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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접 평론가 피터팍의 아이돌 수학] 강다니엘과 내 마음은 교집합♥

 

얼마 전 피터팍은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다. 중학교 수학 교과과정에 ‘집합’이 빠졌다는 것이다. 세상에, 동그라미 열심히 그리며 배웠던 그 재미있는 집합을 요즘 중학생들은 배우지 않는다고? ‘라떼는 말이야~, 


벤 다이어그램으로 네 맘 내 맘 교집합 그리기 바빴는데~’라고 생각하며 아쉬워하던 피터팍은 마침 아주 반가운 아이돌 앨범을 발견한다. 강다니엘이 컴백했는데 무려 앨범 표지가 벤 다이어그램이 아니겠는가. ‘아이돌 수학’과 피터팍이 이 기쁜 사태를 놓칠 리 없다. 언제 배워도 유익한 집합 개념을 강다니엘 앨범과 함께 익혀보자.   

 

2020년 3월 24일 오후 6시, 강다니엘의 첫 번째 미니앨범 ‘CYAN’과 그 타이틀곡 ‘2U’가 공개됐다. ‘2U’는 ‘너에게(To you)’라는 의미와 ‘이유’라는 의미를 담은 중의적인 제목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다 지친 이에게 ‘너라는 이유만으로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곡이다. 


봄바람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멜로디와 강다니엘의 설레는 목소리도 좋고, 무대 보는 재미가 있는 강다니엘답게 뮤비와 안무 영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이번 앨범의 모든 요소 중 단연 피터팍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앨범 커버의 아트워크였다. ‘CYAN’의 콘셉트를 그대로 살린 푸른 색감, 강다니엘의 멋진 로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건 누가 봐도 벤 다이어그램이 아닌가?!  

 

★‘CYAN’ 앨범 = 수학의 장★

 


‘CYAN’은 강다니엘의 데뷔 앨범 ‘color on me’에 이어지는 ‘COLOR’ 3부작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다. COLOR 시리즈는 강다니엘이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뜻한다.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CYAN’의 이미지에는 ‘시안(cyan)’을 페인트로 칠한 듯한 푸른 배경에 색의 3원색을 상징하는 시안, 마젠타, 노랑을 각각 벤 다이어그램으로 그리고, 3가지 색 중 시안의 영역에만 점 무늬를 그렸다. 즉 COLOR 시리즈에서 다룰 색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왼쪽 상단 강다니엘 로고 아래에는 ‘#00FFFF’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데, 이는 디지털에서 색상을 표현할 때 쓰는 ‘헥스 코드’로 나타낸 시안이다. 헥스 코드란 RGB 방식으로 색을 나타내는 표기법이며, RGB 방식은 빛의 3원색인 빨강(R), 초록(G), 파랑(B)을 섞어 영상이나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빛’의 3원색 중 2가지 색을 골라 섞으면 ‘색’의 3원색을 만들 수 있다. 초록과 파랑을 섞으면 시안, 파랑과 빨강을 섞으면 마젠타, 빨강과 초록을 섞으면 노랑이 된다. 빛의 3원색은 TV나 조명 등에서 빛을 섞어 색을 낼 때 쓰고, 색의 3원색은 물감이나 잉크 등을 섞어 색을 낼 때 쓴다.


헥스 코드는 ‘#’ 뒤에 여섯 자리의 16진수로 색상을 표기하고, 두 자리씩 차례로 각각 R, G, B의 농도를 나타낸다. 00(=010)일 때 가장 어둡고 FF(=25510)일 때 가장 밝다. 각 자리마다 0부터 255까지 256개의 색이 나올 수 있으므로 헥스 코드로 나타낼 수 있는 색상의 수는 총 256×256×256=16,777,216가지다. 헥스 코드는 시각으로 색을 인지할 수 없는 디지털에서 짧은 문자열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어 프로그래밍에 주로 쓰인다. 쉽게 말해 디지털에서 색을 인식하는 수학적인 표기법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깔끔하고 절제된 디자인에 시리즈의 정체성과 의미를 한번에 담다니. 그것도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데 최적화된 수학적 기법을 이용해서 말이다. 갓다니엘, 그는 대체…. 잘생길 건지 춤을 잘 출 건지 귀여울 건지 기획력이 뛰어날 건지 하나만 하시라고요! 

