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E는 카파렐리 교수의 연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70년대부터 카파렐리 교수와 자주 연구한 산드로 살사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크대학교 명예교수가 한 말입니다. 카파렐리 교수의 연구 결과들이 PDE 연구에 끼친 영향이 대단하다고 평가한 건데요. 놀랍게도 카파렐리 교수는 PDE를 박사 졸업 후 알게 됐고, ‘독학’했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카파렐리 교수는 모국에서 박사과정까지 밟았습니다. 함수를 연구하는 해석학을 전공한 그는 1973년 미국으로 건너와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합니다. 그때 2차 선형 PDE 연구를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한스 레비 교수의 조화 분석 강의를 듣습니다. 조화 분석은 함수와 주파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으로 PDE를 이용하지요.
새로운 강의 내용에 완전히 매료된 카파렐리 교수는 레비 교수에게 찾아가 PDE 문제를 풀고 싶다고 했고, 레비 교수는 얼음과 물처럼 그 경계가 자유롭게 변하는 ‘자유 경계 문제’ 2개를 추천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랐던 그는 혼자서 오래전 논문부터 찾아가면서 공부했지요.
그렇게 4년이 지난 1977년, 현재는 그의 대표 업적이라 불리는 슈테판 문제의 실마리를 제시해 수학계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수학계에서는 그의 논문을 두고 PDE 문제를 기하학적으로 접근한 독창적 연구라고 평가했는데요. 2008년 대만국립대학교 수학과와의 인터뷰에서 카파렐리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혼자 공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피갈리 교수와 함께 슈테판 문제 관련 논문을 발표한 자비에 로스 오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교 교수는 “2014년부터 슈테판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카파렐리 교수님의 연구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어요.
살사 교수는 1978년 공동 연구했던 때를 회상하며 “대개 다른 수학자가 푸는 방식을 따라서 풀기 마련인데 그는 완전히 자신만의 기하학적 관점과 방법으로 PDE를 풀었다”며, “필즈상을 받지 못한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고 그의 수학적 직관이 남달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