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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CHO의 롤링수톤] 우주로 떠난 머큐리의 여정 '퀸의 39'


1970년대 영국에는 여왕이 두 명 있었습니다. 왕실 안에서는 군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관료들을 지휘했고, 왕실 밖에서는 록밴드 ‘퀸(여왕)’이 음악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었지요. 퀸은 보컬 프레디 머큐리, 기타리스트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 그리고 베이시스트 존 디콘 네 명으로 이뤄진 밴드입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머큐리, 물리학도 메이, 치대생 테일러가 만났으니 개개인의 취향도 성격도 매우 달랐습니다. 덕분에 퀸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 수 있었지요. 퀸은 1973년 1집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활동했지만, 보컬이 사망하면서 잠정적으로 해체합니다. 그 이후로 다시 20년이 더 지났습니다. 비록 머큐리는 우주로 떠났지만, 퀸의 음악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머큐리가 노래를 잘하는 과학적 이유
파로크 불사라는 1946년 탄자니아 잔지바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영국으로 간 불사라는 프레디 머큐리로 개명한 뒤, 밴드 퀸에서 활동합니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컬 중 한 명이 됩니다.

2016년 4월, 유럽의 과학자들은 머큐리의 노래가 좋게 들리는 이유를 분석해 ‘음성언어학저널’에 논문을 실었습니다. 연구팀은 머큐리의 노래와 생전 인터뷰 음성을 분석해 목소리의 특징을 찾았습니다.

연구 결과 머큐리의 음역은 일반 남성들보다 현저히 넓었습니다. 보통 2옥타브에서 2옥타브 반의 소리를 낼 수 있는데, 머큐리는 무려 4옥타브를 오가는 소리를 낼 수 있던 것이지요.

일명 ‘떠는 소리’로 알려진 비브라토에서도 특징이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비교했는데, 분석 결과 머큐리와 파바로티의 비브라토 진동수는 각각 0.11과 0.89였습니다. 머큐리의 떠는 소리는 파바로티의 떠는 소리의 8분의 1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머큐리의 목소리는 어떻게 청중을 열광시켰을까요?

바로 비브라토 진동수의 불규칙성 덕분이었습니다. 머큐리의 독특한 창법은 매우 불규칙한 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머큐리만이 낼 수 있는 소리가 명곡을 만들어 낸 비법이었던 거지요.

록밴드가 아니라 팝밴드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멋진 목소리와 뛰어난 연주, 관객을 압도하는 무대 퍼포먼스로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퀸은 계속 승승장구하며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음반을 많이 판매하는 음악가가 됩니다.
천체물리학자 기타리스트
이번에는 천체물리학자이자,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 4대 총장이었던 기타리스트를 소개하겠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한결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브라이언 메이, 퀸의 기타리스트이지요.

메이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천체물리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밴드를 결성해 음악을 합니다. 잠깐 휴학이 수십 년이 될 줄…, 그때는 몰랐겠지요. 그러나 음악가가 된 뒤에도 천체물리학을 향한 메이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메이는 밴드생활을 쉬고 있던 2007년, 약 30년 만에 완성한 논문 ‘황도의 티끌구름에 관한 시상속도’로 기어코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에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한 100여 명의 저명한 과학자와 함께 소행성 충돌 위험을 경고하는 행사를 하며 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016년 9월, 천체물리학자 메이는 소행성에 친구 이름을 붙였습니다.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 센터는 ‘소행성 17473’을 ‘소행성 17473 프레디머큐리’로 명칭을 바꿨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요.

머큐리가 후대 음악가에게 준 영향을 기리며, 머큐리 탄생 70주년을 맞아 생일 선물을 준 것입니다. 소행성 17473 프레디머큐리는 화성과 목성 중간에 있으며 지름이 3.5km에 불과한 소행성입니다. 이렇게 작은 까닭에 잘 보이지 않아 1991년이 돼서야 발견됐습니다. 1991년은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해이기도 하지요.

메이는 음악을 할 때도 물리학도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이 노래를 들어보시죠!
 


퀸의 네 번째 앨범 ‘어 나잇 엣 디 오페라’의 5번째 곡, ‘39’의 내용입니다. 천체물리학자 메이는 상대성이론에 관심이 많았나 봅니다. 메이가 작곡하고 작사했으며 직접 노래까지 부른 곡 ‘39’는 상대성이론을 소재로 만든 노래거든요.
 
상대성이론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물리 이론입니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은 한 가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난 것으로 인식합니다.
 
쌍둥이 중 한 명은 우주로 떠나고, 한 명은 지구에 남아있습니다. 우주인 쌍둥이가 빛의 속도만큼 매우 빠른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한 뒤 지구로 돌아왔을 때, 우주인 쌍둥이는 자기보다 훨씬 늙어버린 쌍둥이 형제를 보고 놀랍니다. 가능한 얘기일까요?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가속도가 커지면 시간이 느리게 갑니다. 우주선을 타고 여행할 때 가속도가 있기때문에 지구에 있던 쌍둥이보다 우주인 쌍둥이의 시간이 천천히 가게 된 것입니다. 지구는 우주선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지구인 쌍둥이가 훌쩍 늙어버린 것이지요. 곡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상대성이론처럼 노래 속 우주인이 잠시 우주 탐험을 다녀온 사이에 지구는 수십 년이나 흘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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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 사진

    REX
  • 기타

    [참고자료] ‘Freddie Mercury-acoustic analysis of speaking fundamental frequency, vibrato, and subharmon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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