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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얼굴 모양

머리 모양은 어른이 되면서 고유형을 갖는다. 한국인의 두개골은 단일집단의 특성을 갖고 있다.

 

머리·얼굴 모양
 

요즘 젊은 어머니들 중에는 아기의 머리를 옆으로 엎어 재우는 게 유행이다. 그러면 아이의 머리가 서양인처럼 짱구형으로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렇게 기른 어린이는 유아기에 짱구머리가 많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서 청년기가 되면 어느새 짱구머리가 밋밋한 머리형으로 변하게 된다.

이같은 현상은 사람의 머리와 얼굴부분이 유전인자의 지배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이른바 회귀현상으로 인해 원래의 머리모양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신장이나 몸통은 영양섭취나 생활습관 등 외부의 환경에 따라 변화될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

예를 들면 1935년에 163.7㎝이던 한국남성의 평균키가 50년후인 1985년에는 170.5㎝로 커졌으나, 두장(頭長)은 182.3㎜와 182.8㎜로 나타나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한국인의 머리와 얼굴의 생김새는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고, 다른 민족과도 구분되는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겠다. 체질인류학적인 방법 특히 두개골의 분석에 의해 우리 민족의 뿌리와 위치를 더듬어보자.

먼저 머리모양을 살펴보기 위하여 두폭(頭幅·측두골에서 측두골까지의 직선거리)의 두장(頭長·미간에서 뒷머리의 튀어나온 부분까지의 직선거리)에 대한 백분비를 구해 이를 두지수(頭指數)로 나타낸다. 이 두 지수에 의해 머리모양을 6가지로 나눈다.

과장두(過長頭) 70.9이하(남) 71.9이하(여)
장두(長頭) 71.1~75.9(남) 72.0~76.9(여)
중두(中頭) 76.0~80.9(남) 77.0~81.9(여)
단두(短頭) 81.0~85.4(남) 82.0~86.4(여)
과단두(過短頭) 85.5~90.9(남) 86.5~91.9(여)
초단두(超短頭) 91.0이상(남) 92.0이상(여)

한국인의 두지수는 남자가 84.6, 여자가 85.0으로서 남녀 모두 단두형에 속해 있다. 이 단두형의 머리야말로 한국인의 큰 특징이다.

몽고인도 지수상으로는 단두이지만 이것은 두폭이 넓어져서 생긴 것이고, 우리는 두장이 짧아져서 생긴 결과이므로 그 의미가 다르다. 중국인과 일본인은 중두형.

원래 세계적으로 단두의 중심지는 세곳이 있다. 첫째는 유럽의 알프스지방이다. 스위스를 중심으로 단두군을 이루고 국적과 언어에 관계없이 유럽의 장두군을 상하로 양분시켜 놓고 있다.

둘째는 중앙아시아로서 동북으로 뻗쳐 몽고족에가지 달한다.

세째는 바로 우리 한국민족. 북은 중두인 중국인에 의하여 몽고인과 단절돼 있고, 남동으로는 일본인에 서서히 이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의 단두형은 우리 민족이 단일멘델유전집단임을 입증하고 있으며 문화인류학 분야와 더불어 주목할만한 사항이라 하겠다.

다음으로 두부(頭部)의 고저를 나타내는 두장이고지수(頭長耳高指數)를 살펴보자. 이것은 두이고(頭耳高·귓구멍에서 머리 끝부분까지의 수직거리)의 두장에 대한 백분비로서, 머리모양을 다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즉,

저두(低頭) 57.9이하
정두(整頭) 58.0~62.9
고두(高頭) 63.0이상

한국인의 두장이고지수는 남자가 71.7, 여자가 71.4로서 남녀 모두 심한 고두형이다. 이 역시 단두형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머리형의 특이성을 보여주는 것.

몽고인은 저두형으로 우리와 큰 차이가 있으며, 중국인 일본인은 우리와 같은 고두형이다.

마지막으로 얼굴모양을 알아보자. 여기에는 안지수(顔指數)를 산출하게 되는데 협폭(頰幅·뺨에서 뺨까지의 직선거리)의 안고(顔高·미간 바로 아래부분에서 턱밑까지의 직선거리)에 대한 백분비를 말한다. 이 안지수에 의해 얼굴모양은 5가지로 구분된다.

