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중력 역전 행성에서 캬캬족을 막아라

“악! 소행성들이 우주선에 부딪치고 있….”
“쾅! 쾅쾅!”
강한 충격이 계속해서 우주선에 전해졌다.
“꺅! 이러다가 우주선 부서지는 거 아냐?”
이때 우주선의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시공간 이동통로 내 예상치 못한 소행성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소행성들을 피하거나 제거해 주세요.”


미션 ❶ 소행성대를 안전하게 지나라!


큰 화면으로 우주선 밖 풍경이 보였다. 우주선은 지금 크고 작은 소행성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곳을 위태롭게 이동 중이었다. 소행성들이 우주선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폴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피타는 차마 눈을 뜨고 있을 수 없는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악! 이 소행성들을 빨리 처리해야 되는 거 아냐?”

모두 혼란스러운 가운데 데카르트가 조용히 말을 꺼냈다.

“그런데 소행성대가 뭔가?”

그러자 폴리스가 담담하게 답했다.

“원래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공간에 존재하는 많은 소행성들을 가리켜 소행성대라고 합니다. 시공간 이동 통로에도 소행성대가 있는 줄 몰랐는데, 상당히 위험하군요.”

답을 들은 데카르트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기쁨에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폴은 데카르트와 폴리스가 태평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기가 차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한가하게 공부할 때가 아니에요. 어서 소행성들을 없애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죠.”

그러면서 우주선에게 물었다.

“우주선! 대체 소행성대가 언제 끝나는 거야? 앞으로 소행성들을 몇 개나 피해야 해?”

“소행성대는 앞으로 5분 정도면 모두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10개의 소행성들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크기가 크거나 매우 치명적인 위치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되니, 레이저 빔을 사용해 소행성들을 제거해 주십시오.”

“어떻게? 어떻게 소행성을 제거하란 거야?”

폴의 질문에 우주선은 화면 한쪽에 웬 좌표와 소행성들의 정보를 띄우더니 말했다.

“10×10의 좌표에 소행성들의 위치 정보가 표시돼 있습니다. 좌표 오른쪽과 아래쪽에 적힌 숫자를 보고 소행성들의 위치를 알아내십시오. 숫자는 각 행과 열에 소행성이 포함된 칸의 수를 의미하며, 소행성들은 수평이나 수직으로만 위치하고 대각선으로는 위치하지 않습니다. 또한 각 소행성들은 서로 닿아 있지 않습니다.

소행성은 총 10개이며, 크기별로 총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가장 큰 ‘크기4’의 소행성이 한 개, ‘크기3’의 소행성이 두 개, ‘크기2’의 소행성이 3개, ‘크기1’의 소행성이 4개 있습니다. 다행히 가장 큰 ‘크기4’ 소행성과 ‘크기1’ 소행성의 위치는 각각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8개 소행성의 소재도 파악한 뒤, 레이저 빔으로 쏴서 부숴주세요.”


미션 ❷ 거꾸로 걷는 사람들을 피해 문으로 들어가라!

“휴~. 드디어 착륙했네.”

우주선이 착륙한 장소를 살펴보니 실내 같았다.

“1000년 뒤는 어떻게 돼 있을까? 빨리 나가자!”

그런데 문을 열고 나가자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천장에 발을 디디고 거꾸로 걷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저 사람들 좀 봐!”

거꾸로 걷는 그들을 바라보다 보니 고개가 저절로 옆으로 기울어졌다.

“혹시 우리랑 중력이 반대인가?”

“저기 웬 여자아이가 뛰어오고 있어! 쟨 그냥 우리처럼 걷는데?”

“엇? 저 사람들은 뭐지? 쟤 쫓기는 것 같은데?”

이 광경을 유심히 지켜보던 데카르트가 불쑥 소리치며 여자아이를 불렀다.

“얘야! 이쪽으로 오렴!”

“앗! 괜히 그러다가 우리까지 잡히면…!”

쫓기던 여자아이는 자신처럼 바닥에 발을 붙이고 서 있는 폴 일행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이내 폴 일행과는 반대 방향으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 폴 일행도 가만히 있다가는 괴한들에게 잡힐 것 같아 여자아이가 숨어 들어간 곳으로 따라갔다. 그러자 여자아이가 눈을 세모꼴로 만들며 신경질을 부렸다.

“당신들 뭐야? 왜 날 따라 오는 거야!”

“아니, 너 때문에 우리까지 쫓기게 됐잖아. 이쪽은 안전할 것 같아서 들어왔지.”

