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수학자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박테리아를 원하는 모양으로 자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8월 11일 자에 발표했어요. 연구에 참여한 박테리아 씨에게 어떤 연구인지 물어볼게요.
Q. 박테리아 씨,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아주 작은 단세포 생물 박테리아예요.
세균이라고도 불리지요. 아주 작지만 막대, 공, 원통 등 모양이 다양해요. 그런데 최근 요른 던켈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이끈 공동 연구팀이 저를 원하는 모양으로 배열하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Q.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요?
세포에는 세포끼리 잘 붙게 돕는 ‘부착소’라는 단백질이 여러 종류가 있어요. 그런데 종류에 따라 부착소끼리 서로 잘 붙는 부착소가 있는가 하면, 서로 잘 붙지 않는 부착소도 있어요. 서로 잘 붙지 않는 부착소끼리 있으면 그 사이에 막이 생겨요.
연구팀은 저와 제 친구들에 여러 종류의 부착소를 하나씩 붙였어요. 그리고 저희를 배양지 위에 심었어요. 부착소끼리 서로 잘 붙는 부착소와 붙지 않는 부착소를 어떻게 조합해 심는지에 따라 막의 모양이 다르게 나타났어요. 연구팀은 제가 자라며 만드는 막의 모양이 지닌 규칙을 알아내기 위해 수학 모형을 만들어 살펴봤어요.
Q. 어떤 수학 모형인가요?
연구팀은 먼저 최소 4가지 종류의 부착소만 있으면 원하는 모양의 막을 만들 수 있다는 걸 ‘4색 정리’를 통해 알아냈어요. 4색 정리는 인접한 나라끼리 색이 겹치지 않게 지도 위의 모든 나라를 최소 4가지 색으로 칠할 수 있다는 정리예요. 그 결과를 토대로 여러 종류의 부착소를 가진 박테리아들이 서로 인접해 있으면 어떤 모양의 막이 나타날지 예측하는 모형을 만들었어요. 이 모형을 사용해 박테리아의 모양을 컴퓨터로 예측한 결과는 실제 실험 결과와도 같았답니다.
Q. 던켈 교수는 어디에 쓰려고 이 연구를 했대요?
이번 연구를 이용해 다세포 구조가 단세포에서 시작해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쳤는지 예측해 볼 수 있었죠. 또 세포의 성질을 조사하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할 때 연구 결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