과광안(過廣顔) 78.9이하(남) 76.9이하(여)
광안(廣顔) 79.0~83.9(남) 77.0~80.9(여)
중안(中顔) 84.0~87.9(남) 81.0~84.9(여)
협안(狹顔) 88.0~92.9(남) 85.0~89.9(여)
과협안(過狹顔) 93.0이상(남) 90.0이상(여)

한국인의 안지수는 남자가 83.8, 여자가 81.8로서 남자는 광안형, 여자는 중안형이다. 몽고인은 심한 광안형이고, 중국인과 일본인은 중안형으로서 우리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상의 분석결과를 종합해보면 한국인은 단두이면서도 고두라는 특이한 머리모양과 남자는 광안, 여자는 중안이라는 얼굴모양을 가지고 있는 민족으로서 몽고인 및 중국인과 일본인 사이에 끼여 있으면서도 이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겠으며, 다소 일본인과 비슷하다.

혈액형

한국인은 ${Rh}^{-}$형이 아주 적고 중국인, 일본인에 비해 AB형이 많다.

 

몽고로이드의 ABO혈액형 분포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혈연관계에서 파생되는 본능적인 친밀감을 뜻하는 것이지만, 이 피를 과학적으로 연구·분석하면 한 민족집단의 뿌리와 그 연관관계까지도 알아낼 수가 있다.

혈액형은 비교적 단순한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유전되며 그 종류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각 혈액형의 빈도는 인종에 따라서 차이가 심하므로 인종간의 유전적 구분을 하기에 적합하다.

〈ABO 혈액형〉 가장 최초로 알려진 ABO혈액형부터 살펴보자. ABO혈액형은 몽고로이드 니그로이드 및 코카소이드 사이에 빈도차가 심하다. 같은 몽고로이드에 속하는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사이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 혈액형을 지배하는 유전자 빈도의 분포를 보면 ${I}^{B}$ 유전자는 중국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면서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는데 한국에서도 남쪽지방으로 가면서 낮아지는 경향성이 있다. '다나까'씨의 연구에 따르면 ${I}^{B}$ 유전자의 빈도가 그렇게 감소되는 경향은 일본으로 이어진다고 하였다.

〈MN 혈액형〉 한국인집단에서 M형은 28%, MN형 48%, N형은 24%로 보고되어 있는데 한국인의 평균 IgM유전자 빈도는 0.518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IgM유전자 빈도는 중국북부지방의 빈도 (0.494)와 일본의 평균치(0.549)의 중간에 위치하며, 북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가면서 높아지는 경향성을 보여준다.

이 현상을 IgN유전자로 생각하면 남부지방으로 가면서 그 유전자 빈도는 낮아진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처럼 유전자 빈도의 감소(또는 증가)현상이 일정한 경향성을 형성하고 있음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Rh 혈액형〉 일반적으로 Rh혈액형은 ${Rh}^{+}$형과 ${Rh}^{-}$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것은 주로 병원에서 수혈과 급혈의 가능성을 검사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유전학적으로는 3쌍의 대립유전자가 관여하므로 유전자형은 36종류나 된다.

코카소이드에 속해 있는 백인에는 ${Rh}^{-}$형이 약15%나 되는데, 한국인은 0.26%에 불과하다. 이처럼 다른 인종에는 흔한 혈액형이 한국인에게 희귀한 것도 인종의 특징으로 삼을 수 있다.

일본인집단은 한국인집단보다 그 구성요인이 간단하지 않다. 그런 이유인지는 잘 모르지만 일본인의 평균 ${Rh}^{-}$형은 0.59%인데, 일본 오끼나와 지방에서는 1.43%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인은 0.28%로 한국인과 매우 비슷하다.

〈디고(Diego) 혈액형〉 이 혈액형도 인류집단에 따라서 그 빈도 차이가 심하다. Di(${a}^{+}$)형은 브라질의 Caingang집단에서 46%, Carajas집단에서는 36%인데 반하여 오스트레일리아인, 에스키모, 백인에게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인에서는 5~10%이며 일본인은 7.5~12%로 지역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다피(Duffy) 혈액형〉 여기에는 Fy(${a}^{+}$)형과 Fy(${a}^{-}$)형, Fy(${b}^{+}$)형과 Fy(${b}^{-}$)형이 있는데 한국인은 중국인 및 일본인에서와 비슷하고 Fy(${a}^{+}$)형은 98%, Fy(${b}^{+}$)형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서울 광주는 13%, 부산은 9%, 제주도는 17%). 그러나 이같이 지방에 따라 생기는 차이의 원인은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혈청내의 효소로도 분석돼

인종의 유전적 특징은 혈액형뿐만 아니다. 구강병인 괴저성 악골염으로 알려진 무(無)카타라제혈증(Acatalasemia)이란 형질이 있다. 이 형질은 혈청내에 카타라제라는 효소의 결핍자에게 나타난다. 그런데 이 형질은 '다까하라'씨가 한국인에게서 최초로 발견한 것이며, 한국인집단을 비롯하여 몽고로이드에서 그 유전자가 발견되었고, 다른 인종에는 거의 없다.

