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리 혜성 관측을 둘러싸고 우주공간과 지구촌에서 온통 법석이다. 우주 공간에는 미국의 '아이스' ESA(유럽우주기구)의 '지오트' 일본우주과학연구소의 '선구호'와 '플래닛A' 소련의 '베가1·2호'등 6기의 탐사선이 마중 나갔다.
이 탐사선들은 핼리혜성이 다시 모습을 나타낼 3월 11일 경에는 모두 핼리혜성 주변에 집결될 예정이다.
처음 있는 동·서 협력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끄는것은 '특공사절'이라 명명되어 최접근을 계획하고 있는 '지오트'이다.
태양풍과 태양열에 의해 핵에서 뿜어나온 개스나 먼지로 이루어진 코마의 접근면을 뚫고 들어가 핼리혜성의 정체를 좇자는 것이다. 아마 핵의 크기는 6㎞ 정도로 더럽혀진 눈사람 같을 것이라고 말하고들 있지만 지오트의 전하(電荷)결합소자 카메라나 기타 분석계로 이번에야 말로 정체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노리고 있다.
그러면 그것으로 대체 무엇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태양계의 기원에 관계되는 혜성의 물질 조성과 태양풍과 혜성의 꼬리에 관한 것 등이다. 이번 핼리혜성을 연구하는 이유를 크게 풀어보면 이 두가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것이 너무 많다. 먼저 코마 속의 혜성본체가 어떤 것인가 혜성은 태양계가 생길때 행성이 미처 되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되기도 하는데 사실이 그런것인가. 이것은 탄소 동위체를 살펴보면 알수 있게 된다. 보통 탄소는 수소의 12배 무게이나 13배의 것도 있다. 태양계에서는 그 비율이 90대 1이다. 다른 별은 4대1, 성간운에서는 40대1 또는 30대1정도이다. 그러므로 만약 13배의 물질이 발견되면 핼리혜성은 태양계 밖에서 왔다는 것이 된다.
핼리혜성의 연구는 '태양계가 어떻게 해서 생긴것인가?'라는것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왜 핼리혜성이 아니면 안되는가. 이런 연구는 핼리혜성이 아니면 안되는 이유가 있다. 연구대상에 따라 '머신 타임'이 정해져 있으므로 혜성이 나타났다고해서 아무 망원경이나 그쪽으로 돌릴 수도 없고 탐사위성도 올릴 수가 없다. 이밖에도 주기혜성은 있지만 모두 너무작고 어두워 세밀한 관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번에는 동서양진영의 상당한 국제적 협력체제가 처음으로 갖추어졌다. 5백㎞까지 접근할 지오트를 위해 소련의 베가1호가 먼저 핼리혜성에 접근하여 위치를 확인하고 그 데이타를 기초로 하여 핼리궤도를 계산하여 지오트를 움직이는 것.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핼리는 악운을 몰고 오는가.
머리칼을 흩날리며 그 별이 나타날 때
3명의 거대한 왕자가 서로 싸운다.
평화가 하늘에서 격추 당해 땅이 흔들린다.
뱀들은 기슭에 누워있으라
이것은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의 한 귀절이다. 이 귀절은 1986년을 예언한 것이라고 풀이하는 사람들도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혜성이 돌아올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넌센스라고 할지 모르나 세상에는 뉴튼의 역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이 많이 있다. 핼리혜성이 나타날 때마다 큰 사회적 사건이 생기고 있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데 과학은 이런 사실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분명히 141년에 '게르만'민족이 고대로마제국 침입을 시작했고, 374년경의 로마제국대혼란, 1531년에는 잉카제국이 멸망했다. 이렇게 핼리혜성이 나타나기 전후에는 큰사건이 많았다.
핼리 혜성이 흩뿌리는 고속의 개스분자가 태양풍이 부는 방향을 변화시키고 그 결과 태양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대담한 가설도 있다.
또 혜성이 태양활동을 콘트롤 한다는 것은 에너지 레벨이 너무 차이가 나 어림없는 일이다. 그러나 태양활동의 휴식기에 지구의 생산성이 떨어져 기근이나 그에의해 유발된 전란이 일어났던 것은 사실이다. 태양풍이 부는 방향이 휴식기에 변화가 있다는 것은 사실인지 모른다. 만약 이런가설이 정당하다면 30회째에 인류의 환영인사를 받고있는 핼리도 자칫 '흉성'으로 전락하는것은 아닐까.
이번에 지오트가 핵의 정체를 포착한다해도 '핼리혜성의 신비'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핼리혜성은 계속하여 인류의 관심을 끌어갈 것 같다.
남반구 관측 여행붐
우주공간에서의 탐색과 이에대한 이론 추구에 못지않게 지구상에서의 핼리관측열도 대단하다.
한때 모습을 감추었던 요염한 자태가 남쪽 하늘에 나타난다하여 핼리혜성관측 여행붐까지 일고있다. 그래서 핼리혜성은 어느 시대에나 천문현상이라기보다 사회현상이라는 말도 있다.
이번 3월 부터 4월에 걸쳐 핼리혜성이 근일(近日) 점을 통과 할 때 지구는 마침 태양을 끼고 반대쪽 공전궤도 위에 있다. 그러므로 핼리혜성의 꼬리가 가장 길어졌을 무렵 지구는 낮쪽이 핼리를 향하게 되므로 볼 수가 없다. 날이 샐무렵 지평선에서 겨우 보일락 말락할텐데 정확한 위치나 시각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기는 어렵다.
근일점을 지난 핼리가 지평선 가까이에 있어 보기 힘든 것은 남십자성이 북반구의 중위도위치인 한국에서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므로 남반구에 가면 천정 가까운 가장 보기쉬운 위치에서 장시간 볼 수 있다.
이에 맞춰 일본 항공사에서는 남반구 항행편 승객을 끌고있다. 제트기는 1만m이상의 상공을 비행하므로 그 높이의 상공에는 구름이 없다. 그리고 대기도 안정되어 있어 핼리혜성을 바라보기에는 그야말로 적합하다. 망원경으로 본격적인 관측은 어려우나 다만 보기만 할 때는 안성마춤이어서 굉장한 광경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핼리혜성이 보일 시각을 골라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것이 항공사의 권유 선전문이다.
이밖에 각국의 핼리관측 오스트레일리아행 여행단 모집열도 대단하다. 이미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의 유명한 국립천문대에 가까운 '쿠나바라브란'마을에는 아마추어 관측촌이 세워져 있다. 골프장 옆의 숲을 깎아 오픈한 넓이 1만㎡의 이 마을은 요즘 매일 70∼80명이 찾아 들고 있다.
이 핼리관측여행 스케줄은 남위 30도이하의 '시드니', '브루마운틴즈', '멜버른' 등의 아름다운 도시관광과 곁들여 싸늘한 늦겨울을 지내고있는 북반구 지구촌의 고객을 손짓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