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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이 돌아온대요! <;수학동아>;는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수학과 과학의 잣대를 들이밀며 그의 존재와 능력이 현실에서도 가능한지 따져 봤는데요, 이번에도 냉정하게 분석해 봅니다.

사기꾼 미스테리오 때문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모두에게 정체를 들켜버리고만 피터 파 커. 피터는 미스테리오를 죽인 자라는 오해도 모자라 토니 스타크가 남긴 드론으로 사람들을 공 격한다는 누명을 쓰고 있어요.

누명으로 인해 본인은 물론, 친구와 가족까지 위험해지자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가 미 스테리오의 만행을 ‘없던 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요. 하지만 원인 모를 이유로 닥터 스트레인지 는 시공간의 균형을 깨뜨려 ‘멀티버스’가 열려요.

멀티버스는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다중 우주’예요. 우리가 사는 우주와 서로 관련이 없는 다 른 차원의 우주가 존재해요. 지금까지 곰팡이 같은 물질로 가득한 우주, 수정으로 가득한 우주 등이 등장했어요. 또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해요.

이번에는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다양한 악당이 등장해요. 어떤 악당이 얼마나 강력한 모습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나타날지 기대되지 않나요? 스 파이더맨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더욱 강해진 악당에 맞설 수 있을까요? 그의 능력을 수학으로 곱씹으며 분석해 봐요.

수학으로 따지기 ①

건물 벽을 오를 수 있을까? 

높은 건물 옥상 외벽 위에 스파이더맨과 그의 친구 MJ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어요. 스파이더맨은 분명 건물 외벽을 기어 올라왔을 거예요. 우리도 스파이더맨처럼 벽이든, 천장이든 마음대로 등반할 수 있을까요?

발 크기가 2m면 가능해!

2015년 데이비드 라본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동물학과 연구원이 이끄는 팀은 거미, 게코도마뱀, 청개구리와 같이 수직 등반이 가능한 동물 225종을 관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발바닥 생김새에 집중해, 발바닥에 털이 얼마나 나 있는지, 주름은 없는지, 끈끈한 액체가 나오는지 분석했어요. 그러자 수직 등반을 쉽게 하는 동물일수록 발바닥 털이나 빨판이 많고, 끈끈한 액이 나와 벽과의 마찰력을 증가시키는 능력이 탁월했어요. 덕분에 벽을 타고 수직으로 올라가거나 천장에 거꾸로 달려있을 수 있었던 거지요.

연구팀은 몸집이 가벼운 파리나 거미와 같은 곤충뿐만 아니라, 도마뱀이나 개구리같이 무게가 나가는 동물도 수직 등반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그리고 각 동물의 몸무게와 발바닥 크기, 벽에 붙어 있을 때 필요한 힘의 최댓값을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힘의 최댓값은 발바닥 크기와 발바닥과 접하는 물체 표면에 작용하는 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연구팀은 사람이 거미처럼 수직 등반하려면 손바닥 넓이는 몸 전체 표면적의 약 80%, 발바닥 넓이는 40% 이상을 차지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어요. 키 180cm에 80kg인 성인 남성 기준으로 몸 전체 표면적이 2m²이라고 가정할 때, 건물 벽에 닿는 면적이 적어도 0.81m²는 필요하다고 설명했어요. 0.81m²는 가로세로 45cm인 정사각형 타일 4개의 넓이를 상상하면 돼요. 손과 발의 크기가 모두 같다고 가정하면, 발 하나의 크기가 가로세로 45cm인 정사각형 크기여야 가능하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발은 직사각형 모양에 더 가까우니 발볼이 10cm일 때, 스파이더맨 발 크기가 약 2m 정도는 돼야 가능하다는 거지요.

게코도마뱀 장갑끼면 가능해!

2014년 엘리엇 호크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기계공학과 생체모방조작연구소 연구원은 ‘게코도마뱀’의 발바닥을 그대로 모방한 특수 장갑을 개발했어요.