한국인 중에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약 0.25%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인을 대표하는 형질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 유전자 빈도의 분포는 중국 북부지방 한국 일본으로 가면서 낮아지는 경향성을 역시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경향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는 이 외에도 적혈구내의 그라이옥사라제Ⅰ(GlyoxalaseⅠ)과 아데노신 디아미나아제(Adenosine deaminase) 유전자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혈액형 분석으로 본 한국인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지적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몽고로이드에 속해 있는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은 종합적으로 볼 때 나름대로 서로 다른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정유전자의 빈도에 뚜렷한 경향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민족의 이동이나 교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치아

한국인의 치아를 보면 원래 육식을 위주로 한 것 같다.
 

부산 아치섬에서 발견된 인골의 치아로 이중와형태를 보이고 있다.


선사시대 혹은 역사시대의 옛 유적지에서 인골이 출토될 때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부분으로는 치아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체질인류학의 지식을 응용해 한국인의 뿌리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고대인의 치아는 다른 어느 부분보다는 확실하고 가시적인 자료가 된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우리 조상들의 치아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다른 민족과의 관련성은 어떠할까.

80년대초 충북 단양군 매포면 영천리 안경굴에서 발굴된 후기 구석기시대의 인골들의 치아(2백14개)는 몇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말해주고 있다.

첫째 이들 인골의 치아는 동양인의 대표적인 치아특징인 '설면와'의 형성이 현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설면와란 혀에 닿는 쪽(치아의 안쪽)의 치아면이 움푹 패인 것. 뿐만 아니라 치아의 겉쪽인 순면에도 설면과 같은 함몰부가 보이고 있어 이중와형태(double shovel shape)를 띠고 있다.

이처럼 치아의 설면에 함몰부가 생기는 설면와현상은 서양인에게서는 볼 수 없는 동양인 특유의 현상이며, 특히 이중와현상은 아메리카 인디언에게서 나타난 바 있어 주목된다.

즉 1960년 '스나이더'가 미국의 동아리조나에서 발굴한 고대 인디언의 두개골의 절치에서 이같은 이중와형태가 발견되었고, 그보다 앞선 1947년에도 '달버그'가 인디언에게서 설면처럼 순면에서도 현저한 함몰이 형성된 것을 발견하고 이중와형태라고 명명한 바 있다.

이상과 같이 고대 한국인과 아메리카 인디언 사이에 공통적으로 이중와형태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양자 사이의 인류학적 관계를 시사해주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아메리카 인디언이 아시아대륙에서 이동해갔으리라는 설이 구체적인 물증으로 증명된다고도 하겠다.

둘째 영천리 안경굴에서 발견된 치아를 분석한 결과 당시의 사람들도 충치를 앓고 있었다는 점이다. 68개의 유치 중에서 19개, 1백46개의 영구치에서 34개의 치아가 우식증(충치)를 갖고 있었다.

치아우식증은 주로 인접면의 치간에서 관찰되는데 이는 식이습관과 음식물의 상태에 의해 교합면(치아의 씹는 면)이 교모되기 때문이다.

치아의 마모현상인 교모의 정도를 살펴보면 영구치뿐만 아니라 유치에서도 상당히 심한 것으로 보아 당시 우리 조상들은 비교적 거칠고 단단한 음식물을 씹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조상들은 농경시대 이전에 육식을 했었다는 설이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치아의 선조흔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조흔은 인류의 식량에 포함돼 있는 과립자에 의해 치아표면에 생기는 흔적을 말한다.

이 선조흔을 분석해 섭취한 음식이 육식성인가 초식성인가를 연구한 프랑스의 '삐에르'에 의하면 "육식성 미개인의 치아 선조흔은 수직방향이며 길이가 상당히 길다"고 했는데, 영천리에서 발굴된 치아의 선조흔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대부분의 선조흔이 육식을 주로 한 것임을 나타내는 수직방향이었다. 한편 70년대에 부산의 아치섬에서 발굴 된 인골의 치아를 살펴보면 고대 한국인은 구강위생관념이 철저했으며 사랑니를 빼는 기술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개무덤에서 발굴한 아치섬인골의 주민은 기원전 4세기경의 삼한시대인으로서 30세가량의 남자로 여겨지는데 사랑니를 포함하여 32개의 치아와 건강한 잇몸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즉, 치경부(치아의 목부분으로 뿌리와의 경계부분)의 마모가 거의 없어 칫솔은 사용하지 않았으나 윗턱의 앞니부분의 순면이 마모된 것으로 보아 모래와 같은 재료를 손가락에 묻혀 앞니를 닦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이 인골의 치아를 통해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끼어 뿌리부분에 충치를 앓고 있었고, 이에 따라 한쪽으로만 씹는 편측저작을 했다고 여겨진다. 또 비교적 발달된 발치기구와 고도의 기술로 사랑니를 뽑은 것을 알 수 있다.

