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잎은 종이를 오린 듯이 평평하고 둥근 모양부터 컵 모양까지 다양합니다. 잎의 모양은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요? 최근 엔리코 코엔 영국 존이너스센터 교수팀은 ‘극성 장’이라는 잎 세포의 특징이 잎의 모양을 결정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과 수학 모형으로 검증했습니다.
극성 장은 수학과 물리학 개념인 벡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벡터는 힘과 속도처럼 크기와 방향을 가진 물리량이고, 극성 장은 식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특정 부분에 쏠려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극성 장을 벡터처럼 크기와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코엔 교수는 극성 장의 크기와 방향에 따라 잎 세포가 성장하고, 일부 잎 세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지면서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진다는 가설을 세웠죠.
연구팀은 식충 식물인 ‘열대통발기바’가 곤충을 잡아먹는 컵 모양의 통발을 이용해 가설을 확인했습니다. 통발 세포가 성장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관찰해, 세포들이 성장하는 방향과 크기를 수학 모형으로 추측한 겁니다. 그 결과 성장 방향이 통발 안에 있는 분비샘을 중심으로 하는 동심원의 접선 방향과 비슷했습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10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