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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온가족이 즐거운 수학체험관 궁리마루


“수학공부도 놀면서 할 수 없을까?”
다양한 체험학습 시설이 생기고 있지만, 유독 수학만은 체험하면서 배울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생긴 지 1년 만에 13만 명의 청소년을 열광시킨 수학체험관이 있다. 종이와 펜 없이도 수학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궁리마루’는 어떤 곳일까?


궁리 끝에 탄생한 궁리마루!


지난 2012년 초, 부산 시내 중심가인 서면에 위치한 중앙중학교가 학생수 감소로 이전하게 됐다. 이 소식을 들은 부산과학기술협의회에서는 빈 중앙중학교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수학과학창의체험관 ‘궁리마루’다. 사물의 이치를 마음 속으로 깊이 생각해 본다는 뜻의 ‘궁리’와, 온 가족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인 ‘마루’를 합성해서 지은 이름이다.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작년 4월 초에 개관한 궁리마루는 지난 1년 동안 13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수학동아>;에서 찾아간 때가 평일 오후였음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궁리마루 앞마당을 공원처럼 거닐고 있었다. 학교 교문이었던 곳에는 ‘생각하는 의자’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입구 역할을 하고 있었고, 앞마당에는 수학과 과학을 상징하는 나무 모양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궁리마루 본관에 들어가자 교실을 개조한 체험전시실 주변을 오가는 어른들이 눈에 들어왔다.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 전시관에 웬 어른들이 이렇게 많을까?

알고 보니 그 어른들은 학생들의 체험을 돕는 ‘과학문화 해설사’! 과학문화 해설사들은 1년에 60시간씩 3년간 부산시에 있는 대학에서 교육학과 과학 교육을 받은 학부모들로, 궁리마루에서 학생들의 체험을 돕고 있다. 특히 초·중·고 단위로 최대 20명씩 학생들을 안내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설명할 수 있고,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전시물에 담긴 수학과 과학 원리까지 꼼꼼히 챙겨 줄 수 있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신나는 수학 원리!

궁리마루에는 약 140가지의 체험 전시물이 있다. 그중 수학 체험 전시물은 약 70가지로, 6개의 전시관에 나뉘어져 있다. 6가지 전시관은 각각 차원, 방정식과 함수, 기하학과 측정 개념, 그리고 예술 속 수학과 미분과 적분을 체험하는 전시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모든 전시물을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물건으로 구성해 관람객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했다.

각 전시관에서는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20분 동안 체험을 하게 된다. <;수학동아>;가 방문한 날은 특별히 궁리마루에 있는 체험 전시물을 직접 제작한 김병인 박사가 일일 해설사로 나섰다. 김병인 박사는 6개의 전시관을 체험하고 나면 수학의 중요한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첫 번째 체험관인 ‘3.14의 방’으로 안내했다.

“이곳에서는 원주율을 측정을 비롯해, 원과 타원의 성질에 대해서 체험해 볼 수 있어요. 여기 자전거 타이어를 보세요. 곁에 놓인 줄자로 타이어의 둘레와 지름을 재고, 계산기를 이용해서 둘레를 지름으로 나눠 보세요. 어때요? 친구들이 알고 있는 원주율과 같은 값이 나왔나요?”

간단한 원주율의 원리지만, 타이어를 이용해 측정하고 계산하는 과정은 마치 게임처럼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런 재미 때문에 관람객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원주율에 근접한 값을 찾기 위해 여러 번 반복해서 측정하고 있었다.

한편, 기하학의 위상 개념을 체험하는 ‘뫼비우스 띠’ 방 천장에는 거대한 뫼비우스 띠 모양의 트랙이 달려 있다. 무선 조종 자동차가 아슬아슬하게 그 위를 내달리기 시작하자 관람객들은 모두 ‘와~!’ 하는 탄성을 질렀다. 흥미진진한 자동차 레이스를 보면서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뫼비우스 띠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365일 이어지는 수학과 과학 축제!

궁리마루에서는 상설 체험 전시뿐 아니라 연중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지난 3월 10일에는 파이데이를 맞아 파이 시계 만들기와 수학 인형극, 파이 골든벨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고, 4월 과학의 달에는 부산과학축전을 개최한다. 또 연구원들이 직접 만든 교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탐구교실과 다양한 캠프 행사를 비롯해, 부산지역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10월에는 부산 수학축제도 개최한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1년 내내 수학과 과학 창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유는 뭘까?

“궁리마루는 부산에 축제처럼 수학과 과학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 궁리마루를 모델로 삼은 제2의 궁리마루들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열심히 ‘궁리’해서 앞으로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체험 전시물과 행사들을 만들 거예요!”

궁리마루는 생긴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부산지역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찾아올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최근 과학 전시물들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것이 많은데, 겉보기에는 굉장히 화려하지만 직접 만지면서 그 원리를 생각해 보게 하지는 못해요.

궁리마루에서는 학생들이 즐겁게 놀면서 생활 속 수학과 과학 원리를 깨우칠 수 있도록, 35명이나 되는 이공계 석박사 연구원들이 손수 체험 시설을 만들었어요. 궁리마루를 다녀간 친구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수학을 더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을 방문하는 <;수학동아>; 독자 친구들은 꼭 궁리마루에 들러 주세요~!

 - 손동운(부산과학기술협의회 상임이사)

2013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도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 사진

    궁리마루
  • 사진

    최영준 기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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