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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아침,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북원로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학생들이 무리지어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진해로 매스투어★를 온 경남 창원 삼계중학교 학생들이 이순신 장군동상의 높이를 측정하고 있던 것. 사람보다 훨씬 큰 동상의 높이를 어떻게 알아낸다는 걸까?

 

매스투어★
지역 체험 자원 및 문화재 등을 활용한 수학산책(Math Tour) 프로그램으로, 자세한 정보는 수학교육 정책사업 사이트(askmath.re.kr)→커뮤니티→Math Tour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클리노미터’라는 도구를 이용했다. 클리노미터는 구멍 뚫린 각도기와 실, 빨대, 클립을 활용해 만든 도구로 지면과 높은 물체까지 이르는 선의 각도를 알아내는 데 쓴다. 한 명이 빨대 구멍 속으로 물체의 꼭대기를 보면, 다른 한 명이 실의 위치를 보고 각도를 알아낸다. 그리고 줄자로 미리 측정한 이순신 장군 동상의 중심부터 클리노미터 측정 지점까지의 거리와 측정 각도의 tan★ 값으로 동상의 높이를 구한다.

 

tan★
삼각함수 중 하나로 직각삼각형의 변의 비로 정의된다.

 

교과서에서 삼각비를 배우지만 실제로 활용할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은 삼각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몸소 체험했다. 선생님이 미리 계산한 높이와 비교하며 오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이 더 정확한 값인지 토론하기도 했다.

 

여행지에서 수학 찾기
학생들은 이순신 장군 동상과 그 근처에서 다양하게 수학을 찾았다. 이날은 동상을 둘러싼 울타리가 16각형이고 대칭이라는 점, 동상을 받치고 있는 돌이 위로 갈수록 하나씩 줄어드는 등차수열이라는 점 등을 발견했다. 이후에도 진해역과 수양회관, 진해우체국, 진해탑, 김구선생 친필시비 등 역사가 담겨있는 곳을 둘러보며 그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을 찾았다.

 

특히 진해탑 같은 경우는 실제 높이를 알 수 있어서 직접 측정한 결과와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진해탑의 실제 높이는 28m고, 학생들이 구한 값은 32m였다. 학생들이 구한 값은 진해탑 꼭대기에 있는 철제 구조물을 포함한 값이라 이런 오차가 났다. 실제와 거의 같은 값에 학생들은 환호했다. 이번 활동을 이끈 김춘희 삼계중 수학 교사는 “학생들이 매스투어를 경험하며 수학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깨닫기를 바란다”며, “여행을 통해 선후배가 가까워지고 멘토와 멘티 관계로 발전해 인성 교육에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1학년 서예준 군은 “그동안 책에 있는 수치만 갖고 계산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우리가 직접 측정한 수치를 식에 대입해 계산했어요”라며, “직접 문제를 만들고 푸는 것이 집중도 잘 되고 재미있어요”라고 매스투어 소감을 밝혔다.

 

3학년 박태영 군은 “수학이 계산 중심의 암기 과목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런 체험을 통해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는 중요한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으로 경복궁에 가서 수학을 찾아보며, 옛날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이런 수학 원리를 이용했는지 알아 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캠프
7월 28일 오후 12시 30분, 대전 한밭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버스 한 대가 서 있었다. 여름방학 수학캠프에 참여하는 학생 35명(1학년 12명, 2학년 23명)을 태우고 충남 공주로 떠날 버스였다. 색달랐던 건 한밭고 수학체험동아리 ‘Happy Math Tour’ 회원들이 주도해 참석 인원은 물론, 짐도 직접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 안은 신난 학생들의 대화로 떠들썩했다. 그 속에서 캠프 프로그램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동아리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프로그램일지 무척 궁금했다.

 

“공주로 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설렜어요.”


이번 수학캠프를 기획한 송현주 한밭고 수학교사는 수학캠프 프로그램을 진행할 장소에 도착해 들뜬 마음을 내보였다. 송 교사는 수학캠프의 취지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학에 몰입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발랄한 음악과 함께 자기 소개하는 시간과 말과 몸짓으로 설명한 영화 제목을 맞히는 스피드 게임으로 모둠별로 친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어느 정도 서로 친숙해지자 동아리 학생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모둠별로 숫자와 사칙연산 기호를 모아 가장 큰 수를 만드는 모둠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보물찾기였다. 보물은 건물 곳곳에 숨겨놓은 종이로, 종이 안에 적혀있는 식을 계산하면 숫자가 나온다.

 

 

 

“여기에도 숨겨놓았단 말이야?”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종이를 발견한 학생들은 환호했다. 보물찾기가 끝난 뒤 학생들은 여섯 가지 게임(따라 찍어요, 릴레이 그림 그리기, 99초 게임, 3×3 마방진 게임, 몸으로 말해요, 3초 안에 말해요) 부스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했다.

 

각 부스별 미션에 성공하면 부스 담당자의 사인을 받을 수 있고, 사인을 많이 받을수록 사칙연산 기호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따라 찍어요’ 미션 같은 경우는 미리 준비한 3가지 사진 포즈와 똑같은 모습으로 촬영에 성공하면 사인을 받을 수 있다. 모둠원이 단합해 동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협동심이 중요하다.

 

수학이 가까워지다
긴박하게 흘러갔던 프로그램이 끝나고, 모둠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승리는 14401이 나온 모둠에게 돌아갔다. 이후에는 스틱밤 도미노, 별자리와 수학, 수학 창작시 짓기, 수학자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1박 2일의 시간이 흘러갔다. 송 교사는 “수학캠프라고 수학 안에서 만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수학이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학캠프 프로그램을 준비한 2학년 남경림양은 “보통 캠프를 가면 남이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만,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떤 게임을 할지 직접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학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됐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준비한 2학년 이승철 군은 “그동안 수학이 정해진 공식에 따라 문제를 푸는 과목인 줄만 알았지만, 이번 캠프에서 각종 게임이나 모둠 활동을 통해 수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라며, “앞으로 수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하며 수학 실력을 키워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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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호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김경환 기자(dalgudot@donga.com)
  • 기타

    [일러스트] lema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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