.

호박떡 시루떡에 호박을 섞어 찐 떡으로 호박의 단맛이 떡에 배어 간식용으로 먹기에 알맞다.

햇콩순두부 집에서 가꾼 햇콩으로 두부를 만들 때 순두부를 떠두었다가 밤에 한보시기씩 먹는다. 시중에서 파는 기계식 순두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색깔이나 풍미가 있어 그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믹서에 콩을 갈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조청 엿을 만들기 전의 묽은 상태의 물엿을 조청이라고 한다. 재료에 따라 쌀 옥수수 감자 등 여러가지로 만드는데 밤참용으로는 묽게 하여 흐를 정도인 것이 좋다. 너무 진하면 오히려 맛을 감한다. 그리고 한번에 먹는 양도 큰 숟갈로 4~5개 정도가 알맞다.

겨울-추위를 이기는 스태미너식

약식 찹쌀을 쪄서 거기에 대추 밤 잣 등 고명을 박아 다시 찐 것이다. 그러나 요즘 시장에서 초코렛 물감을 들인 약식보다는 재래식의 것이라야 좋다.

재료가 찹쌀에다 각종 과실을 섞어 맛이나 영양 어느모로나 좋은 간식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시중의 것을 사먹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더라도 질이 좋은 것을 골라 살 필요가 있다.

만두 우리나라의 만두는 숙주나물 김치 두부 등이 섞이고 거기에 고기가 들어간다. 만두국으로 해도 좋고 쪄도 되며 구어도 먹는 세가지 용도로 출출할 때 먹기로는 제격이다.

요즘은 고기만두를 삶아서 팔고 있으므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수험생용은 집에서 만들어 먹이는 것이 좋겠다.

메밀묵 메밀의 녹말을 죽같이 쑤어서 굳힌 것으로 겨울밤의 밤참으로는 더 없이 좋은 것이다. 맛좋은 간장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듬뿍 넣어서 얹어 먹는 맛은 실로 일미이다.

돼지고기를 볶아 거기에 묵을 말아 먹는 방식을 태평탕이라고 속칭하는데 이렇게 먹어도 훌륭한 간식이 된다.

잣죽·땅콩죽 쌀로 죽을 쑤다가 잣이나 땅콩을 믹서에 곱게 간 것을 넣어 푹 끓인 것이다. 노약자와 어린이는 물론 수험생 등에게 그럴 수 없이 좋은 간식이다.

유과·약과 우리나라 재래음식중 비교적 고급이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인데 유과는 찹쌀을 발효시켜 가루로 만든 뒤 부풀려 기름에 지지고 엿을 발라 박산을 입힌 것이다.약과는 일정한 모양으로 떡을 찍어 기름에 지진 것으로 어느 것이나 만들기도 공이 들지만 맛이나 영양도 그만큼 우수하다. 지금은 시중에 대량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 풍미로 보나 만드는 방법으로 보나 옛날 것만 하지는 못하나 아쉬운대로 간식용으로는 쓸만하다.

낙죽 옛날 궁중에서 임금님의 자양식으로 먹엇다는 전통있는 죽이다. 우유를 끓여 위에 뜨는 기름기(버터)를 걷어내고 찹쌀을 갈아 죽을 쑨 것이다. 그 맛이 어떤지는 먹어 본 사람만 안다고 하며 자양식으로 좋을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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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원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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