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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격렬한 분화구

유럽 우주기구의 지오토, 핼리핵과 만나다

소련의 베가 1호가 사상 처음으로 지구에 사진을 보냈고 지오토는 가장 핼리핵에 가까이 접근, 촬영에 성공했다.

6백70km까지 접근

유럽우주기구(ESA)에서 쏘아올린 헬리탐사위성 '지오토'는 3월14일 오전 9시3분경(한국시간) 핼리핵6백70km까지 접근, 핵의 근접촬영에 성공하였다. 핼리핵에서 방출되는 먼지입자와의 충돌때문에 마지막 순간은 화면이 대단히 흔들리면서 화면과 신호가 끓어졌지만 25분후에는 회복되었다.(KBS에서는 9시10분58초에 화면이 끊겼다고 발표.)

우주천문학 사상 극적인 순간이었다. 지구로 전송되어진 핼리핵의 생생한 모습은 울퉁불퉁한 지형의 등고선을 보는 듯했으며 밝게 빛나는 핵 가까이에서 상당한 양의 먼지입자와 개스가 분출되는 듯했다.

핼리탐사올릭픽

핼리혜성의 신비를 벗기기 위한 6대의 탐사선이 3월6일부터 3월말까지 본격적인 활동을 벌였다. 6대의 탐사선은 IHW(국제핼리관측기구)의 주도로 첨단과학을 총동원하여 국제간의 협력하에 긴밀하게 움직였다.

제일 먼저 핼리를 마중한 소련의 '베가1호'는 3월6일 오후 인간을 매료 시켜왔던 천체의 신비 핼리혜성핵 사진을 처음으로 지구에 전송했다. 소련 우주연구소에서 미국과 소련의 우주과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핼리혜성핵으로부터 약 9천km 지점에서 잡은 핵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을 한 푸른 빛깔의 달걀모습'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초속 77km의 속도로 접근해가는 동안 베가1호는 점차 많은 미립자들과 충돌했다. 미립자들과 충돌하면 깨끗한 영상을 보내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지구로 보내온 사진은 예상외로 상태가 좋았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개스와 먼지입자들을 측정하는 탐사기구도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관측결과 개스의 밀도는 예상외로 높았고 물분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소련 우주연구소의 '로알드 사그디프'국장은 "혜성물질의 분석은 시간이 걸릴 것이나 핼리혜성은 아마도 태양계 생성 초기 45억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베가1호에 이어 베가2호, 일본의 선구호, 플래닛 등이 핼리혜성에 접근, 핼리부근의 태양풍의 모습과 수소코로나의 구름을 관측하였다.

핼리탐사 올림픽의 금메달은 역시 ESA의 지오토. 1주일전에 접근한 베가의 지원을 받은 지오토는 핼리를 둘러싸고 있는 먼지입자의 '집중포화'를 받아 예정되었던 5백40km까지는 접근하지 못했다. 서독 '다름슈다트'에 있는 ESA의 운용센터에서는 "매초1백20개정도의 먼지입자가 충돌하여 안테나의 각도가 어긋났기 때문에 촬영에 지장이 있었고 예정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오토탐사선의 최대 목적인 핵 가까이 1천km 안의 접근 계획은 성공이다"라고 발표했다.

지오토가 핵을 촬영하는 데 사용한 것은 약5백km의 거리에서도 11m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촛점거리 약 1천mm 반사망원경. 초속 68km의 초스피드로 접근하면서 4초마다 사진을 전송해왔다. 가장 염려스러웠던 것은 먼지와 충돌. 앞서 관측활동을 벌였던 베가 1,2호의 태양전지판이 파괴되어진 것도 예상외로 먼지입자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아뭋든 현재까지 지오토의 측정결과로 밝혀진 것은 핵주변에 코마입자와 같은 검은 점이 발견돼 이것이 핵으로부터 방출된 개스체인지 핵이 붕괴된 고체물질인지는 몰라도 핵의 활동은 예상했던 것보다 격렬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6백70km까지는 확실히 접근했다고 하면 먼지와 개스의 입자질량, 조성성분에 대해 상당한 데이타가 확보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같은 6대의 탐사활동 결과는 곧 종합돼 핼리의 정체파악과 태양계의 신비를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핼리혜성의 코마의 모습. 코마는 혜성의 핵을 둘러싸고있는 개스의 구름이다.


4월초순 꼬리 가장 발달
 

지난 2월9일에 근일점(태양과 가장 가까운 거리)을 통과한 핼리혜성은 오는 4월11일 지구와의 두번째 접근(약 6천3백만km)을 이룬다. 이론적으로는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 꼬리가 최고로 발달해야 하나 실제로는 태양을 지나 지구에 두번째 접근할 4월초순경이 꼬리가 가장 길어진다. 4월11일을 전후한 시기야말로 핼리혜성을 관측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IHW측이 제공한 최근의 데이타에 의하면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가장 광도가 밝을 때는 2등성(북극성의 밝기)에 이른다는 것(표1). 더군다나 핼리혜성의 핵 내의 활동이 의외로 활발해 꼬리도 길어졌기 때문에 핼리혜성의 모습을 육안으로 충분히 관찰할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핼리의 고도. 북위38˚선을 기준으로 할 때 핼리가 지구에 최접근하며 밝기가 가장 밝을 4월10일경은 남쪽하늘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기 때문, 관측불능이다. 다만 4월 초순 남쪽새벽하늘 낮은 고도(5˚이하)에서 관측 가능하나 너무 고도가 낮아 보일른지는 미지수이다.

결국 다시 볼 수 있는 것은 4월 중순 이후 남동쪽저녁하늘이지만 핼리는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꼬리도 짧아진다.핼리가 가장 왕성할 때 관측하려면 남쪽지방으로 내려가면 된다. 우리나라 최적조건은 제주도이고 괌,대만 등으로 가면갈수록 관측고도는 높아진다. 적도아래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에서는 한밤중 머리위에서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 내륙지방은 기후도 안정되고 공간도 어두워 핼리관측의 최적지이다.

현재 핼리혜성은 핵활동이 의외로 활발해져 쌍안경 내지 망원경, 육안으로까지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이제 제일 중요한 것은관측장소의 선택이라 하겠다. 남쪽지방과 주위의 불빛이 없는 한적한 야산지대를 찾으면 된다.

국립천문대에서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4월23일~24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천체관측을 개최할 예정이다. 핼리가 어느 정도 쇠퇴했을지라도 관측고도나 관측환경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1>;4월의 핼리혜성 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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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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