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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아일랜드를 탐험하다 보니 지구를 위한 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만났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2013년은 유네스코가 정한 ‘MPE’의 해였대. MPE는 Mathematics of Planet Earth, 즉 지구를 위한 수학을 의미하지. MPE의 해를 맞아 2013년 3월에는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선포식이 열리기도 했어. 그만큼 지구 전체에 걸쳐 일어나는 문제에 대응하는 데 수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거지. 


지구를 위한 수학은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전염병, 에너지 및 식량 문제 등 지구를 위한 각종 문제를 수학으로 연구하는 분야를 말해. 앞서 살펴본 기후 모형은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라는 미분 방정식으로 연구하는 것이고, 각종 기후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연구하기도 하지. 


한국의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서는 극지방에서 해빙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구하고 있어. 일명 ‘극지 빙상동역학 모형’으로 바다에서 해빙의 움직임을 예측해. 동시에 해빙으로 한국의 해수면이 바뀌는 정도를 알아보기도 해. 

 

 

파리협정만으로는 기후변화 늦출 수 없다고?


2019년 7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놀라운 결과가 발표됐어.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과 부산대, 연세대 및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와 미국 신시내티대의 수학자와 과학자가 뭉친 국제 연구팀의 성과였지. 


보통 기후를 예측할 때는 여러 개의 기후 모형에서 수치를 얻어. 그리고 수많은 데이터의 평균을 얻거나, 확률 분포를 적용해서 통합 수치를 얻지. 하지만 이런 방법은 각각의 기후 모형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 가정하고 얻는 거야. 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수식을 사용하거나 계산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지. 


그래서 연구팀은 기존의 31개 기후 모형 중 실제 관측한 수치와 비슷하게 예측하는 모형에 가중치를 둬서 통합수치를 얻었지. 그 결과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었어. 수학자와 통계학자, 기후과학자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였지.


이 모형을 사용한 결과,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이 1.5℃ 오르면 9월의 북극 해빙이 완전히 사라질 확률이 6%였어. 2℃나 오른다면 북극 해빙이 완전히 녹을 가능성은 28%였지. 


이 결과를 보고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파리협정보다 더 엄격한 기후변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어. 실제로 12월에 열린 25번째 유엔 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2℃ 상승도 위험하다며, 1.5℃ 이상 상승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주장과 기존의 파리협정을 유지하려는 미국, 브라질, 인도 등의 주요 탄소 배출국들이 팽팽하게 맞섰지. 이렇게 수학자들도 과학자들과 함께 조금 더 효율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함께 연구하고 있어.

 

_INTERVIEW

 

 

강혁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공공문제연구팀 선임연구원)

 

“수학은 훌륭한 예언자예요!”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미리 대비하거나 방지하기 위해, 수학은 자연현상을 묘사하고 재현해 올바른 대처를 하도록 알려준답니다.

 

Q 하시는 연구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의 해수면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예상하는 연구를 해요. 해수면의 높이가 올라가면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크지만, 불확실성이 높아 정확히 어떤 일이 생길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처하기 어려워 피해가 매우 클 수 있죠. 이를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모습과 해안 모양이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측하려고 합니다.


Q 연구에는 어떤 수학이 쓰이나요? 


해수면이 올라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남극과 그린란드 대륙에 있는 빙하가 바다로 들어가는 ‘빙상 유실’이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륙 빙하가 바다로 이동하는 과정을 수학적 모델링으로 재현한 ISSM(Ice Sheet System Model)을 사용해 예측하죠. 빙하는 고체이지만, 모형화를 위해서 점도가 매우 큰 유체라고 생각합니다. 점성이 높아 물처럼 마구 섞이지 않고 일정한 모양의 흐름을 갖죠. 그래서 액체나 기체의 흐름을 나타내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과 유사하지만, 마구 섞이도록 하는 힘은 고려하지 않는 ‘스토크스 방정식’을 이용해 계산합니다.

 

Q 앞으로의 연구 방향은요?

 
연구를 통해 남극의 얼음이 전체적으로 높이가 1m 정도 감소하면 한반도 근처의 해수면은 38~42cm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안 모양과 도로는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고 있죠. 또 실제로 대비하는 데 사용하려면 정확성과 신뢰도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극지연구소와 함께 예측 오류를 줄여나가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2020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홍아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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