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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다는 것은 어떤것인가

천재의 성적부는 초라했다

머리가 좋은 정도를 측정한다


도대체 어떤사람을 머리가 좋다고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정확하게 대답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또 머리가 좋은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것인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이 질문에 대한 가장 간단하고 흔히 쓰는 답은 학교의 시험성적일 것이다.
 

아마 이것도 일리는 있는것일지 모른다. 학교성적이 좋아서 세칭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사람은 확실히 머리가 나쁜 사람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우등생 중에도 개인적으로 접촉하다 보면 '어째서 그런것도 모를까?' 하고 짜증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또 학교 성적은 별로 신통치 않아도 머리가 좋다는 느낌이 들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IQ(지능지수)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IQ가 높다는 것은 머리가 좋다는 말의 대명사 처럼 쓰이고 있다. 그러나 IQ도 역시 따져 보면 대체 무엇을 측정하는 것인지 알수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능테스트의 한계
 

지능테스트는 20세기 초에 프랑스의 'A.비네'가 처음 만들었다. '비네'는 이 테스트에 의해 정신연령이라는 척도가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신연령이 본래의 연령보다 뒤져있는 어린이에게는 따로 알맞는 교육을 시켜야한다고 믿었다. 또 그는 지능테스트 문제를 만들때 타고난 지능과 특별한 학습에 의한 지능을 구별하기 위해 후자를 조사하는 문제를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현재 쓰고있는 IQ테스트는 비네의 테스트를 번안한 스탠퍼드 방식이 원안이다. 이 방식에서의 지수는 정신연령과 생활 연령을 월령으로 나타내고 양자의 비에다가 100을 곱하여 계산한다. 즉 IQ의 평균은 이론적으로는 100이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 지능검사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예를 들면 다섯살된 아이에게 적용될 문제를 만드는데는 먼저 다섯살 된 어린이를 여러명 모아 그 나이에 알맞는 후보문제를 풀게한다. 그러면 각 문제의 정답률이 나타난다. 여기서 50%의 어린이가 풀어낸 문제 또는 75%의 어린이가 풀어낸 문제를 다섯살짜리 수준의 문제로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능검사의 수치가 높은 사람이 실제로 머리가 좋은 사람인가 어떤가에 대한 명확한 조사자료는 아직 없다.

다만 19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IQ 1백40이상(최우수단계, 1천명에 6명의 출현확률)의 학생 1천명을 리스트 업 하여 1972년까지 반세기에 걸쳐 관찰했다는 '루이스터먼'의 보고가 있다. 이 보고에 의하면 학생들이 졸업 후에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경제적으로도 윤택한 생활을 했다. 그러나 이 속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는 것.
 

이런 데이터 만으로는 IQ가 높은 사람이 머리가 좋은지 또는 단지 중상급 정도의 사람일뿐인지 분명하게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IQ테스트는 머리가 좋은 정도의 일부분 밖에 측정되지 않는다는 풀이가 나온다. 왜냐하면 지능테스트란 미리 지능이 어떤 것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측정되는 것이 그 정의 안에서의 지능의 높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원래 심리학자가 만들어낸 테스트는 그 범위를 지키는 한 독도 약도 되지않는 것 같은, 일상과는 별관계가 없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이 실사회에서 해석되면 IQ차가 1이라도 있으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머리가 좋다는 식으로 기묘한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곤란한것은 이것을 조장하는 것 같은 발언을 하는 연구자도 있는 것이다.
 

지금 흔히 통용되고있는 테스트는 언어능력이나 기호조작력(수학적인것)을 지능의 요소로서 조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는 학교교육에서 가르치기 좋은 어린이를 골라낼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창조성 테스트는 IQ와 무관
 

그러면 학교교육에서 머리가 좋은 정도 이외에 또 다른 것으로는 도대체 어떤 것이 있을까. 그 한가지 해답은 '창조성'일지도 모른다.

