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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의심 정도였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동전 던지기가 무작위하지 않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퍼시 디아코니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수리통계학과 교수가 2007년 2명의 공동 연구자와 낸 논문이다. 동전을 던지기 전, 처음 위를 향한 면이 동전을 던진 후 그대로 나올 확률이 약 51%라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 ‘앞’과 ‘뒤’라고 적힌 동전이 있을 때 앞이 적힌 면을 위로 향하게 던지면, 던진 후에 앞이 적힌 면이 또 나올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디아코니스 교수는 동전이 엄지손가락을 떠날 때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 초당 몇 번을 회전하는지 등의 변수를 찾아내 D-H-M 모형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동전에 직접 치실을 붙이고 고속 카메라로 관찰했다. 당시 촬영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동전이 얼마나 뒤집히고 흔들리는지, 또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 잘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이 모형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동전 던지기 기계도 만들었다. 

 

 

결과가 나오는 이유를 논문에서는 이렇게 분석했다. 동전을 던질 때 엄지손가락이 동전에 흔들림을 줌으로써, 동전은 축이 흔들리는 ‘세차운동’을 하게 되고, 처음 위를 향한 면이 더 오랫동안 공중에 머물게 된다. 그에 따라 처음 상태대로 떨어질 확률이 51%라는 것이다.

 

2009년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연구팀이 수 분간의 간단한 훈련만으로도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3명의 이비인후과 수련의들에게 각기 300번의 동전 던지기를 실시하게 한 뒤 인위적으로 앞면이 나오게 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동전을 던질 때의 높이와 속도, 회전 횟수, 손에 잡는 방식 등을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훈련시켰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모두 뒷면보다 앞면이 더 자주 나오도록 하는 데 성공했으며, 참가자 중 1명은 무려 68% 확률로 앞면이 나타나게 할 수 있었다. 

 

두 연구 결과 모두 동전을 던질 때 초기 조건만 알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로, 동전 던지기가 무작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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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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