연구팀은 게코도마뱀의 발바닥 주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그 특징을 분석했어요. 그러자 발바닥 주름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단위로 미세한 털이 빽빽하게 나 있는 걸 확인했어요. 연구팀은 게코도마뱀이 발을 디딜 때마다 수십억 개의 털과 벽면 사이에 작용하는 특수한 힘이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해 벽에 쉽게 붙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연구팀은 장갑에 도마뱀 발바닥을 흉내 낸 센서를 여러 개 붙여 특수장갑을 완성했어요. 발판 일부만 벽에 닿아도 게코도마뱀 발 전체가 들러붙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였지요. 실제로 미끄러지는 힘을 분석한 결과, 장갑 전체가 닿을 때와 일부분이 닿을 때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장갑의 도움을 받으니 키 185cm,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이 건물 벽면을 수직 등반할 수 있었어요.

수학으로 따지기 ② 

거미줄에 매달려 날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이 빌딩 숲 사이를 거미줄에 매달려 빠른 속도로 날아다녀요. MJ는 그런 스파이더맨을 꽉 껴안고 있지요. 초능력자인 스파이더맨은 둘째 치고, MJ는 힘이 얼마나 세기에 떨어지지 않는 걸까요?

거미줄이 고정돼 있다면 가능해!

최근 레트 알랭 미국 사우스이스턴 루이지애나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에 작용하는 힘을 계산했어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예고편을 보고 스파이더맨과 MJ가 거미줄을 이용해 날아다니는 장면에서 호기심이 생겨 알아본 거예요.

먼저, 위쪽 그림처럼 MJ가 스파이더맨의 고정된 거미줄에 매달린 상태라고 가정할게요. 그러면 몸의 중심(빨간점)을 기준으로 두 가지 힘이 작용해요. 하나는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고, 다른 하나는 거미줄에 작용하는 장력이지요. 이때 MJ의 가속도는 0이에요.

뉴턴의 제2법칙 F(힘)=ma(질량가속도)에서 가속도가 0이면 힘도 0이에요. 즉 MJ는 정지한 상태로 매달려 있는 거지요. 따라서 위쪽으로 당기는 거미줄 장력과 아래쪽으로 당기는 중력의 크기가 같아야 해요. MJ는 자신의 무게와 같은 힘으로 거미줄을 잡고 있으면 매달려 있을 수 있지요. 사람마다 매달릴 수 있는 힘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무게 정도는 지탱할만한 힘이 있으니 MJ도 고정된 거미줄이라면 충분히 매달릴 수 있어요.

거미줄이 움직이면 쉽지 않아!

MJ가 영화 속 장면처럼 건물 숲을 날아다닌다고 가정할게요. 이번에는 ‘운동’하고 있으니 가속도를 계산해야 해요. 이때 거미줄은 원 위를 운동해요. 거미줄의 한쪽 끝이 건물 벽에 붙어 있고, 다른 한쪽 끝에 MJ가 매달려 있으니까요.

알랭 교수는 원 운동하는 물체의 가속도를 구하는 구심 가속도 공식 a(가속도)=v²(속도²)r(반지름)을 이용했어요. 이 공식에 따르면 원의 반지름이 클수록 가속도가 작아지고, 운동 속도가 빠를수록 가속도가 커져요. MJ의 가속도는 원의 중심을 향하므로 장력에 영향을 줘요. 여기서도 F=ma를 따르므로, 위쪽으로 당기는 장력이 아래쪽으로 당기는 중력보다 커야 하지요. 이 상황을 방정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아요.

거미줄의 길이와 MJ의 속도(v), MJ의 무게(m)를 알면 계산을 정확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알랭 교수는 예고편을 수십 번 돌려 보며 이 값의 추정값을 넣어 직접 계산했어요. 거미줄 길이는 약 8층 높이(=32m)로 가정하고, MJ의 속도는 ‘거리시간’ 공식으로 구했어요. 여기서 시간 정보는 예고편 속 해당 장면의 등장 시간 0.417초를 이용했어요. 이렇게 계산한 MJ의 속도는 40m/s이고, MJ 무게는 MJ역의 젠데이아 프로필 속 무게인 59kg라고 가정했어요.

그 결과 MJ는 롤러코스터가 가장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떨어질 때의 최대가속도와 같은 크기인 약 58.8m/s² 정도를 버텨낼 힘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롤러코스터에서도 겨우 좌석 안전바에 꽁꽁 묶여 버틸 수 있는데, MJ의 맨손으로는 쉽지 않은 값이지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