창조성이란 간단히 말하면 새로운 것이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지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등 일부 천재에게 밖에 없는 창조성(사회적창조성) 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성장과정이나 일상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개인적 창조성도 포함된다.
 

창조성이 머리가 좋은 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것은 오래전부터 인식되고 있었으나 그 측정법의 아이디어는 어려워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창조성 테스트를 처음으로 고안한것은 미국의 'J.P.길포드'다. 1950년대의 일로 IQ만의 창조성을 측정해낼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진 시기였다. 그 결과 IQ와 창조성은 비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IQ가 높은 사람이라도 창조성이 낮을 경우가 있음이 밝혀졌다.

창조성 테스트의 한 예로서 신문지의 사용방법을 여러가지 들게하는 것이 있다. 신문지는 읽기 위한 것이지만 쓰기에 따라서는 물건을 싸거나 담요대신으로 깔면 따뜻하거나 엎지른 물을 닦아내거나 하는 등등 여러가지 사용방법이 있다. 이런 보통 방법이 아닌 사용방법을 여러가지 들게 하는 것이다.
 

회답은 몇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눠져 가장 흔한 회답에는 0점을 주고 독특하게 변한 대답일수록 높은 점을 주게된다.

이렇게 측정되는 것을 확산적 사고라 하여 정답이 여러가지 많이 있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을 재는 것이다.

그러나 IQ테스트는 수렴적사고로 유일무이의 답이 준비되어 있을 뿐이다.

 

머리가 좋다는 것
 

학교교육은 창조성을 억누르기 쉽다
 

학교교육은 보통 후자이므로 IQ와 학교성적은 비례하여도 창조성과는 별로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학교교육은 하나 뿐인 답만을 요구하고 있어 창조성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역할을 하는 경향도 있다. 어째서냐하면 국민학교 저학년까지는 창조성이 높은 사람이 IQ도 높고 양쪽이 거의 비례하고 있는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양쪽의 관계가 없어져간다는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창조성테스트에는 대단히 어려운 면이 있다. 그것은 회답자의 창조성이 채점자의 이해를 웃도는 경우 창조성이 높은데 대한 판단이 내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즉 채점자에게는 사람의 소질을 잘 가려내는 재능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또 어느정도 채점자의 주관도 작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성격과 머리 좋다는 것
 

이렇게 보면 머리가 좋다는 것은 IQ와 창조성이 함께 높다는 것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머리가 좋다는 것은 이런 두가지 기준만으로 잴 수 있는 것일까.
 

예를 들어 사회생활에서 머리가 좋다는것을 생각해보면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훌륭하게 감당해내고 있는가와 관계된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직업적성에 대한 것을 살펴보자.
 

직업적성은 지능검사나 운동신경만이 아니고 성격이나 흥미까지 조사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머리가 좋다는것은 독립된 추상적인 좋은 머리를 갖고 있다고 하는것보다는 성격이나 흥미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성격검사는 크게 나누어 세가지 방법이 있다. 한가지는 질문지방법이라 하여 많은 질문에 대답하게 하는 방법으로 그 패턴을 몇 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포퓰러한 것으로는 1백20항목의 질문에 답하는 것인데 5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된다.
 

두번째는 작업법으로 한가지 덧셈등 단조로운 작업을 계속 시키는 것이다. 시시한 작업이어서 계속하는 사이에 싫증이나 틀리게 되는데 그 출현 패턴으로 성격을 분류하는것이다.
 

그러나 적성검사 역시 무력한 것이라고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 왜냐하면 인간이 놓인 상태에따라 여러가지로 행동을 바꾸기 때문이다. 결국 심리테스트(IQ나 창조성, 성격검사를 포함한)로 내다볼 수 있는 것은 잘 맞아도 일기예보 정도이다.
 

