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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쌤의 수학공부 꿀팁] 움직이는 수학으로 공부하기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최경식 교사

수학을 책으로만 공부하다 보면 아쉬울 때가 있다. 뫼비우스의 띠나 클라인 병 같은 도형은 
여러 방향으로 돌려가면서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운데, 한 방향에서만 바라본 이미지만 담은 종이나 칠판으로 익히려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주고자 움직이는 수학을 전파하는 선생님이 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최경식 교사를 만나보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1학년 수학 시간, 평면 좌표에서 선분의 ‘내분점’과 ‘외분점’을 찾는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내분점은 선분을 내분하는 점이고, 이때 나눠진 두 부분의 길이 비는 내분비라고 한다. 비슷한 방법으로 선분을 연장한 뒤, 연장선 위의 점을 기준으로 선분을 외분하는 점을 외분점이라고 한다. 여기서 선분을 나누는 비율을 조금씩 바꾸면 달라지는 점의 자취를 그릴 수 있는데, 이 자취는 원이 된다. 
최경식 교사는 칠판을 다 써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했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수학 교육 소프트웨어 ‘지오지브라’를 열었다. 식을 입력하고, 애니메이션 기능을 시작하자 내분비에 따라 달라지는 내분점의 자취 방정식이 그려졌다. 오늘 수업에서 설명한 내용이 한번에 명쾌하게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지오지브라는 3차원 기하를 비롯해 대수와 확률을 포함한 모든 수학 개념을 시각화해서 다룰 수 있는 수학 교육용 소프트웨어다. 
자취 방정식이나 공간을 다루는 수학 개념은 칠판에 그림을 그려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교사도 쉽게 설명할 수 있고 학생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최 교사는 수업 시간에 지오지브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어떻게 수업시간에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게 된 걸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교재


2008년 어느 날 미국에 다녀온 교수가 좋은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봤다며 최 교사에게 지오지브라를 소개해줬다. 최 교사는 한국에서도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업하면, 학생과 교사 모두가 수업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이후 직접 한국어 번역 작업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지오지브라 개발자인 마르쿠스 호헨바터 교수에게 메일을 보냈다. 단 2시간 만에 답장이 돌아왔고, 그렇게 최 교사의 지오지브라 한글화 작업이 시작됐다. 
예를 들어 지오지브라 프로그램에 ‘적분’이라는 단어를 쓰면 자동으로 번역해 적분 기호가 나타나는 식이다. 만약 애니메이션을 돌린 뒤, 조금 자세히 보고 싶을 때 ‘천천히 보기’라고 입력하면 속도도 늦출 수 있다. 최 교사는 약 2년 간의 작업 끝에, 초, 중, 고 교과과정은 물론 대학교 학부 과정까지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한글화 작업에 성공했다.
문제는 한국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게끔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해외 학회에서 우연히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으로 있는 류희찬 교수를 만났고, 류 교수의 도움으로 지오지브라를 전국의 교사들에게 퍼뜨릴 수 있었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올려놓은 지오지브라 자료가 100만 개나 돼요. 그러나 10년 전에는 참고할 자료가 없었어요. 다른 나라 자료가 있더라도 나라마다 교육 방법이 달라서 우리나라에 맞게 사례를 새로 만들어야 했지요.”
맨땅에서 시작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최 교사는 손수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에 맞는 맞춤 방식으로 교재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 교사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법을 생각해서 만든 것이다. 현직에 있어 교사들이 무엇을 원하고, 수업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아 가능했다. 그렇게 전 세계에 하나뿐인 지오지브라 교재가 탄생했다.
“홈페이지에서 언어를 다르게 설정하면 그 나라의 자료를 볼 수 있어요. 세계 각국의 교육 방법을 참고도 하면서, 우리나라 교육에 맞는 방법으로 자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움직이는 수학 사용법 


지오지브라의 큰 장점은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다른 사람이 만든 자료뿐 아니라 수식을 이것, 저것 만져보면서 수학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실험해 볼 수 있다. 즉 계산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게 아니라 실험적인 행위를 통해 또 다른 수학적 영감을 얻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이니 틀려도 부담 없다. 또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에서 작동하니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증강현실 기능도 추가돼 있어 마치 게임을 하듯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다.  
최 교사는 다른 나라의 교육자와도 교류하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최근에는 수학 교사 출신의 지오지브라 팀 소속인 팀 브르제진스키가 지오지브라에 이용할 수 있는 3D안경을 만들었는데, 이에 대한 아이디어도 최 교사로부터 나왔다. 
왠지 어려운 기하학적 도형이나 복잡한 계산에만 필요할 것 같지만, 오히려 최 교사는 지오지브라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라면 기본적인 문제를 푸는 데 써 보라고 제안한다. 교사와 학생 모두 조금 더 편리한 환경에서 주변을 수학적으로 탐구하며 관찰할 수 있길 바란다는 최 교사가 개발할 다음 수학 실험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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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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