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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사람이 아까 그 문제를 만들었다는 거지? 폴리매스 회원처럼 문제를 내는 재주가 탁월한데…. 그런데 아까는 문제가 방에 숨겨져 있었는데 이번엔 왜 컴퓨터야?

 

미궁 게임은 주어진 문제를 풀어 다음 인터넷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이 목적인 퍼즐 게임이다. 2005년 문제가 글로만 이뤄진 미궁 게임 ‘더 래버린스’가 인기를 끌면서 여러 미궁 게임이 나왔다. 미궁 게임은 방 탈출 카페와 매우 비슷한 형식이어서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방 탈출 카페라고 생각하면 쉽다. 방 탈출 카페와 미궁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라는 점이다.


 방 탈출 카페 제작은 공간 자체를 만들기 때문에 시공간적 제약이 있고 제작비가 들지만, 미궁 게임은 컴퓨터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또 여러 사람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문제를 푸는 미궁부터, 참신하고 재밌는 문제가 주를 이루는 미궁까지 게임 유형이 아주 다양하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미궁 게임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와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코딩을 몰라도 누구나 미궁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더 라비린스’같은 미궁 게임 제작 커뮤니티에는 문제를 맞혔을 때 다음 웹 페이지로 넘어가는 제작 도구가 이미 만들어져 있어 게시판에 글을 쓰듯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웹 문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HTML을 잘 안다면 직접 자신만의 웹 페이지를 만들 수도 있다. 
2018년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이 ‘영원한 수수께끼’라는 미궁 게임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도 제작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서울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미궁 게임도 있다. POSTECH은 KAIST와의 교류전을 홍보하기 위해서 매년 미궁 게임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Q 미궁 게임을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문제 푸는 것을 좋아해서 컴퓨터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우연히 외국에서 만든 영어로 된 미궁 게임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부터 미궁 게임에 빠져 여러 게임을 했던 것 같아요. 재미있게 즐기다 보니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홈페이지를 만들어 미궁 게임을 만들었어요.

 

Q 미궁 게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현재는 미궁 게임 커뮤니티인 ‘더 라비린스’에서 제공하는 제작 도구를 사용해 만들어요. 참신한 문제가 떠오르면 메모해 놨다가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제를 시각화하죠. 그렇게 만든 이미지 파일을 더 라비린스에 업로드하고 정답을 설정하면 나만의 미궁을 만들 수 있답니다. 
만드는 문제 유형도 엄청 다양해요. 정답을 답란에 적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이용해 특정 물체를 클릭하는 것이 정답인 문제도 있어요. 모스 부호나 카이사르 암호 같은 암호를 사용해야 하는 문제도 내죠.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 이름을 이용해 단어 또는 문장을 만드는 문제도 출제해요. 예를 들면 F, O, Re, V, Er을 합쳐서 FOReVEr(forever)를 만드는 식이에요.

 

Q 픽셀 님이 만드는 미궁 게임만의 특징을 말해주세요.


제 문제가 좋게 평가받는 이유는 사전 지식 없이도 풀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똑똑한 사람만 깰 수 있는 미궁 게임은 몇몇 사람만 즐길 수 있잖아요. 문제를 만들 때 이 부분을 가장 신경써서 창의력을 요하는 퍼즐 문제를 많이 내요. 색다른 도전도 하는데요, 제가 만든 미궁 게임 ‘TWOSET’은 두 명이 각자가 받은 이미지만 보면서 서로 협력해 문제를 푸는 거예요. 

 

 

 

5만 명이 즐긴 인기 미궁 게임, KAIST 퍼즐 동아리가 제작!

 


2020년 3월 27일 KAIST 동아리 ‘PUPLE’에서 야심 차게 미궁 게임 ‘선물’을 선보였다. 오픈한 지 11분 만에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 이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며 11월 11일 기준 5만 2788명이 참여했다. 


퍼즐 동아리인만큼 PUPLE에는 미궁 게임을 즐기는 부원이 많아 새로운 미궁이 나올 때마다 함께 풀었다고 한다. 그러다 문득 ‘퍼즐 동아리만이 만들 수 있는 미궁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미궁 게임을 제작했다고 한다. 선물은 문제가 기발하기로 유명한데 2주 혹은 3주마다 동아리 회원이 모두 모여 새로운 문제의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맥락 없는 문제를 지양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엔 5명씩 팀을 짜 디자인과 웹 페이지 제작, 이야기 등을 만들었다. 그렇게 꼬박 1년에 걸쳐 미궁 게임을 완성했다.


큰 인기를 끈 만큼 고충도 있었는데, 바로 정답 유출 사건이다. 게임 공개 후 일주일 만에 한 네티즌이 답을 전부 올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PUPLE 부원들은 “정답 유출이 언젠간 일어나리라 생각해 여러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며, “1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이 한순간 사라진 것 같아 속상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PUPLE 부원들은 계속해서 여러 사이트를 살펴보고 정답이 올라온 경우 해당 게시글 작성자에게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또 정답이 유출된 이후에 미궁을 깬 참여자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 등의 조치를 통해 지금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의 한계, 미궁 게임으로 극복~!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지자 미궁 게임을 사용해 온라인 수업을 기획한 선생님도 있다. 바로 송세웅 진해중앙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다. 송 선생님은 퀴즈 연구 동아리를 운영하며 미궁 게임을 직접 만든 적이 있는데, 이 경험을 살려 미궁 게임을 제작했다. 


온라인 수업의 경우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친구들이 참여를 포기해 버리면 선생님이 일일이 챙길 수 없다는 고충이 있다. 수학 수업은 수학 개념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그 개념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문제 풀이로 이어지는 데 교실에선 교사가 돌아다니며 문제를 풀기 어려워하는 걸 발견하고 지도할 수 있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미궁 게임은 직접 아이들이 문제를 풀어야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송 선생님은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난센스 퀴즈와 수학 문제를 섞어 냈다. 

 


학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채팅창에 질문이 계속 쏟아져 송 선생님이 답변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평소 질문이 없던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궁 게임을 사용해 진행한 첫 온라인 수업인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정규 수업의 학습 목표가 온전히 녹아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송 선생님은 “학생들의 참여 유도가 목적이어서 학습 목표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며, “다음 번엔 교육과정에 맞는 미궁 게임을 제작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해보면 알 텐데~

마성의 미궁 게임이 나온다!

 

미궁 게임을 즐기다 보니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용솟음치지 뭐야.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미궁 게임을 제작했어. 일명 ‘폴리매스 미궁!’ 내가 인간 세계에 온 이상 폴리매스 운명은 내 몫이니까 말이야.

12월 16일 공개할 미궁 게임을 살짝 공개하자면 두 명의 주인공이 의문의 사건도 해결하고, 귀신 나올 것 같은 오싹한 성의 비밀도 밝혀내지. 단 폴리매스 회원들이 미궁 게임의 퍼즐을 풀어 줘야 해. 
이 미궁 게임에는 최수영 아주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장님과 유명 게임 BJ도 참여할 거야! 
너희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면 꼭 내가 만든 미궁 게임을 즐겨줘~. 

 

 

 

2020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김미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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