"심리테스트의 결과 판정을 대학원 시절에는 대담하게 내릴 수 있었읍니다. 그러나 오랜 경험을 쌓은 뒤에는 테스트의 결과가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 것인지 오히려 알수없게 되었읍니다"라는 풀이가 나올 정도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소프트웨어의 우수성
 

지금까지의 얘기는 심리학쪽에서는 옛날부터 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심리학에서는 머리가 좋은 정도를 파악하는 방법도 크게 달라졌다.

여기에서는 이미 지능이라는 사고 방식이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컴퓨터에 비유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좋은 것이라고 할 수있다.
 

결국 머리가 좋다는 것은 뇌의 소프트웨어에 있는것 같다. 소프트웨어의 연구로는 '영역고유'와 '영역보편'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점을 좀더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원래 인간의 사고력은 대단히 추상적인것으로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다른 방면에서도 우수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왔다. '비네'의 지능테스트는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하는 문제를 배제하려고 했다.
 

그런데 우수한 사람의 능력을 컴퓨터에 이식하는 '엑스퍼트 시스템'의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전문가가 갖는 지식은 그런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전문가들이 재빨리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추상적인 사고력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고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한다라는 절차나 방법적인 스트러티지(전략)을 여러가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떤 좁은 영역에서 고유의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영역고유의 지식을 가질수록 그 분야의 지식을 흡수하는 능력도 높아진다는 것도 밝혀졌다.
 

한편 지금까지 생각되어온 머리가 좋다는 정도란 영역보편적인 것이라고 할수 있다.

영역고유와 영역보편의 차이를 의사의 예에서 살펴보자. 명의라고 하면 그야말로 안색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정확하게 증상을 꿰뚫어 볼 수가 있다. 이것은 명의의 머리 속에서 환자의 어디를 보고, 어떻게 되어 있으며 무엇이라고 판단을 내리는 절차적인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을 막 졸업한 올챙이 의사는 그때까지 배운 방대한 지식에서 논리적인 결론을 내리려하므로 시간이 걸리며 추론 도중에 착오도 많이 생긴다.
우리는 올챙이 의사와 같은 보편적인 지식을 갖는 것이 머리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명의의 조건은 오히려 어떻게 사고범의를 좁히는가에 달려 있다.
 

보편적인 지식은 무엇에나 응용이되나 절차적인 추론에 비해 느리고 부정확해진다. 그러나 보편적인 지식속에는 전연 미지의 문제를 푸는데는 어떻게하면 좋다던가 영역고유의 지식을 만드는데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

학교교육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이 보편적인 부분이다.
 

다만 최근의 시험공부라는것은 반드시 그렇게 되어있는 것은 아닌것이 아닐까. 예를들면 수학은 암기문제이다라는 교육방침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다. 수학문제를 여러가지 패턴으로 나눠 각각 그것을 푸는 방법을 암기시키는 시험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은 단시간에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영역고유의 지식을 축적시킨다는 점에서는 유력한 방법이라는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절차를 가르쳐버리면 절차를 발견하기위한 영역보편적인 지식이 발달되지 않은채 끝나버리기 쉽다.

영역고유와 영역보편이 모두 함께 인간의 지혜스러움에 필요한 수레의 두 바퀴라고 한다면 이러한 교육방법에는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교육문제는 두고라도 결국 인간의 두뇌가 좋다는것은 어떤 문제에 대한 영역고유의 지식을 갖고 있는가 어떤가라는 문제가 될것 같다. 영역고유의 지식을 갖고 있으면 그 분야에서 빨리 배워 빨리 정확하게 결론을 내릴수가 있게 된다.

꺼꾸로 IQ가 높은 사람이란 IQ테스트에 영역고유의 지식을 갖고 있음에 불과하다고도 할수있을 것이다.

