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이 두려워하는‘도형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호에서는‘도형의 성질’ 단원을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서울 반포중학교 임윤영 선생님을 찾아가‘도형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 처방전을 받아왔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평면도형’에 대해서만 집중해 알아보도록 하죠. 임윤영 선생님은 올해로 10년째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계세요. 다정한 미소로 학생들에게 늘 먼저 다가가시는 임 선생님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으시죠. 임 선생님은 ‘2007 개정교육과정’중학교 1학년 교과서를 공동 집필하는데 참여하셨고, 지금은 새로운 개정 교과서 집필을 준비하고 계신답니다. 특별히 오늘은 중간고사 이후에도 꾸준히 수학공부를 이어가고 있는 반포중 1, 2학년 남학생 9명과 함께했습니다.
선생님, 도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도형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휴대전화? 컴퓨터? 모두 맞습니다. 사실 도형이란점, 선, 면을 포함한 삼각형이나 사각형, 원 등의 모양이나 형태를 통틀어 말하거든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물은 거의 다 도형인 셈이죠. 그렇다면 수학에서 말하는 도형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수학에서는‘사물을 대표하는 기본적인 모양’을 도형이라고 해요. 쉽게 말해 모양의 이름을 정하고 성질을 정리해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죠. 학자들이 도형에 대한 기본 원리와 성질을 정리했기 때문에 우리는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설명해 줄게요.
도형 또는 기하학이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건축 분야’입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건축물인 에펠탑을 자세히 살펴본 적 있나요? 높이가 무려 324m나 되는 거대 건축물인 에펠탑은 무수히 많은 선과 다각형으로 이뤄져 있어요.
오른쪽 사진과 같이 부분별로 촘촘히 채워진 삼각형 구조가 기초를 이루고 있죠. 아름다움을 뽐내야 하는 대표 건축물을 딱딱한‘삼각형’을 이용해 지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삼각형 구조는 외부에서 큰 힘이 가해졌을 때도 힘이 분산돼 외형이 변형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것은 삼각형이 에펠탑을 비롯한 많은 건축물에서 활용되는 이유죠. 또한 삼각형은 다른 다각형보다 쉽게 무게중심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삼각형은 두 개를 모으면 사각형, 세 개를 모으면 오각형이 되니 다른 다각형 구조로 확장할 수 있어 외부 디자인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요.
이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 숨겨진 기특한 도형을 찾다 보면 도형 공포증이 조금씩 사라지게 될 거예요.
선생님만 알고 있는 비밀
● 선생님, 삼각형의 내심과 외심이 헷갈립니다
실제로 2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이 어려워하고 헷갈려 하는 부분이 삼각형의 내심과 외심이에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내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외심의 성질을 기억하거나 외심의 그림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워 해요.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용어 따로, 성질 따로 기억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이번 기회에 아래의 그림과 표를 살펴보며 같이 정리하고 꼭 기억하도록 해요.
삼각형 안쪽에 있는 원의 중심이라는 뜻의 내심과 삼각형 바깥쪽에 있는 원의 중심이라는 뜻의 외심의 정의를 기억하세요. 그 다음 내심과 외심의 성질은 자신만의 그림으로 그려 정리하세요. 그림을 그리면서 내심이 각의 이등분선의 교점인지, 외심이 각의 이등분선의 교점인지 구별할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문제를 빠르게 풀기 위해서는 공식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원리를 기억해 풀면 절대 실수하는 법은 없죠.
반포중 학생들의 생생 노하우
기자는 반포중학교 수준별 학습실에서 평소 수학에 관심이 많고, 수학의 매력을 잘 알고 있다는 1, 2학년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학년에 상관없이 모두 도형 관련 내용을 배우는 중이어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도형을 공부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2학년 박석준 군은 다음과 같이 대답해 주었어요.“도형 관련 단원은 문제의 유형이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방정식이나 함수를공부할 때도 어려웠지만, 개념을 이해하고 주요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서서히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도형 관련 문제는 워낙 다양한 유형으로 응용돼 풀이 방법을 쉽게 예측할 수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 그림을 보면 반사적으로 풀이 방법이 떠오를 수 있도록 연습했어요.”
이어 1학년 김성중 군에게는 도형이 실생활에 사용되는 예를 들을 수 있었어요.“제가 관심을 가지고찾아봤더니, 학교에서 배운 기본 도형의 원리와 성질이 생활 곳곳에 사용되고 있더라고요. 직접 갈 수 없는 곳의 거리를 잴 때 삼각형의 합동을 이용해 구할 수 있다고 해요. 또한 지진이 일어났을 때,같은 시간에 지진파가 도착한 세 곳을 선으로 이어 수직 이등분선의 교점으로 진앙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요.”
임윤영 선생님의‘도형 이렇게 공부하자!’
수학 공부는 계단을 한 칸씩 올라가는 것과 같아요. 한꺼번에 여러 칸을 오를 수는 있지만, 아래 계단을 밟지 않고는 다음 계단으로 갈 수는 없죠. 그래서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땐 확실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만약 어설프게 이해한 개념이라면 응용문제나 심화문제를 만났을 때 당황하게될 거예요. 특히 도형과 관련된 단원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등장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익히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혹시 부족한 부분이 초등 과정이라 할지라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과감히 복습하는 용기가 필요한 거죠.
글을 마치기 전에 학생들이 자주 실수하는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갑시다.먼저 삼각형의 합동을 표기할 때는 반드시 대응하는 꼭짓점을 차례대로 쓰는 연습을 하세요. 좌우가 반전돼 있거나 전체가 회전돼 있는 경우에는 늘 하던 대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형의 이름을 쓰다 보면 실수가 생기거든요. 꼭 대응하는 꼭짓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각형의 합동 조건을 찾을때 ‘두 내각의 크기’만 주어진 경우는‘세 내각의 크기’가 주어진 경우와 같아요. 두 내각의 정보만 알아도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이므로 나머지 한 각도 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각형을 공부할 때는 여러 가지 사각형 사이의 관계를 벤 다이어그램 또는 수형도로 그려 기억하고 사각형의 이름에 따른 정의와 성질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책에 있는 그대로 외우기보다 자신만의 언어로 다시 정리해 외우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한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절대로 문제풀이에만 집중하지 마세요. 개념 정리를 소홀히 하면, 기본문제에서 조금만 응용한 문제도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꼭 도형을 정복해서 이번 학기에는 좋은 성과를 기대해 봐요!
도전! 특별한 수학문제 만들기
임윤영 선생님은 수학이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수학은 공기처럼 꼭 필요한 학문이라고 소개하시면서요. 수학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토대로 수학 문제를 만드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추천해 주셨어요. 수학동아 독자 여러분도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수학문제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