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수학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그렇지만 수학이 인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수학자와 인문학자가 함께 자주 쓰는 수학 개념에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알던 수학을 다시 한번 혹은 다르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하나 이상의 미지수가 있는 등식인 방정식은 아주 작은 것부터 넓은 우주까지 설명해낸다. 방정식에서 가장 중요한 문자가 미지수 ‘x’다. 이 x는 언제부터 왜 사용했을까?
첫 번째 질문, x를 언제 처음 사용했을까?
수학자 : 제가 아는 몇 가지 설이 있어요. 중세시대에 아랍에서 숫자를 대신해 그 숫자를 대표하는 문자를 써서 수학 법칙을 연구하는 분야인 ‘대수학(algebra)’이 크게 발전해요. 이때 미지수로 이것, 저것을 지칭하는 아랍어인 ء ي ش
‘(셰이)’라는 표현을 썼대요. 그 당시의 책이 12세기경 유럽에서 번역되면서 셰이에 해당하는 기호가 없어서 χ(카이)로 번역됐다가 같은 방식으로 x(엑스)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공식적인 문서에서 처음 x가 미지수로 사용된 건 프랑스 수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의 저서인 <;기하학>;
(1637)이에요. 이 책에서 처음으로 방정식의 계수는 a, b, c로, 미지수는 x, y, z로 썼지요. 당시에는 책을 금속활자로 짜서 인쇄했는데 x는 프랑스어에서 자주 쓰이지 않는 철자여서 여분이 많아 x를 사용했다는 설도 있어요.
인문학자 : x를 누가 처음 썼느냐 하는 것은 단정 짓기 어려운 문제예요. 안전하게 남아있는 기록으로 이야기하면 데카르트 이후라고 할 수 있어요. 데카르트 자신도 이 규칙을 계속 고수한 건 아니었고 그 뒤에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미지수 x의 사용이 바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스위스 수학자인 요한 베르누이(1667~1748)와 레온하르트 오일러(1707~1783), 독일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1646~1716) 등 여러 수학자가 서로 서신 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데카르트가 쓴 x, y, z를 사용하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이 문자들을 미지수로 사용하게 됐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