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는 11월에도 평균 최고기온이 30°C까지 올라 우리나라의 여름과 비슷합니다.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2010년부터 이런 더위 날씨에 어떻게 축구 경기를 치를지가 이슈였는데요. 수학, 과학을 이용해 더운 공기를 경기장 밖으로 빼내고 찬 공기는 경기장에 가두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봐요.
카라트 상업 도시 알 와크라에 위치한 월드컵 경기장 ‘알 자누브 스타디움’이에요. 여성 최초로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 상을 받은 영국계 이라크인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어요. 그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 수학을 이용한 건축 설계로 유명하지요. 카타르 전통 보트인 ‘도우’의 돛과 카타르의 특산물인 진주 조개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경기장을 설계했다고 해요.
알 자누브 스타디움의 지붕 물결은 더운 공기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 만든 거예요. 2009년, 사우드 가니 카타르대학교 기계산업공학과 교수팀은 국가로부터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의 친환경 실외 냉방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받았어요. 먼저 더운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낼 방법을 연구했어요. 기존 경기장을 3D 모형으로 만든 뒤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 온도는 어떤지 수학 모형을 이용해 실제 환경을 그대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구축했어요. 그리고 지붕의 모양에 따라 실내 온도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확인했지요. 그 결과 기존 경기장을 재건축해 지금과 같은 지붕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이번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카타르 알 코르에 위치한 ‘알 바이트 스타디움’은 아랍의 전통 텐트 ‘바이트 알 샤이르’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텐트가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도 하고 지붕을 여닫을 수 있어 온도 조절이 가능해요. 텐트의 색을 이용해 내부 온도도 내렸어요. 초기 디자인의 텐트는 어두운 계열이었지만 태양열을 반사하는 밝은 색으로 텐트 색을 바꿨어요. 모의실험 결과 색 변경 후 경기장 내부 평균 온도가 약 5°C 내려갔습니다.
가니 교수팀은 선수들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그라운드를 향해 찬 공기를 내뿜는 노즐을 설치했어요. 경기장마다 차가운 공기가 바닥에서부터 2m 높이까지 층을 이루도록 통풍구의 크기와 노즐 각도를 모의실험 해 알맞은 값으로 설계했지요. 공기층의 온도가 올라가면 중간중간 설치된 흡수팬이 더운 공기를 빨아들여 온도가 유지되도록 했어요.
가니 교수님은 카타르의 높은 기온과 관중들의 온기를 관중석 좌석에 아래 마련된 통풍구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낮추도록 설계 했어요. 천장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관중에 닿으려면 별도의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중에게 직접 닿도록 좌석 아래에 통풍구를 설치한 거지요. 이 기술은 우리나라에서도 규모가 큰 건축물을 지을 때 많이 사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