“쉿!”

여자아이는 쫓던 사람들이 사라지길 숨죽여 기다리더니, 발소리가 사라지자 폴에게 말다.

“다행히 들키진 않았네. 난 해야 할 일이 있어.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서 반갑지만 이만 헤어지자고.”

“너와 같은 사람이라니? 그리고 저 사람들은 왜 거꾸로 매달려 걷는 거야?”

“너희들 대체 어디서 온 거야? 아무 것도 몰라? 저들은 거꾸로 변화했어. 나는 그대로 남았고.”

“그게 무슨 말이야?”

“말하자면 길어. 대체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 일단 이쪽으로!”

그들은 여자아이를 따라 어떤 문 앞에 섰다.

“조사에 따르면 이 문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해! 난 이 안쪽으로 들어가야 해.”

하지만 문은 엄중히 지켜지는 듯 숫자 키로 잠겨 있었다. 여자아이는 좌절한 얼굴로 문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표정이었다. 이때 폴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이 문을 열 수 있도록 널 도와 줄게. 대신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말해 봐.”


미션 ❸ 중앙 에너지 장치를 정지시켜라

폴이 숫자 암호를 풀고 문 안쪽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장치가 보였다. 그 장치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진동하며 어마어마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괴상한 장치의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여자아이가 말을 꺼냈다.

“어느 날 모든 것이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한 명, 두 명 발이 천장에 닿으며 거꾸로 돌아갔지. 뉴스에서는 중력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됐어.”

폴리스도 처음 듣는 말이었다.

“중력이 흐트러졌다고? 어떻게 그런 일이?”

“처음에는 모든 게 혼란이었어. 거꾸로 돌아가는 자와 그대로 남아 있는 자, 그들 사이에 세력 다툼이 일어났고 거꾸로 돌아가는 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며 결국 그들 위주로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어. 나처럼 남은 사람들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현상인지 조심스럽게 조사했어. 그리고 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한 무렵부터 ‘카카’란 회사가 큰 이득을 얻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 그리고 카카의 중앙 시설에서 비정상적인 엄청난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냈어. 분명히 이 장치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이야기를 듣던 폴리스가 물었다.

“다음 계획은 뭐야?”

여자아이는 눈에 띄게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그…, 그건. 사실 안쪽에 어떤 시설이 있을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어.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던 여자아이는 안쪽에 사무실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저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모두 사무실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말 소리가 들렸다.

“캬캬. 중앙 장치의 에너지가 100에 다다르면 이 행성의 중력은 완전히 역전될 거야. 그럼 우리 별 사람들이 살기 적당한 환경으로 전환되며 행성간 이동 통로가 만들어지겠지. 지금은 이 행성의 원주민들을 섣불리 지배할 수 없지만, 행성간 이동 통로가 생기면 우리 별 사람들이 모두 이 행성으로 이주할 테니, 좀 편해질 거야.”

“에너지가 94군. 우리 계획대로 될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곧 중력 역전이 일어날 거야. 캬캬.”

그들이 웃으며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폴 일행은 사무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화면에는 남은 시간이 58분이라고 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두리번거리던 여자아이가 정지 버튼을 찾고는 자신 있게 눌렀지만 화면은 바뀌지 않았다. 정지 버튼을 여러 차례 누르자 화면의 글자가 바뀌었다.
“1부터 9까지의 숫자와 나누기 기호를 한 번씩만 써서 정확히 $ \frac{1}{3} $이 되는 두 개의 식을 각각 찾으시오. 그럼 카운트다운이 정지됩니다.”


미션 ❹ 행성간 이동 통로를 막아라!

간신히 11분을 앞두고 문제를 맞히자 카운트다운이 정지됐다. 하지만 그냥 일시정지 됐을 뿐이었다. 외계인들이 돌아와 다시 카운트다운을 되살리면 그뿐이었다.

“장치를 완전히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피타는 망을 보고 폴리스는 기계의 버튼을 조작하며 프로그램을 살피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는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중력 역전 현상이 다 외계인들의 음모였다니, 믿겨지지 않아. 벌써 몇백 년 전,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외계평화조약이 맺어져 행성 간에 서로 불가침 조약이 맺어졌다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계인들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침입을 받을 거란 사실은 짐작도 못했어. 그런데 이런 치사한 짓을!”

여자아이의 말에 폴리스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우리도 너한텐 외계인이야. 그만 투덜대고 너도 무슨 방법을 찾아봐.”