 

 

★기준에 맞는 모임, 집합★


“강다니엘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 이 동그라미 안으로 모여주세요.”


학생들이 잔뜩 모인 운동장에서 이렇게 외쳤다고 하자. 그러면 사람들은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릴 것이다. ‘많이 좋아한다’는 것은 명확한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 집합을 쓰면 명확하게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 수학에서 집합이란 조건에 따라 대상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모임을 뜻한다. 예를 들어 “강다니엘 노래 100번 이상 들어본 사람만 모이세요”라고 기준을 잡았다면 누가 듣더라도 헷갈리지 않고 같은 모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집합은 어떤 집단을 수학적으로 분류하고 그 사이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집합에 속해 있는 하나 하나의 대상을 그 집합의 ‘원소’라고 하며, 집합을 표기할 때는 중괄호 사이에 원소를 나열하면 된다. 예를 들어 1반에서 강다니엘 노래를 100번 이상 들은 사람이 철호, 미희, 순영이라면 그 집합은 {철호, 미희, 순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원소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쓰기 힘들 때는 {1반에서 강다니엘 노래를 100번 이상 들은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원소 대신 조건을 적을 수도 있다.  


이때 집합을 표현하는 또 다른 편리한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낸 ‘벤 다이어그램’이다. 벤 다이어그램은 영국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 존 벤의 이름을 딴 도표로, 집합의 포함 관계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벤은 1880년 ‘명제와 논리의 도식적·역학적 표현에 관하여’라는 논문에서 벤 다이어그램을 처음 썼고, 집합의 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순식간에 널리 퍼져 두루 쓰이게 됐다. 

 


사실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내려는 시도를 먼저 했던 건 스위스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였는데, 오일러 다이어그램은 서로 공통부분이 있는 집합만 겹쳐서 그리는 반면 벤 다이어그램은 공통의 원소가 없을 때도 무조건 겹쳐서 그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집합의 개수가 많아지면 벤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기 몹시 복잡해지지만, 3개 이하의 집합을 표현할 때는 유용해 벤 다이어그램을 많이 쓴다.


★벤 다이어그램으로 집합 연산하기★


집합은 단순히 모임을 정확하게 나타낼 뿐만 아니라 모임 사이의 연산도 가능하게 한다. 벤 다이어그램을 쓰면 복잡한 집합 연산도 그림으로 간단히 나타낼 수 있다. 강다니엘의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집합 A, 강다니엘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의 모임을 집합 B, 강다니엘을 좋아하는 사람 전체의 집합을 U라고 할 때 집합의 연산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아래 벤 다이어그램으로 살펴보자. 

 

 

★논리적 사고력 키우는 집합★


집합 개념이 확실해졌다면 다시 앨범을 보자. ‘CYAN’의 앨범 아트워크는 COLOR 시리즈 앨범 3개 중 ‘CYAN’에서 나머지 2개 앨범과 겹치는 부분을 뺀 차집합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남은 앨범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면서 공통된 부분이 생겨나면 여러 특성이 섞인 부분에서 강다니엘의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집합은 논리학의 발전과 걸음을 함께한다. 집합 개념이 논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도구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싶다면 대상을 분명하게 정의하고 다양한 조건의 집합을 만들어 포함관계를 따져보는 연습을 해보자. 바로 이렇게. “강다니엘은 ‘2U’에서 ‘가까이 와 내 곁에 널 두고 싶어’라고 했고 나도 강다니엘이 가까이 왔으면 좋겠고 곁에 두고 싶으니 우리 마음은 교집합이야!”  

2020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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