머리가 좋다는 것을 어떤 것인가 하고 자꾸 생각하다보면 정말 머리가 아파온다. 그러나 굳이 결론을 내린다면 머리가 좋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가치기준이 있어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대뇌의 구조
 

머리를 좋게 하는 것

 

시험에 떨어지면 천재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자
 

'낙제국 먹다'라는 말이 있다. 입시시즌이 아니라도 이말의 뜻은 누구나 알만한 것이다. 마치 '머리가 나쁘다'는 낙인이 찍힌 느낌으로 인생최대의 굴욕에 흐느끼게 된다. 이때의 따스한 햇살처럼 원망스러운 것도 없을 것이다. 앞에서 걸어가는 여학생의 활달한 모습이라도 보면 점점 더 암담한 기분에 빠져들 것이다.
 

이런 기분을 위로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시험이란 지능이나 머리가 좋은 정도를 잰다기 보다는 수험생중 누군가를 흔들어 떨어뜨리기 위한 시스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 증거로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도 테스트에 잘 떨어졌다. 유명한 예는 상대성 이론으로 물리학의 세계를 뒤집어 엎은 '아인슈타인'이다. 수학이나 물리학 성적은 뛰어났으나 현대어나 식물학등의 성적이 나빠 '쮜리히'공과대학의 입시에 실패한 것이다.

일본의 대 수학자 '오카키요시'도 수학점수가 나빠 중학 입시에서 떨어졌다.
 

좀 더 얘기하면 '게르하르트 브라우제'가 쓴 '천재의 성적부'에는 73명의 천재들이 등장하지만 그 반이상은 평균성적에서 뒤진 사람들이다.

이것은 대체 어떻게 된것인다.
 

교육이 잘못된데는 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 예를 들면 인간에는 세가지 타이프가 있어 각각 다른 자동차(교육방법)에 태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첫째 타이프는 소위 우등생이다. 둘째는 학문을 하는 사람은 못되나 사람을 돕는 타이프다. 그리고 셋째는 스승의 가르침이 귀에 들리지 않는 창조적 타이프로 현대의 교육시스템에서는 평균선에서 떨어진다.
 

즉 머리를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소프트웨어 나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여기서는 머리의 하드웨어가 좋고 나쁜데 대해서는 별로 고찰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심리학자의 연구 권밖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러나 '바하'일가족을 보면 하드-그것이 좋은것도 머리가 좋음을 결정하는 큰 요소라는 것을 충분히 미루어 살펴볼 수 있다. 그러므로 머리를 살리는 방법이 아니고 머리의 성능자체를 높이는 방법에도 관심이가는 것이 당연하다.

 

뇌의 무게나 주름의 수는 어떤가?
 

그러면 머리가 좋다는 것은 어떤것을 말하는 것인가. 좋은 머리와 나쁜 머리는 하드웨어에 차이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은 머리가 될 수 있는가.

최초의 명제에 대해서는 이런대답이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란 창조력이 있는 사람이지요. 무언가 새로운 원리를 발견할수 있는 사람입니다'

'일반적으로 지능이 뛰어난것. 싫은 것도 참을 수 있는것. 이 두가지가 있으면 어떤 대학에도 들어갈 수 있읍니다. 셋째로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 이 세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목적에 대해 자신의 행동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잘 안배할 수 있는 사람이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이런 몇가지 해답이 공통되게 지적하는점은 머리가 좋다는 것이 소위 지능이나 기억력에만 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그것들이 다소 뒤떨어져도 다른 이해력, 인식력, 통찰력, 상상력, 예민한 감성, 구성력, 재치, 거기에 참을성이나 강한 호기심, 적극성같은성격적 장점이 보충되고 남음이 있으면 그 사람은 머리가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런것을 종합한 의미에서 머리가 좋다는 사람은 정말 머리속이 범인과 다른것일까. 옛날부터 연구되어온 것은 뇌의 무게나 주름의 양과 지능의 관계이다.

옛날에는 뇌가 무거울수록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분명히 6백g이하의 경우는 백치였다.그러나 지금은 일정한 중량이면 우열에 손색이 없다고 보고 있다.
 