지문

지문은 유전성향이 있다. 한국인의 지문은 몽고, 만주인등과 비슷하며 에스키모의 지문은 아메리카 인디언의 그것과 비슷하다.
 

지문
 

사람의 지문은 임신 3개월에서 5개월 사이의 태아 때 생기고 한번 정해진 지문의 형태는 평생 변화하지 않는다. 또 부모와 자식간에는 지문의 모양이나 수가 유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이 지문의 특수성을 이용해 민족의 기원이나 상호관계 이동상황 등을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람에게 나타나는 지문의 형태는 무려 28가지이나 유형별로 크게 나누면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또 남녀별로 출현양상이 다르므로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4가지 기본형을 정하여 상호 비교하기로 학자간에 합의를 보고 있다.

4가지 기본형은 궁상문(弓狀紋)과 요측제상문(橈側蹄狀紋), 척측제상문(尺側蹄狀紋), 와상문(渦狀紋).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남자는 궁상문이 2.27%, 요측제상문 3.45%, 척측제상문 46.21%, 와상문 48.03%의 순으로 나타나고, 여자는 궁상문이 3.91%, 요측제상문 2.69%, 척측제상문 48.05%, 와상문 44.87%로서 남자와는 약간의 차이가 난다.

일본인의 지문형을 앞서 말한 순서 대로 적어보면 남자는 1.97%, 3.61%, 48.07%, 46.33%이며, 여자는 2.91%, 2.87%, 55.14%, 39.05%로서 역시 남녀간에 약간의 차이가 난다.

이 출현율을 우리나라의 남녀의 것과 비교해보면 여자의 와상문 44.87%(한국)와 39.05%(일본) 그리고 척측제상문 48.05%(한국)와 55.14%(일본)를 제외하고는 남녀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몽고사람과 만주지방에 사는 퉁구스족의 남녀의 비율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따라서 이들 네 민족은 지문형으로 보면 사촌간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편 아시아대륙에서 건너갔을 것으로 믿어지고 있는 에스키모족의 지문은 우리와 어떤 관계에 있을까. 에스키모 남자에서의 궁상문은 1.8%, 요측제상문 3.6%, 척측제상문 55.0%, 와상문 39.6%로 우리나라 남성의 척측제상문과 와상문의 출현율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연관성이 깊다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오히려 중국대륙의 황하 이북에 사는 북부 중국인이나 황하 남쪽에 사는 중부중국인의 지문분포와 매우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시아대륙에서 출발하여 북아메리카를 거쳐 남아메리카의 끝부분까지 뻗어 나간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아메리카인디언의 발자취이다. 이들의 지문형은 에스키모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여 지리학자나 인류학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칠레에 사는 아메리카인디언 남자의 척측제상문이 55.0%이고 에스키모의 그것은 54.5%이다.

특기할만한 것은 이들 두 종족의 어떤 집단의 지문은 한국인의 것과 아주 닮은꼴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이로 미루어 이들이 한국인과 깊은 관련성은 없다 하더라도 한국인과 함께 고아시아족이었다는 설을 뒷받침한다고 보겠다.

이같은 지문의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일본인을 분석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일본의 아이누족과 일본인의 지문을 비교해보자. 아이누족 남녀의 척측제상문은 각각 61.8%, 67.0%라는 고율로 나타나는데 반해, 일본인 남녀는 48.0%, 55.1%로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잘못 알고 있는 몽고반점

우리 민족의 신생아 대부분에게서 보이는 몽고반점(mongolian spots)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 정확한 실체를 모르고 있다.

청녹색의 빛깔을 띠는 몽고반점은 보통 출생시 아기의 엉덩이(천골 및 미골부위) 또는 등과 기타 부위에서 목격되는데 점차 퇴색해 생후 1년에서 7년 사이에 소실된다.

의학적으로 보아 몽고반점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피부의 색소세포가 충분히 퍼지지 못하고 정체돼 있는 상태일 뿐이다. 따라서 질병과도 전혀 무관하다.

흔히 몽고반점이라고 하면 그 이름으로 미루어 몽고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흑인이나 동양인은 50~80%가 몽고반점을 갖는데 흑인은 검은 피부로 인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반면에 백인에게서는 10%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몽고반점은 일종의 격세유전성을 갖고 있어서 부모에게는 없다가도 자식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성과 열성의 유전적 작용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인류학적·의학적 의미가 희박한 까닭에 몽고반점에 관한 학문적 관심이나 업적 또한 거의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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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장신요
  • 김종열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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