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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 밤하늘 환상여행

「과학동아」에 「사진으로 떠나는 별자리여행」을 연재하고 있는 이태형씨가 지난 1월말 오스트레일리아 내륙 쿠나바라브란으로 남천여행을 떠났다. 이번호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남십자성을 비롯 남반구 하늘의 화려한 모습을 소개한다.

1월26일, 우리는 한국 최초로 남천촬영을 위해 원정을 간다는 기대에 부풀어 QF178에 올랐다. 필자와 동행한 천문대의 문홍규 연구원은 열흘에 걸친 힘든 남천 원정의 좋은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생각해 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도된 적이 없었던 일인지라 일종의 사명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시드니에서 차를 빌려 뉴사우스웨일즈주 내륙에 있는 쿠나바라브란까지 가는 데는 꼬박 1박2일이 걸렸다. 80㎏이나 되는 관측 장비를 싣고 찾아간 곳은 쿠나바라브란의 사이딩 스프링천문대(Siding Spring Observatory)로 이곳에는 남반구에서 가장 큰 지름 4m의 반사 망원경이 있었다. 이 천문대에는 연세대학교 천문대의 관측팀이 이미 도착해 있어 관측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남반구의 하늘은 북반구에서 온 이방인에게 그 신비한 모습을 감추려는듯 계속해서 폭우를 쏟아대고 있었다.

3일간의 폭우 끝에 날이 개자 하늘에 나타난 별들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대·소마젤란 은하가 맨눈으로 보였고, 구름처럼 보이는 은하수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성운 성단은 가히 탄성을 지를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여기에 소개한 사진들은 1월29일부터 약 1주일간 촬영한 것들이다. 첫 여행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도 많았고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다음 원정을 위한 작은 시작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남반구에서 별을 관측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하늘의 남극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북반구에서는 북극성이 별을 찾는 기준이 되지만 남반구에서는 특별히 남극성이라고 할 만한 별이 없다. 그나마 천구의 남극에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은 팔분의자리의 시그마(σ)로, 이별은 남십자성을 남쪽으로 4배 정도 연장한 곳에 보이는 5등급의 별이다.

남반구의 별들은 천구의 남극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남반구에서 망원경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망원경의 회전 방향이 북반구와 반대라는 사실을 꼭 상기하기 바란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남십자성을 찾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남십자성과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가짜 남십자성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진짜 남십자성은 에타카리나 성운의 동쪽에 있고, 가짜는 서쪽에 있다. 크기도 가짜가 진짜보다 약간 더 크다. 물론 밝기는 진짜가 더 밝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쉽게 혼동한다.

① 남천 일주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니콘 FM2 28㎜(f 4), 필름 코탁에타크롬400, EM 200자동 가이드 15분

좌측 아래에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이 금성이고, 그 위가 목성이다. 금성과 목성 우측으로는 전갈자리가 S자 모양으로 보인다. 우측의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은 용골자리의 으뜸별 카노푸스, 우리들에게는 노인성으로 알려진 별이다. 천문대 돔 위로는 대 마젤란, 좌측으로는 소 마젤란이 보인다. 전갈자리부터 우측으로 대각선으로 보이는 것이 남반구 은하수로 붉은색 성운으로 보이는 것이 용골자리 에타별 성운, 그 좌측으로 남십자성과 석탄자루성운, 센타우루스자리의 알파별과 베타별이 보인다.

② 대마젤란은하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펜탁스 100SDUF(f 4), 펜탁스 67, 필름 프로비아 1600, EM200 반자동 가이드 25분

우리은하의 위성 은하인 대마젤란은하로 맨눈으로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마젤란의 좌측 위에 약간 붉게 보이는 것은 독거미성운으로 불리는 발광성운.

③ 에타카리나성운과 그 주변부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펜탁스 100SUDF(f 4), 펜탁스 67, 필름 프로비아 1600, EM 200 반자동 가이드 25분

우리가 볼 수 있는 성운 중에서 가장 큰 성운으로 가운데 기억자(ㄱ)로 갈라진 틈이 중세의 열쇠구멍 같다고 해서 열쇠구멍성운으로도 불린다. 주변부가 은하수여서 무척 많은 별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슬라이드 필름을 이용했기 때문에 네가 필름 상에서 보이는 성운의 크기보다 작게 나타났다.