뇌의 무게는 남자가 평균 1천3백50~1천4백g, 여자가 평균 1천2백~1천2백50g이다. 작가 '투르게네프'의 뇌(2천12g)를 필두로 '비스마르크'(1천8백7g),'칸트'(1천6백50g) 등은 무거우나 화학자 '분젠'(1천2백95g)이나 문호 '아나톨 프랑스'(1천17g)는 경량급이다.

 

뇌의 주름이 많을수록…
 

인간의 뇌에는 깊은 홈(주름이라한다)이 있다. 쥐나 토끼의 뇌에는 그것이 없다. 홈이 많고 깊으면 뇌의 표면면적은 필연적으로 크다. 인간의 뇌의 주름을 펴서 넓히면 신문지 크기의 넓이가 된다고 한다. 신경세포는 이 뇌의 표면에 따라 2~3㎜ 두께의 층을 이루며 밀집해 있다. 따라서 뇌의 표면이 넓을수록 신경세포의 수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수한 사람일수록 뇌의 주름이 많은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사람은 뇌의 특별한 부위, 예를들면 수학자라면 두정엽(頭頂葉)의 연상회(緣上回·그림참조)가 넓고, 음악의 천재면 측두엽(側頭葉)의 제일측두회(第1側頭回)가 크게 발달하여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샘풀이 너무 적어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신경세포의 층은 6층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레닌'의 뇌는 그 제3층의 세포가 크다는 설까지 발표되었으나 지금가지 그것은 허위라고 믿어지고 있다.

 

역시 전두엽(前頭葉)이 중요하다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사이에 크게 변한것은 전두엽이다. 옛날부터 전두엽은 '창조의 별자리'라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작금의 우뇌(오른쪽뇌) 붐에 의해 창조되는 우뇌로 바꿔진 느낌이 있다.
 

대뇌의 좌우분업체제에대해 처음으로 지적한 것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스펠리'교수이다. 그것을 간추려 설명하면 좌뇌는 언어능력에 뛰어나 논리적 계산적 능력을 갖고있는데 대해 우뇌는 입체인식이 능해 기학적 음악적 능력을 발휘한다. 이것이 더욱 발전하여 '우뇌-재치, 창조'설이 되어 퍼져 있는 것이다.
 

우뇌이론의 대변자격인 일본의 '시나가와'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뇌만이 창조뇌라는 것은 틀린 것이다. 창조하는데는 논리의 비약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우뇌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나 그전에 좌뇌의 논리능력을 완전히 회전시켜 토대를 마련해놓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창조는 뇌 전체로 하는 것이다. 따로 창조의 중추가 있다는 생각은 낡은 사고방식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

'좌우의 기능 차이가 두드러진 것은 언어능력에 있어서다. 이것은 좌뇌만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우뇌에도 뛰어난 능력이 9가지정도 있으나 그 차이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왕이면 좌우 양쪽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좋다. 거기에 좌우는 중앙의 뇌량으로 이어져 있어 한쪽 만으로 활동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좀더 강한 반론도 있다. 고도의 정신활동과 이어지는 전두엽 뉴론활동 연구에 근거를 둔 견해다.

'전두엽이 사고, 창조의 자리가 아니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서투른 생각이다. 특히 앞쪽반의 전두연합야(前頭聠合野·前頭前野라고도 한다)는 대단히 중요한 부위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장해를 받으면 자발적행동이 없어진다. 의욕을 잃는다. 인격이 허물어진다. 그리고 물론 사고력도 없어진다.
 

