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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 수학 정리로 알아보는 투표 조작 의혹 쟁점3

이 연구원이 알아낸 수학 정리는 네티즌이 제기한 의혹을 모두 설명할 뿐 아니라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추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 이번 사건이 최종 순위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쟁점1. 제작진의 해명은 의혹과 모순된다?

제작진은 이번 사태가 득표율을 계산한 뒤 환산한 득표수를 방송에 내보내면서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네티즌이 찾아낸 상수 7494.442와 각 순위별 득표수를 계산하기 위해 곱하는 자연수의 합이 2000이라는 점은 제작진의 해명처럼 득표율 계산과 환산 작업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리고 7494.442를 다시 7494와 7495라는 자연수로 나눠 득표수를 계산하며 다른 의혹까지 함께 설명할 수 있게 만든 이 연구원의 정리는 제작진의 해명이 벌어진 상황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렇다고 이 수학 정리가 제작진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수학적 정리는 방송에 공개되지 않은 원래 득표수 자체에 조작이 없다는 전제 안에서만 일어났을 법한 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순위를 뒤바꾸는 득표수 조작이 있었다면 방송에 공개된 수를 이용해 실제로 일어난 일을 추측해 보려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경찰은 1~3차 투표에서 조작이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쟁점2. 득표수 ‘뻥튀기’ 가능성 있다?
대체 왜 제작진은 득표수를 바로 공개하지 않고 득표율을 계산해서 환산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을까요? 득표수를 부풀리기 위한 작업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시즌별 최종회 득표수는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배출한 시즌1이 약 467만 표였고, ‘워너원’을 배출한 시즌2가 약 1607만 표였습니다. 그리고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시즌3은 약 445만 표였죠. 시즌1의 최종 득표수보다 약간 적은 수입니다. 신기하게도 시즌4의 최종 득표수는 시즌2에 조금 못 미치는 약 1499만 표였죠.


네티즌이 발견한 2000과 7494.442라는 수는 시즌4의 득표수를 시즌2보다 조금 적게 만들어주는 수입니다. 결국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과거보다 떨어진 것을 감추기 위해 득표율을 계산한 뒤 새로운 득표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2000과 7494.442를 이용했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득표수에서 득표율을 계산한 뒤, 총 득표수의 합이 2000이 되도록 각 연습생의 득표수를 환산하고 거기에 7494.442를 곱한 겁니다. 이 수는 총 득표수의 합이 조금 더 그럴싸하게 보이도록 수를 바꿔가면서 계산하다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쟁점3. 순위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을까?
득표수 부풀리기가 있었다면, 연습생들의 최종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요? 각 연습생의 원래 득표수에 곱해준 수가 동일하기 때문에 최종 득표수로만 결정되는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하지만 앞선 세 차례 득표수까지 합산해서 선발하는 최종 11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종 득표수가 얼마나 부풀렸는지에 따라서 3차까지의 득표수 합계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죠. 1~3차 투표에 조작이 없었다는 전제로 이 연구원이 3차까지의 득표수를 반영해 계산한 결과 최종 득표수가 공개된 수의 절반이 조금 안 되는 605만 표 이하라면 11위는 현재의 이은상 연습생이 아닌 김민규 연습생이 됩니다.


과연 득표수 부풀리기가 있었을까요? 있었다면 정말 순위를 뒤바꿀 정도로 큰 과장이었을까요? 아니면 순위 결과를 뒤바꾸는 조작이 있었을까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경찰 조사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인터뷰 “수학자로서 알고 있던 배경지식 덕분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Q제작진의 해명을 검증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추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수에 관한 것이어서 수학적인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언론 보도에서 ‘1~10위까지의 득표수 차이가 7494와 7495라는 수의 합으로 나타난다’는 문장을 봤는데, 수론적으로 의미가 있는 현상이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다양하게 제기되는 의혹을 정리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수학에서 이 현상과 비슷한 ‘프로베니우스의 동전 문제’라는 문제가 있는데, 그런 배경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수학적인 관련성을 생각해 볼 수 있었죠. 프로베니우스의 동전 문제란 19세기 독일 수학자인 퍼르디난드 프로베니우스가 제시한 것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동전으로 만들 수 없는 가장 큰 액수가 얼마인지를 묻는 문제예요. 동전의 종류가 두 개(a, b)일 때는 ab-a-b라는 것이 밝혀져 있답니다. 그보다 적은 금액은 동전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니 a와 b를 7494와 7495라 했을 때 ab-a-b보다 작은 득표수 차이가 전부 7494와 7495의 배수의 합으로 표현되는 현상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Q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수학 정리를 발견하셨는데 정리에 이름이 있나요? 
이름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수학적으로 그렇게 대단한 정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본 적이 없었던 것이고, 아이돌 프로그램을 계기로 생각해 보게 됐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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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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