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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배송 비결1] 고객데이터로 주문을 예측하라

생활용품부터 도서, 화장품, 신선 식품,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으로 1억 개가 넘는 물건을 판매하는 산타마켓은 3단계를 거쳐 고객에게 물건을 배송합니다. 첫 번째는 공장이나 농가 같은 원산지로부터 물건을 사들인 뒤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단계, 두 번째는 주문이 들어온 물건을 모아 포장하는 단계, 마지막은 포장한 물건을 배송하는 단계입니다.
2~3단계와 달리 1단계는 주문을 접수하기 전에 처리해야 합니다. 다양한 물건을 팔수록 물건을 여러 곳에서 사들여야 하고, 특히 식재료의 원산지는 대부분 수도권 밖에 있어 거리가 멀기 때문이지요. 만약 주문이 들어오고 나서야 원산지에서 물건을 가져오면 핵배송은 커녕 고객들은 ‘상품 준비중’이라는 화면만 멀뚱멀뚱 봐야 할 거예요!

 

결국 주문하면 눈 깜빡할 사이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핵배송을 위해서는 다음 날 배송할 물건이 미리 물류센터에 있어야 하는데, 이때 고양이처럼 매서운 눈으로 다음 날 혹은 앞으로 주문이 얼마나 들어올지 예측해야 합니다. 주문량이 보관 중인 양보다 적어 재고가 쌓이면 보관 비용이 늘어나고, 채소나 해물 등을 오래 보관하면 신선도가 떨어져 상품 가치가 없어지니까요. 또, 주문량을 알아야 필요한 물건을 모아 포장하는 인력을 주문량에 맞춰 준비할 수 있죠. 원산지에서 갓 가져온 신선 식품을 핵배송할 수 있는 비결도 주문량을 예측한 덕분입니다.

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주문량을 예측합니다. 한 가지 방법은 전문가의 의견이나 현장 판매자의 경험,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예측하거나 예전에 판매했던 제품 중 비슷한 제품의 과거 주문량
변화를 참고하는 방법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과거에 얼마나 팔렸는지 나타내는 수요 데이터를 이동평균법, 지수평활법 같은 수학적 기법으로 분석하는 방법이죠.
그런데 과거 수요 데이터만으로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는 건 바로 다음 날, 또는 다음 달만 예측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요 데이터’만 분석하기 때문에 수요에 영향을 주는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이돌의 공항 패션이 공개되면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아이돌이 신은 옷과 신발 주문이 폭등하고, 어떤 음식에 해로운 성분이 들었다는 뉴스가 SNS에 퍼지면 순식간에 주문을 취소해 수요가 크게 변하는데도 말이죠.
보다 많은 변수를 반영하고, 먼 미래의 수요까지 예측하는 방법은 바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겁니다. 수요에 영향을 주는 데이터를 모은 뒤 각 데이터를 대표하는 변수와 수요량 사이의 함수를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 패션 쇼핑몰에서 새로 출시한 옷을 SNS에 올렸을 때, 이 게시물을 공유한 횟수가 수요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수 있죠. 이를 위해선 각종 데이터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고객은 데이터를 남긴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확증적 데이터 분석’이고, 다른 하나는 미리 모은 데이터를 가지고 가설을 세워 데이터를 분석하는 ‘탐색적 데이터 분석’입니다. 확증적 데이터 분석이 만들고 싶은 요리를 떠올린 뒤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거라면, 탐색적 데이터 분석은 각종 재료를 마구잡이로 수집한 뒤 이 재료들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을지 떠올리는 거지요.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 ‘빅데이터 분석’이 탐색적 데이터 분석에 해당합니다.
재료가 많으면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고, 똑같은 요리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거나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격언처럼, 신뢰할 수 있고 주문량처럼 알아내고 싶은 값과 연관성이 높은 데이터를 선별해야 하죠.
고객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다양한 데이터를 남깁니다. 회원 가입할 때 입력하는 이름, 생년월일, 성별은 물론 검색한 키워드, 자주 본 상품 목록 등 온라인에서 물품을 알아보기 위해 했던 모든 행동이 데이터로 기록되죠. 인공신경망을 이용하면 이런 변수 사이의 관계를 찾을 수 있어 ‘날씨가 맑은 수요일 점심에 커피 주문량이 평소보다 3배 늘어난다’와 같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 남긴 데이터가 어떤 주문을 할지 예측하는 데 쓰인다는 사실이 놀랍죠? 놀라긴 이릅니다. 요즘 추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다 찾는다’거든요. 데이터를 많이 수집하면 주문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뿐 아니라 고객에게 꼭 맞는 상품을 추천하거나 개인 맞춤형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정기구독은 일정 기간 동안 서비스나 상품을 받겠다고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주문량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죠.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법이니, 시간 날 때마다 고객들의 데이터를 주워 담읍시다!

 

2020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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