④ 남십자성과 석탄자루성운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펜탁스 100SDUF(f 4), 펜탁스 67, 필름 프로비아 1600, EM 200 반자동 가이드 25분

우리나라에서 보이지 않으면서 가장 잘 알려진 별자리가 바로 이 남십자성일 것이다. 아래쪽 별이 1등성으로 맨눈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좌측의 1등성 바로 아래 보이는 작은 성단은 보석상자로 불리는 유명한 산개성단이다. 그리고 좌측 아래쪽으로 보이는 검은 부분은 석탄가루로 알려진 암흑성운.

⑤ 센타우루스자리 A은하

1995. 2.1 쿠나바라부란, 빅센 R200(f 4), 니콘 FM2, 필름 코닥 골드 1600, Hac 3200 증감 현상, EM 200 반자동 가이드 25분

강한 전파를 내보내는 특이한 은하로 중심이 암흑성운으로 잘려진 모습을 하고 있다. 7등급 정도로 맨눈으로는 보기 힘들지만, 망원경으로는 멋진 은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반구의 플레이아데스성단(IC 2602)


⑥ 남반구의 플레이아데스 성단(IC 2602)

1995. 2.1 쿠나바라브란, 빅센 R200(f 4), 니콘 FM2, 필름 코닥 골드 1600, Hac 3200 증감현상, EM 200 반자동 가이드 25분

용골자리의 에타카리나성운 남쪽에 보이는 산개성단으로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비슷한 크고 멋진 성단이다. 맨눈으로 여섯 개 정도의 별을 볼 수 있고 우측에 있는 밝은 별은 3등성인 세타(θ)별이다. 플레이아데스성단처럼 주변에 밝은 성운이 감싸고 있지는 않다.

⑦ 남천 은하수 속의 작은 성단들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펜탁스 100SDUF(f 4), 펜탁스 67, 필름 후지 에이스 g 400, Hac 3200 증감 현상, EM 200 반자동 가이드 15분

남반구의 은하수 속에는 작은 성단들을 무척 많이 볼 수 있다. 밝게 보이는 것은 은하수이며 중간 중간에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멋진 산개 성단들이 있다.
 

에타카리나성운


⑧ 에타카리나성운

1995. 2.1 쿠나바라브란, 빅센 R200(f 4), 니콘 FM2, 필름 코닥 골드1600, Hac 3200 증감현상, EM 200 반자동 가이드 25분

에타카리나성운의 붉은색이 확실히 드러나 보인다. 전체 크기가 오리온대성운의 네배가 넘는 큰 성운이지만 맨눈으로는 단지 하얀 성운처럼 보인다.

⑨ 남반구의 석양과 초승달

1995. 2.3 블루 마운틴, 펜탁스 ME super 200㎜(f 4), 필름 코닥에타크롬 400

남반구는 달의 모습도 북반구와는 다르다. 저녁 하늘에서 보이는 초승달의 모습이 마치 북반구의 그믐달처럼 좌측이 볼록하게 나와 있다.


 남반구 은하수


⑩ 남반구 은하수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니콘 FM2 50㎜(f 2), 필름 코닥 골드 1600, Hac 3200 증감 현상, EM 200 반자동 가이드 15분

남반구의 은하수는 궁수자리 은하수만큼 멋지고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용골자리의 에타별성운과 남십자성 아래의 석탄자루성운(암흑성운)이 무척 인상적이다. 별이 너무 많아서 구름과 은하수를 혼동할 정도다.

⑪ 대·소마젤란은하

1995. 1.31 사이딩스프링천문대 펜탁스 Me super 50㎜ (f 2), 필름 후지 에이스 g 400, Hac 3200 증감 현상, EM 200 자동 가이드 25분

좌측에 크게 보이는 것이 대마젤란이고 우측의 작은 것이 소마젤란이다. 맨눈으로는 구름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망원경 속에서는 많은 별들이 모인 은하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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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태형 재미있는 별자리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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