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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수학자 고드프리 하디가 겁도 없이 광역 저격을 했다. 수학은 젊은이들의 게임이니, 젊은 수학자가 수학 정리를 증명하고, 늙은 수학자는 책이나 쓰란다. 나이가 들면 아이디어를 많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천재로 불리는 수학자 중에 젊은 수학자가 많다. 프랑스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는 오랜 난제였던 문제 5차 이상 다항식을 거듭제곱근의 해로 나타낼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판별식을 10대에 밝혀냈다.

 

노르웨이의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도 26세 전에 수백 년간 풀리지 않던 5차 방정식 문제를 해결하고, ‘아벨의 정리’를 내놓았다. 또 하디의 제자로 있던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이 발견한 내용도 대부분 20대에 찾은 것이다.

 

이런 사례들 때문일까? 하디는 ‘50세 이후로 새로운 정리를 발견한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말 50세 이후로 새로운 정리를 발견한 걸 본 적 없다고? 하디가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다면 하지 못했을 말이다.

 

 

하디의 말에 반증이 된 수학자


58세에 위대한 업적을 낸 미국 수학자 이탕 장이었다. 중국계 미국인 수학자 장은 졸업 후에 학계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렇게 7~8년간 샌드위치 체인점의 점원으로 일을 하거나 회계 보조 업무 일을 하면서 지냈다.

 

그러던 2013년, 장은 쌍둥이 소수 추측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하며 마침내 수학자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다. 그의 나이는 58세였다. 그리고 하디의 발언을 묵살한 산증인이 됐다. 쌍둥이 소수는 두 수의 차가 2인 소수의 쌍 (p, p+2)를 뜻한다. 이런 쌍둥이 소수가 무한히 많을 것이라 게 쌍둥이 소수 추측이다.

 

현재 증명도 반증도 되지 않았지만, 장의 논문이 나온 이후 연구에 급격한 진전을 이룬다. 장은 차이가 7000만 이하 소수 쌍이 무한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이후 여러 수학자가 장의 방법을 이용해 소수 쌍의 차이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소수 쌍의 차이를 246까지 줄였다.

 

장은 업적을 세운 공로로 2014년 우리나라 서울에서 열린 서울세계수학자대회에서 특별 강연도 했다.

 

비단 장뿐만이 아니라, 나이가 많더라도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수학자는 많다. 프랑스의 수학자 장 피에르 세르는 젊었을 때부터 위상수학 분야에 많은 업적을 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91세임에도 논문을 내고 있는데, 2018년 5월에는 ‘코호몰로지’라는 대수적 구조와 관련된 논문을 아카이브에 올렸다.

 

응용수학의 스타 스탠리 오셔도 있다. 올해 쓴 논문만 이미 12편이고, 74세였던 2년 전에는 우리나라 서울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딥러닝과 관련된 공동연구를 했다. 나이가 많으면 수학을 못 한다고? 하디의 발언에 어퍼컷을 날릴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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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heyn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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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김진욱 도움 정경훈(서울대학교 수학 분야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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