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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 MIT에서는? ‘위대한 적분가’를 찾아라!

‘북적북적’
이곳은 미국의 명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캠퍼스입니다. 한창 방학인 1월에 학생들이 각자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뭘 하는 걸까요? 잠깐, 한 강의실에 익숙한 수학 기호가 새겨진 모자가 보입니다. 그 옆에 무언가 적혀 있는데요, 오잉? ‘위대한 적분가’…?

 

MIT 학생들에게 1월은 ‘독립 활동 기간(IAP)’입니다. ‘자유학기제’의 대학교 버전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이 기간에 사물놀이나 댄스처럼 학점과 관련 없이 열리는 교양이나 예체능 강의를 듣거나 ‘로봇 제작 경연대회’ 같은 이벤트에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12월이면 학생과 교직원은 독립 활동 기간에 선보일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또 없어지지만, 몇십 년 동안 계속 열리는 프로그램도 있죠. 그중 하나가 MIT 수학과 대학원생들이 주최하는 ‘적분 대회’입니다.


적분 대회는 올해로 무려 40회를 맞는 MIT의 전통 있는 대회로, 적분 문제를 제한 시간 내에 많이 푸는 대회입니다. 적분은 함수에 따라 아주 복잡하기도, 아주 쉽기도 합니다. 때때로 간단한 함수가 적분하기 어렵고,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 함수가 간단한 아이디어로 풀리기도 하죠. 


구경하러 온 학생들은 누가 아이디어를 먼저 떠올려 문제를 풀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비록 강의실 안에서 칠판과 분필만 가지고 치르는 대회지만, 올림픽 경기를 방불케 합니다. 적분 대회 결승전에 100명이 넘는 관중이 찾는 것만 봐도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알 수 있겠죠?

 

 

첫 번째 ‘위대한 적분가’의 탄생


적분 대회는 미국 하비 머드 칼리지 수학과 교수인 앤드루 버노프가 1981년에 열었습니다. 당시 MIT 응용수학과 3학년이었던 버노프 교수는 ‘알파벳이 영어의 근본인 것처럼 수학의 근본은 적분’이라고 생각해 MIT 학생을 대상으로 적분 대회를 개최했어요. 


당시에는 단계마다 칠판에 문제를 동시에 풀어 많이 푼 학생에게 ‘위대한 적분가’ 칭호를 줬는데, 참가자가 늘면서 시험을 보듯 적분 문제 20개를 푸는 예선을 도입하고 정규리그와 개인전을 거쳐 위대한 적분가를 뽑았습니다. 첫 번째 적분 대회의 우승자는 화학공학과 학생이었던 알리 보르한이 차지했죠.


1981년 이후 MIT는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적분 대회를 열었습니다. 현재는 예선 시험을 통해 성적이 좋은 16명을 선발한 뒤, 정규리그를 통해 8명을 선발하고, 이 8명이 개인전을 펼쳐 최종 우승자를 뽑습니다. 


정규리그와 개인전은 토너먼트로 진행하는데, 2명씩 짝을 지어 동시에 똑같은 적분 문제를 1개씩 풀어 문제를 더 많이 푼 사람이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최후까지 남은 4명에게는 수학과에서 준비한 수학책을 선물로 주고 우승자에게는 ‘위대한 적분가’의 칭호를 주면서 기념 모자를 씌어주죠.
수학 문제를 푸는 대회라니 정말 MIT 학생들  답지 않나요? 꼭 적분이 아니어도 좋아요! 반 친구들과 이차방정식 대회, 인수분해  대회 같은 수학 대회를 열어 즐겁게 수학을 공부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느 참가자의 유쾌한 꿀팁>;

 

 tip1 ● 글씨는 가능한 작고, 복잡하게!


적분 대회에서는 옆 사람의 칠판을 봐도 된다. 나보다 계산이 빠른 상대방이 내 아이디어를 베끼지 않도록 글씨를 알아볼 수 없게 적자. 


 tip2 ● 가능한 많은 적분 공식을 외워라!


간단한 적분 문제가 모여 복잡한 문제를 만든다. 이미 알려진 적분 문제의 답을 외워두면 빠르게 풀 수 있다. 


 tip3 ● 오래된 책에서 적분 기술을 익혀라!


삼각함수 공식과 치환은 적분할 함수를 간단하게 만들어 준다. 때때로 오래된 수학책에 생각지도 못한 기술이 숨어있으니 참고하자!

2020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김우현 기자 기자
  • 사진

    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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