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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고등학교가 수학 즐기는 비법! 내고, 모으고, 풀고, 즐기고!

지난 6월 5일,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한다는 소문이 자자한 울산과학고등학교에서 송무용 교장과 김은태 수학 교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결과,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울산과학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는 명확했다. 수학을 즐길 준비가 됐다고? 학교가 팍팍 밀어줄게. 학생들 하고 싶은 거 다 해!

 

 

한 수학 교수가 학교 복도 칠판에 문제를 적어 놓는다. 복도를 지나다니던 학생들이 문제에 관심을 갖지만 아무도 풀지 못하고 있을 때, 청소부가 몰래 문제를 풀어 놓는다. 다음 날 학교는 뒤집어진다. 한국에서 1998년 개봉한 영화 ‘굿 윌 헌팅’의 한 장면으로, 이 사건 이후 주인공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데 정확히 20년 뒤인 2018년, 기자는 현실에서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대학교가 아닌 고등학교였으며, 청소부가 아니라 학생이 주인공이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주인공인 울산과학고


“수학 선생님이나 학술동아리에서 어렵지만 좋은 문제를 발견하면 복도에 있는 칠판에 문제를 적어 놓아요. 누구나 문제를 풀 수 있고, 누군가 적어놓은 풀이에 오류가 있거나 설명이 부족하면 그 밑에 적어 함께 해결합니다.”

 

김 교사가 울산과학고에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며 칠판문제를 소개했다. 풀기 어려운 문제를 공유해놓으면 아이디어가 떠오른 누군가가 풀이를 적는다. 여기서 실마리를 얻어 또 다른 누군가가 완전한 풀이를 찾는다. 여럿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울산과학고만의 ‘폴리매스 프로젝트’다. 문제는 선생님들이 찾아 게시하거나 학술동아리 ‘익스포넨셜(exponential)’의 학생들이 직접 만든다.

 

 

수학 문제 만들기는 울산과학고에서 늘 하는 일이다. 학생 모두 직접 문제를 만들어 와서 수업 시간에 서로의 문제를 함께 풀어본다. 그러면서 문제의 오류를 잡아내기도 하고, 문제를 낸 사람보다 더 좋은 해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아예 동아리 형식의 편집부를 꾸려 좋은 문제를 선별해 ‘우리들의 문제’ 문제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최성호 군(2학년)은 “처음이라는 데 모험심도 생겼고,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게 아름답다고 생각해 시작했다”며, “단점을 보완해 앞으로 더 좋은 책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초대 편집장으로서 포부를 밝혔다. 책에 실리는 문제는 수업시간에 친구들이 만든 문제에서 고르는데, 문제가 얼마나 짜임새 있는지, 오류 없이 답이 간결하게 나오는지에 초점을 맞춰 선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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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heynism@donga.com)
  • 사진

    심규현(울산과학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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