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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쌤의 수학공부 꿀팁] 내가 주인이 되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 율곡중학교 오선영 교사

 

수학 수업 좋아하세요? 수학에 자신이 없어서 수학 수업도 재미가 없다고요? 
그렇다면 오선영 선생님의 수업을 만나보세요. 수학을 잘하는 학생도, 수학이 어렵다는 학생도 입을 모아 ‘재밌다’고 말하는 이 수업의 비밀을 알려드릴게요!

 

“수학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수학이 재미있어요.”


중학교 때 2년간 오선영 교사의 수업을 들은 김민호 율곡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말했습니다. 좋아하지 않는데 재미있다는 아이러니한 말에 기자가 의아해 하는 사이 다른 학생들이 입을 모아 동의했습니다. 


“수학 성적이 특별히 좋은 건 아니지만 수학에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에요.”, “오선영 선생님의 수학 수업은 기다려지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과연 어떤 수업이길래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까요?


오 교사는 ‘수학은 대단한 거야’, ‘수학은 꼭 해야 하는 과목이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학이 왜 꼭 필요하죠?”라고 묻는 학생에게 “꼭 필요하진 않아. 네 꿈에 상관없을 것 같으면 못해도 괜찮아.”라고 답합니다. 수학의 중요성을 설파 당할 거라고 생각했던 학생은 너무나 ‘쿨’하게 ‘수학을 못해도 된다’고 말하는 수학 선생님의 대답에 오히려 놀랍니다.


오 교사는 입시에 수학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해 수학을 못하면 대학의 50%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오히려 수학에 부담을 느끼게 하고 수포자를 양산한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수학을 장벽이 아닌 다른 여느 과목처럼 편히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제가 바라는 건 모든 학생이 수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예체능 같은 다른 길을 걷는 학생들의 삶에서도 수학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 거예요. 수학은 모든 삶에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배워두면 장점이 많은 학문이거든요. 그 점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폭발적 성장은 자기주도학습으로부터~


오 교사는 무엇보다도 ‘자기주도학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내적 동기가 확고해, 누가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학습의 주인이 되는 공부법을 뜻합니다. ‘왜 이 공부를 해야 하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자기 안에 있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의 출발이지요.  


“아무리 새롭고 세련된 수업도 스스로 필요성을 실감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큰 효과를 내기 어려워요. 중학생 정도 되면 비판적인 능력이 충분하므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자기한테 질문을 던져야 해요. ‘왜 내가 수학을 공부해야 하지? 정말 필요할까?’라고 질문하고 답을 스스로 찾아본 학생은 어려움이 와도 수학을 쉽게 포기하지 않거든요.” 


오 교사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수학의 기초를 놓친 학생들이 다시 수학에 흥미를 느낄지 고민하다가 ‘자기주도적 수학 학습’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저도 공부를 항상 열심히 하지는 않았어요. 학창시절 대부분은 억지로 공부했죠. 그런데 어떤 시기에 폭발적으로 실력이 향산된 적이 있었어요. 그때가 바로 뚜렷한 목표가 있어 노력하는 것을 즐기던 시기였어요. 학생들도 해마다 몇 명은 눈부시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건 특별한 공부 기술을 찾은 게 아니라 내적 변화가 생긴 경우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것보다 학습에 대한 마음 자체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수학 교육의 사각을 줄이려는 노력


스스로 질문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려면 수학에 대한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한 오 교사는 수학 시간에 자신감이 낮은 학생들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확한 정답을 못 맞혀도 아이디어를 이해하면 ‘수학적 센스가 있다’고 칭찬했죠. 또 수행평가의 비중과 횟수를 늘리고 2번이었던 지필고사를 1번으로 줄였습니다. 그러자 주눅이 들어있던 학생들에게 신기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무슨 ‘근자감’인지 학생들이 이렇게 말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수학이 저랑 좀 맞는 것 같아요’, ‘예체능을 제외하고 한 과목만 공부해야 한다면 수학을 고를래요’라고요. 지금 당장 수학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도 이런 말을 하는 학생들이 생겨난 것이 보람찼어요. 최소한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언제든 재능을 꽃피울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냐고 묻자 오 교사가 바로 한 학생을 떠올렸습니다. 현재는 율곡고등학교 3학년인 김성현 학생은 중1~중2 때까지 수학 성적이 정말 좋지 않았고 수업 태도도 좋지 않은 학생이었는데 매번 말로는 ‘수학 잘하고 싶어요’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마주칠 때마다 ‘수학 공부는 하고 있니?’, ‘수학을 제대로 하고 싶어지면 찾아와’ 등의 말을 계속 건네며 관심을 가졌더니 중3이 된 어느 날부터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첫 시험에서 30점을 받았는데 원래 성적과 똑같은데도 너무나 좋아하기에 왜 그러냐고 물으니 “그동안은 전부 찍어서 30점이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처음으로 풀어서 받은 30점이에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미친 듯이’ 공부하기 시작해 성적이 쭉쭉 오른 성현 학생은 고3이 된 지금 수학교육과 진학이 결정됐습니다. 


“성현이는 저를 마주칠 때마다 항상 고맙다고 말해요. ‘저를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요. 수학을 잘하는 학생에게는 모두가 관심이 많아요. 부모님도 사회도 말이죠. 하지만 수학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늘 찬밥신세예요. 자기주도의 씨앗에 계속 관심을 주고 물을 주면 누구나 그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요.”


혹시 지금 수학 성적이 뜻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수학 자체를 멀리했다면 근자감도 좋으니 “수학 별거 없어!”라고 일단 외쳐보세요. 그리고 한번 질문해보세요. 수학은 왜 배워야 할까? 정해진 답은 없어요. 내가 정한 답이 생기는 순간, 여러분의 자기주도 씨앗이 움트기 시작할 거예요! 

 

 

 

 

2020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박현선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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