이 설에는 실험 뒷받침도 있다. 원숭이 실험으로 행동을 일의킬때 움직이기 시작하는 뉴론이 전두엽 속에 있음을 여러가지 형으로 찾아낸 것이다. 동시에 그러한 것을 일으키는 신경 메카니즘도 최근에 조금씩 밝혀지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전두전야에는 없다고 알려져있던 코럼(세포의 집단)의 발견이다. 그것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않았으나 시각야((視覺野)의 코럼은 시각의 기반을 만드는 열쇠를 쥐고 있음이 판명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생후 2년 정도의 기간 빛의 자극을 받지 않으면 그 활동은 평생 불능이 되고 만다는 것까지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전두엽 코럼은 어쩌면 사고나 창조의 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있는것이 아닐까. 그러면 생후 2년간 전두엽에 유용한 자극이 가해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또는 역으로 나쁜자극, 예를 들면 상대를 죽이기위한 정보만 거기에 자극하면… 어떻게 될까.
 

전두엽에대한 연구는 아직도 석기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연구하는 사람은 적지않다. 이점이 전두엽에 대한 인식의 잘못을 낳게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것 같다. 그런 속에서 최근 수년간 정력적으로 연구되고 있는것은 생화학적 연구이다. 신경세포와 신경세포의 이음매는 '시냅스'라고 하며 극히 작지만 틈이 생겨있다. 이 사이를 왕래하는 것은 신경전류가 아니고 신경전달물질이다. 실은 이 물질이야말로 뇌의 활동을 좌우하고 있는것 같다는 점이 주목되기 시작했다.
 

전두엽에 관계가 깉은 물질은 아민이다.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아세틸콜린. 특히 도파민은 연합야에 다량으로 있어 의욕이 생기게하는 회로에 관계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는것도 밝혀졌다.그러나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대답이나올 수 없는 단계다.

 

머리를 좋게하는 약
 

신경전달물질은 타게트로 문자그대로
'머리를 좋게하는 약'의 개발을 서둘고 있다. 일본에서는 요즈음 약품 메이커가 이 분야의 개발에 많이 몰리고 있는것 같다.
 

그것은 머리를 좋게하는 약이 노망증세에 효능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80세이상의 20%가 노망증세를 보인다고 하며 이런 환자는 앞으로 고령화의 증가로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물론 노망치료약은 이미 수십종이 나와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없는것 보다는 나은 정도일뿐으로 거의 효력이 없는것이 현상이다.

이런 개발전선 속에서 경악할 사건이 생겼다.
 

유럽에서 누토르피크 드러그(향지성약·向知性藥)로서 '피라세탐'이 개발되어 지금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는 사실이다. 이 약은 특히 전두연합야를 활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호평을 받았다. 그야말로 '머리를 좋게하는 약'이라는 것이다.
 

옛날 일본에서 머리를 좋게한다는 것으로 '아지노모토'가 붐을 일으킨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아무리 섭취해도 뇌에는 미치지 않는다는것이 알려져 있다. 뇌에 도달하기까지는 혈액뇌관문이라는 통과과정이 있어 여기에서 물질에의해 통행이 막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루타민산에서 크르복실기(carboxyl group)를 하나 뺀것이 같은 아미노산인 가바(GABA 아미노낙산)인데 이것은 지능에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정식 명칭은 '감마-아미노낙산'이다.


GABA의 구조
          H     H     H
H₂Nㅡ C ㅡ C ㅡ C ㅡ COOH
          H     H     H

 

정형뇌의 가능성
 

GABA는 긴 탄소의 사슬 모양을 하고 있어 뇌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이것을 고리모양(環狀)으로 만든것이 피라세탐으로 이것은 관문을 통과하여 뇌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깜짝 놀랐는데 실제 실험해보니 그렇게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미있는것은 일본에서 가장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있는 노망치료약인 호파텐산이 구조적으로는 판토텐산의 가로에 GABA가 불어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의 개발은 GABA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미 도파민이나 노르아드레날린 관련의 것도 나오기 사작하고 있다. 어느 것이나 신경전달물질 그자체, 또는 신경전달현상을 촉진시키는 약을 개발하면 머리가 좋아지는 약이 된다는 발상에서 나온것으로 금후 이방면의 개발에서 점점 박차가 가해질것같다.