여자아이는 폴리스의 말에 놀란 듯 폴 일행을 바라봤다. 그러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렸다.
“칫! 무뚝뚝한 외계인 같으니라고.”

폴리스는 여자아이의 기분에는 관심도 없어 보였다. 그저 화면을 바라보며 바쁘게 손을 놀려 정지 프로그램을 찾았다.

“찾았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화면에 웬 기하학적 도형이 떠올랐다.

“저 별 모양 도형이 행성간 이동통로인가 봐. 저 통로를 찾아서 영구 차단하면 되나 봐.”

그때 사무실 바깥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왜 카운트다운이 정지한 거지?”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들어가 보면 알겠지.”

외계인들이 카운트다운이 정지된 사실을 알고 돌아온 모양이었다. 폴이 당황해서 허둥지둥하는데, 피타가 잽싸게 사무실 문을 안쪽에서 잠갔다. 폴 일행은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헉! 그 녀석들이 돌아왔나 봐! 어떻게 하지?”

바깥에 있던 외계인들은 안쪽 사무실의 문을 열다가 문이 잠긴 것을 보고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경비! 경비! 침입자가 발생했다! 어서 이 문을 열어!”

외계인들은 사무실 문을 거칠게 잡아 당기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 어서 이 문제를 맞추는 수밖에 없어!”

“문제가 뭐야?”


외계인, 과거인, 미래인과 함께 다음 여행지로!

폴 일행이 문제를 맞추고 프로그램에 행성간 이동 통로 영구 차단을 명령했다. 그러자 중앙 장치가 마치 폭주하는 증기기관차처럼 굉음을 내며 열기를 내뿜었다. 그러더니 ‘펑! 퍽퍽!’ 소리와 함께 기계 이곳저곳에서 작은 폭발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중앙 장치가 폭주하는 것 같아. 이곳을 피하자!”

한 외계인은 폭발을 막아 보려고 장치 옆으로 다가가
다가 폭발에 휘말려 쓰러졌다. 다른 외계인은 자신이 불리해진 걸 알고 뒷걸음질치며 도망갔다.
“우리도 어서 나가자. 이곳은 위험해.”

밖으로 나와 보니 더 혼란이었다. 중앙 장치가 고장난 탓인지 중력 역전 현상이 약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작은 물체들부터 원상태로 돌아오며 여기저기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었다. 폴 일행은 어서 이 혼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황급히 우주선을 향해 달려가 출발 버튼을 눌렀다. 한숨을 돌리며 옆을 보니 여자아이가 멍한 표정으로 우주선에 타 있었다.

“엥? 너도 탔어?”

“서…, 설마 이거 시간 여행 장치야?”

폴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이구. 객식구가 하나 더 늘었네.”

여자아이는 울상인 표정으로 큰소리를 쳤다.

“내려 줘! 내려 줘!”

“늦었어. 이미 우주선이 출발했다고. 그리고 한동안 네가 있던 곳은 중력 역전 현상으로 인해 위험할거야. 그런 곳에 당분간 가고 싶지 않다고.”

여자아이는 야속한 눈을 하고 폴리스를 노려봤다. 폴은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여자애를 향해 괜히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넌 이름이 뭐니?”

“흥! 난 하루라고 해.”

“이름 예쁘네. 그런데 여기 외계인과 과거인, 미래인이 다 모였네? 폴과 피타는 외계인, 데카르트는 과거인, 넌 미래인이잖아. 신기하지 않니?”

그때 피타가 웬 장치를 꺼내더니 자판을 눌렀다.

“캬캬…? 중력 역전? 지금 뭐 하는 거야?”

피타가 태블릿PC에 ‘캬캬’와 ‘중력 역전’이라고 검색하자 캬캬족의 사진과 정보들이 화면에 떴다.

“이건 뭐야?”

그러자 폴리스가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시공간 정보 사전이야.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찾아보면 돼. 우리가 정보를 추가로 입력할 수도 있지.”

“우아! 나한텐 뭐 줄 거 없어?”

“네 것도 있어. 데카르트 님을 돌려 보내고 줄게.”

그러자 잠자코 있던 데카르트가 고집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꼭 가 보고 싶은 곳이 있네. 그곳에 데려다 주면 다음 번에 아무 소리 안 하겠네.”

“휴~, 거긴 또 어딘데요?”

폴리스는 체념한 표정으로 물었다.

“가 보면 아네! 일단 출발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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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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