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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수학으로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까? 네이든

매스미디어


 
수학 천재는 수학을 잘 해 항상 행복할까? 적어도 시험 점수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수학에 빠진 소년 ‘네이든’은 인생 최고의 목표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도전한다. 그런데 사랑과 죽음처럼 수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앞을 가로막는다. 네이든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수학은 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네이든은 무엇이든 규칙 없이 변하는 것에 민감한 아이다. 비오는 날 젖은 유리창을 통해 바깥을 보면 신호등 불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색깔과 패턴이 변하는 것에 특히 민감하다. 네이든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의사는 수학적 재능이 있는 특별한 아이라고 말한다.

네이든의 부모는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네이든의 아빠는 말도 거의 없고 손을 잡는 것도 싫어하는 아들에게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불꽃놀이를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케첩으로 코피가 난 것처럼 연기하며 아들이 웃을 수 있도록 했다.

네이든의 엄마는 네이든이 위험에 빠지지 않게 돌보지만 네이든은 엄마보다 아빠와 가까웠다. 아빠가 네이든과 차를 타고 가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후 네이든은 엄마에게서 더 멀어진 채 수학에만 몰두했다. 엄마는 아무리 노력해도 새우튀김을 소수인 7개에 맞춰 사오지 못하면 똑똑하지 않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엄마는 네이든이 수학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더 높은 수준의 수학 수업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상급학교 선생님은 험프리스 선생에게 교육을 맡긴다. 험프리스는 어린 시절 영국 대표로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나갈 정도로 수학 실력이 출중했지만 다발성경화증을 앓으면서 열정을 잃은 수학 교사였다.

네이든은 여러 나라의 수학 영재와 실력을 겨룰 기회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관심을 갖는다. 아빠를 떠나보내고 웃음을 잃은 네이든에게 유일한 목표였다. 네이든은 험프리스 선생에게 교육 받으며 영국 대표 선발전을 준비한다.

몇 년 뒤, 십대 소년이 된 네이든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에 합격해 후보 16명 안에 든다. 후보들은 대만으로 합숙훈련을 떠나 국가대표 6명 안에 들기 위한 경쟁을 한다. 험프리스 선생과 단 둘만 공부하던 네이든은 그 곳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영재들과 만난다.

각국의 참가자들은 모의 문제를 척척 풀어내며 실력을 뽐냈다. 네이든은 그 틈에서 기가 죽어 입을 다물고 있기 일쑤였다. 그와 짝을 이뤄 함께 공부하고 야시장을 구경시켜 주던 중국 소녀 장메이는 네이든이 문제에 도전할 수 있게 용기를 북돋는다.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다

“무작위로 고른 카드 20장이 뒷면이 위로 오게 한 줄로 놓여 있다. 게임 방법은 그 중 한 장을 골라서 앞면이 나오게 뒤집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바로 오른쪽에 있는 카드도 함께 뒤집어야 한다. 오른쪽에 있는 카드가 뒷면이면 앞면으로, 앞면이면 뒷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 게임을 계속한다고 할 때 어떤 카드를 고르든 게임이 결국은 끝이 난다는 것을 증명하라.”

훈련을 담당하는 리차드 선생은 발표수업에서 항상 말없이 앉아 있는 네이든을 지목한다. 천재 같은 경쟁자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네이든은 용기를 내 칠판에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카드를 이진수★로 보고 규칙을 찾아 문제를 푼 일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네이든은 국가대표 선발전에 합격해 영국 대표단이 된다. 그리고 중국 대표가 된 장메이와 함께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열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다.

[이진수★ 이진법을 써서 표현한 수. 우리가 주로 쓰는 십진법과 달리 이진법은 왼쪽 자리로 갈수록 자리가 나타내는 값이 2배가 된다. 첫째 자리는 1(=20), 둘째 자리는 2(=21), 셋째 자리는 4(=22)의 자리다. 예를 들어 5는 1×22+0×21+1×20이므로 이진수로 나타내면 101(2)이 된다.]
 



수학을 즐기고 있나요?

영화에는 수학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여럿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수학 분야에서 성공하고 꿈을 이룬 건 아니었다. 험프리스 선생은 국가대표로 올림피아드에 출전할 만큼 뛰어났지만 병이 심해져 꿈을 포기한 채 살고 있었다. 그와 함께 수학을 공부했던 리차드 선생은 스티븐 호킹과 험프리스 선생을 비교하며 병이 아닌 정신력의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수학 강국인 중국의 대표가 된 장메이는 네이든이 감탄할 만큼 수학을 잘 했다. 그러나 중국 대표단을 이끄는 삼촌 덕분에 대표단에 들었다는 소문에 괴로워했다. 여기에 가족을 위해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까지 더해지자 결국 견디지 못하고 올림피아드를 포기하고 만다.

네이든과 함께 합숙 훈련을 한 영국 소년 루크는 그 누구보다도 올림피아드 메달을 원했다. 쉬는 시간에 새 친구를 사귀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루크는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만다. 루크는 네이든처럼 자폐증이 있었지만 수학적 재능이 있는 아이였다. 합숙 마지막 날, 루크는 네이든에게 말한다. “부모님은 내가 이상하지만 특별하니까 괜찮다고 했어. 그런데 내게 재능이 없다면…, 그럼 이상한 것만 남은 거 아니야?”

많은 사람들이 수학 재능을 부러워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 부단히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성공을 증명해 줄 공식이 어디에도 없다. 재능이 있고 노력을 한다 해도 언제, 어떤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영화 속 많은 학생들은 수학 문제에 도전한다. 그리고 매일 스스로 수학을 즐기고 있는지 확인한다. 네이든이 루크를 격려하며 “네게도 재능이 있다”고 말했지만, 루크는 “이제 수학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라며 슬퍼한다. 영화는 무엇보다도 스스로 수학을 즐기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2015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사진

    (주)블룸즈베리리소시스리미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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