여성이 정형수술로 깜짝 놀라게 변신하는 것처럼 이런 약이 성공되면 정말 '정형뇌' 가 가능해질 날이 올것인가.

 

머리를 좋게하는 새로운 약
 

그렇지만 그렇게 되는 날까지도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는 사람을 위해 달리 머리를 좋게하는 방법이 없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
 

"흔히 말하는 '피의 순환'이 중요한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동맥경화나 고혈압은 위험하다. 이것을 막기위해서는 지방이나 염분을 과잉섭취하지 않아야하지만 좀더 손쉬운 것은 러닝이다. 러닝을하면 뇌의 혈류량이 두배로 늘어 뇌의 활동이 증진된다. 다만 이것만이면 머리의 회로밖에 활성화되지 않으므로 생각하면서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손을 움직여 새로운 도구나 작품을 만들어 전두연합야의 활력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뇌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대뇌만을 단련시켜도 쓸데없다는 것을 주장하는 학자로'두뇌가 좋아진다'의 저자인 교육심리학자 '윈 웬거'박사가 있다. 그의 설과 단련법의 상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야하겠지만 여기서는 요약해서 소개한다.
 

그의 설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어류에서 발달한 1차원뇌(연수·延髓)에서 양서류의 2차원뇌(橋腦), 파충류의 3차원뇌(中腦), 표유류의 4차원뇌(大腦))에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뇌를 단련시킬때는 원시로 돌아가 진화의 순서를 따라 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요체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 방법으로서 수중유영, 유아가 기어가는 방법, 탁구, 체조, 매달리기 건강법등이 효과적이라한다.

좀더 대담한 가설도 있다.
 

'십이지장에서 분비되는 CCK (콜레시스토킨)이라는 호르몬이 대뇌에서도 발견되어 이 유사물질이 정신분열병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한다. 또 신경전달물질로 분열병의 원인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는 도파민이 소화관을 지배하는 자율신경계에도 존재한다는 것도 밝혀져있다. 여기서 추리하여 뇌의 소화관과의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회로망이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뇌의 빅브레인에 대하여 소화관의 리틀브레인. 그 사이를 뇌-장관 펩타이드를 순환하며 상호 콘트롤 하고있는…'
 

리틀브레인은 자율신경절에 대해 다루는 분야에서 이미 쓰인 용어다. 자율신경절은 척추의 양쪽에 성냥개비 크기의 것이 17개씩 염주처럼 나란히 달려 소형이지만 일응 뇌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점에서 그렇게 명명한 것이다.
 

이 리틀 브레인 설을 좀더 확대하여 생각하여 자율신경절 이외에 소화관의 펩타이드 호르몬계에까지 다음과같이 갖다 붙였다.
 

"리틀 브레인은 점점 뇌를 닮아가 대뇌만에 의한 지능 이외의 기능을 거의 갖춘 뇌가 되는 것이다. 이 리틀브레인과 빅 브레인이 어떤 관계가 있는가 아직 상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등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도 긴밀한 연동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리틀 브레인을 단련시켜 빅 브레인에 활력을 주는, 역전의 방법이야말로 뇌가 비대화한 인간에게 유효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구체적으로는 좌선이나 요가가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해서 하드의 기능이 증강되어 나라의 전국민이 모두 수재가 된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재미있는 사회는 아닐것이다. 그때는 그 때이고 정형시대에 보통 얼굴이 좋아보이고 양식범람시대에 천연물을 찾게 되는것처럼 나쁜머리(그 시대의 척도로)가 인기가 없을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대저 학교수재가 그대로 인생에서 성공한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학업성적이라는 척도밖에 가질수 없는 수재보다 세상에 대한 많은 척도를 갖는 둔재쪽이 머리가 좋다고할까, 좋은 인생을 보내는 예가 많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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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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