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준비하기도 바쁜 고3 때 무려 8개월을 투자해 난제를 풀었다니 대단하지요. 10월 30일 라슨 학생을 화상으로 만나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이쯤 되니 그의 수학 가치관과 공부 비법이 무엇인지 궁금해지지요?
Q.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실렸어요. 축하합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감사합니다. 논문 게재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어요. 운이 좋았지요. 사실 저는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된 사실보다 연구 과정에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안 게 가장 큰 상인 거 같아요.
Q. 8개월 동안 매일 2시간씩이니 이번 문제를 푸는 데 거의 480시간이 걸렸어요. 이를 예상했나요?
아니요. 얼마나 걸릴지는 몰랐어요. 단지 문제를 푸는 게 흥미롭고 재밌어서 한 거예요. 지난해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져서 어떤 재밌는 활동이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연구를 하게 됐거든요.
Q. 보통 고3은 대학 입시 준비로 바쁜데 하루에 2시간을 내서 연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번 연구 활동이 MIT 합격에 도움이 됐는걸요. 미국 대학을 입학하는 데 학교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닌 거 같아요. 자신이 한 활동을 글로 적는 에세이가 큰 역할을 하지요.
저는 오랫동안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사실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에세이로 썼는데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연구를 한 과정을 잘 정리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수학·과학경시대회인 ‘리제네론 과학경시대회’에서 발표했는데 최종 4등을 했어요. 이 수상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Q. 8개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한 문제를 푼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성격 덕분인 것 같아요. 저는 대체로 모든 일에 긍정적이에요. 분명히 문제가 저를 좀먹을 때가 있어요. 문제를 풀지 못해 힘들어 했죠. 하지만 그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돌아보면 문제를 푸는 것이 재밌었거든요. 또 수학이 제 인생에 있어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Q.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매우 자연스러웠어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수학자라 항상 수학 이야기를 나눴고, 그 내용이 항상 제게 매혹적이었거든요. 10년 전쯤인가 공원에서 가족들과 수학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가족들은 지금 있는 곳에서 목적지까지 가려면 대각선으로 가는 게 가장 짧다는 결론을 냈어요. 저는 정확하게 대각선으로 가는 길이 없어 계단식으로 지그재그로 가야 하니 이렇게 가는 것도 언제나 짧은 길은 아니라는 주장했었어요. 부모님이 그 답에 놀라셨던 기억이 나요.
Q. 수학을 잘하는 비법이 있나요?
수학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요. 머릿속에서 문제를 새롭게 만들기도 하고, 이 문제에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 보기도 해요. 일단 문제가 떠오르면 ‘매스오버플로우(MathOverFlow)’에 가서 사람들에게 공유해요. 이후 참고가 될 만한 논문을 찾고, 또 관련 논문을 찾고,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넘어가면서 수학을 공부해요. 문제를 풀 땐 최대한 많은 것을 시도해 봐요. 대부분 안 풀리는 게 당연하니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편이에요.
Q. 앞으로 어떤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수학의 가장 큰 매력이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서 문제를 푸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테렌스 타오, 제임스 메이나드 교수 모두 그렇게 난제를 해결했어요. 저도 여러 분야의 방법론을 이용해서 하나의 문제를 푸는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Q. 수학자만 난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 약간 이상하게 보거든요.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하고요. 그러든 말든 그냥 해 보세요. 스스로 재밌으면 되지요. 그리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대단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