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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의 화폐 위조방지 표어 촉감으로 느끼고(feel), 밝은 빛에 비춰보고(look), 기울여서(tilt) 확인하자.



2002년 1월 1일부터 유럽 12개 국가의 공식화폐로 유통되고 있는 유로화 지폐의 위조방지장치를 살펴보자. 유로(Euro, 1유로=1백센트)화 지폐는 5, 10, 20, 50, 1백, 2백, 5백유로 7권종이며, 그 재질은 우리나라 지폐와 마찬가지로 면이다. 면을 원료로 한 화폐 용지는 목재 펄프를 원료로 한 일반 종이와는 다른, 면 고유의 독특한 촉감이 있어 그 자체가 일차적인 위조방지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유로 지폐는 모든 권종에 대부분 같은 위조방지장치를 채택했고, 저액권종(5, 10, 20유로)과 고액권종(50, 1백, 2백, 5백유로)을 구분해 뒷면에 차별적으로 적용한 첨단장치가 한가지 있다. 먼저 공통적인 위조방지장치를 보면 앞면 도안소재인 고전, 로마네스크, 고딕 등 유럽 건축양식의 창문과 통로를 숨은그림으로 처리하고, 우리나라 은행권의 부분노출은선과는 달리 완전히 은폐된 은선을 사용했다.

또 앞면 상단에 ECB(European Central Bank) 등 5개 언어로 표시된 유럽 중앙은행 약자 등을 요판으로 인쇄해 만지면 볼록한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앞·뒤판 맞춤기법을 활용해 앞면 왼쪽 상단과 뒷면 오른쪽 상단의 불규칙한 무늬를 밝은 곳에서 비춰보면 하나의 액면숫자를 형성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액면숫자를 미세문자로도 처리하고 자외선에서만 볼 수 있는 형광잉크와 색사를 적용하는 한편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위조방지장치로 자성잉크, 적외선잉크 등을 활용하고 있다.


홀로그램 띠로 들어간 유로화 심볼

특히 유로 지폐에는 우리나라 지폐를 만들 때 사용하지 않는 특수장치로서 시변각장치(OVD, Optically Variable Device)가 있다. 이 시변각장치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과 모양이 변하는 홀로그램의 얇은 필름이나 은박을 지폐 표면에 부착한 것으로, 스캐너 등에 의한 위조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시변각장치는 스위스, 캐나다, 싱가포르, 대만 등의 고액권 화폐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어 저액권종에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유로 지폐에는 저액권종(5, 10, 20유로)에도 앞면 오른쪽 끝에 시변각장치의 일종인 ‘홀로그램 띠’를 적용하고 있는데, 그 띠 안에 삽입된 액면숫자와 유로화 심볼이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과 형태를 달리하면서 나타난다.

고액권종(50, 1백, 2백, 5백유로)의 앞면 오른쪽 하단에 들어있는 시변각장치는 사각형의 홀로그램 표식인데, 보는 방향에 따라 액면숫자와 앞면 건물 도안이 색상을 달리하면서 입체적으로 나타나고 이 표식의 중앙을 밝은 빛에 비춰보면 많은 미세한 구멍이 유로화 심볼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저액권종과 고액권종의 뒷면에 차별적으로 들어 있는 위조방지장치로는 저액권종에 진주잉크(IridescentInk) 띠가, 그리고 고액권종에는 우리나라 새 1만원권에도 적용된 시변각잉크가 액면 숫자에 들어있다. 진주잉크는 정면에서 보면 투명하게 보이지만 각도를 달리하면 녹색 등으로 보이는 잉크를 지칭하는 것으로, 돌 비늘인 운모를 잘게 쪼개 미립자로 만들고 여기에 티탄(${T}_{T}$${O}_{2}$)이라는 화합물로 코팅처리하면 코팅의 두께에 따라 은빛에서 녹색 등의 여러 색상을 나타내는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한편 고액권종의 뒷면 액면숫자에 적용된 시변각잉크는 액면 숫자의 색상을 보는 각도에 따라 자주색, 녹색, 갈색 등으로 변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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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장미경 기자
  • 이정욱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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