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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CHO의 롤링수톤] NASA를 꿈꾸던 소녀, 우주를 노래하다!

앨라배마 셰이크스의 ‘사운드&컬러’


※ 편집자 주: 가장 유명한 미국 음악 잡지 ‘롤링스톤’을 표방하는 롤링수(數)톤. 롤링수톤에서는 음악 이야기뿐 아니라 음악 속에 숨겨진 수학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어 음악을 들으며 읽으면 더 재밌을지도~!


우주공학자들의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온 한 소녀가 있습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이 소녀는 NASA의 엔지니어가 되는 꿈을 꾸지요. 그러나 그녀는 엔지니어 대신 멋진 가수가 됩니다. 비록 어릴 적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제 그 소녀는 음악 속에서 우주를 여행합니다.

오늘 소개할 음악가는 미국 앨라배마 출신의 4인조 밴드입니다. 앨라배마 주 애선스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 브리타니 하워드가 동네 사람들을 모아 만든 밴드예요. 처음에는 고등학교 때 같은 수업을 듣던 잭 코크렐이 베이스를 좀 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이 음악하자고 제안했죠. 드러머 스티브 존스와 기타리스트 히스 포그도 비슷한 방법으로 섭외했고요.

사실 이제껏 소개한 음악가에 비하면 앨라배마 셰이크스는 햇병아리 가수입니다. 2009년에 결성돼 2012년에 비로소 데뷔한 6년차 가수거든요. 분명 갓 신인 타이틀을 뗀 가수이긴 한데…, 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동네밴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됐을까요? 영국의 데이비드 보위와 아이슬란드의 비요크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하워드는 고전적인 블루스부터 현대적인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룹니다. 유행에 따르지 않고 그들만의 음악을 하더니, 그들의 음악을 주류로 만들어 버립니다. 앨라배마셰이크스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방법도 특이합니다. 입소문을 타서 유명해진 밴드거든요.


SF영화야, 뮤직비디오야?

팬들이 인터넷에 올린 영상과 우연히 올라가게 된 무대에서 눈에 띄어 유명 가수가 됐습니다. 그렇게 이 동네 밴드는 곧 미국을 넘어 세계를 집어 삼키려 합니다. 2016년에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무려 3관왕 타이틀을 거머쥡니다. 참고로 그래미 어워드는 1959년부터 시작된 시상식으로, 매년 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이에요.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지역 기반 밴드라는 점과 함께 앨라배마 셰이크스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매우 과학적인(?) 밴드라는 사실입니다. ‘사운드&컬러’를 들어보세요.

소리의 미묘한 파동이 느껴지지 않나요? 종종 눈앞에 밝은 불빛이 번쩍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몽환적인 멜로디는 우주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게 만들더니, 가사는 또 어찌나 서정적인지! 마치 운율을 살린 시를 읊조리는 것만 같습니다. 뮤직비디오는 또 어떻게요? 우주를 소재로 만든 SF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아쉽게도 뮤직비디오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할 듯 하더니 끝나버립니다.
 
이제 곡의 탄생 배경과 내용을 말씀드릴게요. 하워드는 개인 스튜디오에서 우주선처럼 보이는 세트를 만들어 놓고 촬영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쓰기 시작했지요. 새로운 지구를 찾기 위해 파견된 우주비행사에 관한 글이요.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람들은 우주비행사를 재우고, 그가 잠든 사이에 우주선을 띄워 보냅니다. 하지만 우주선에서 깨어난 우주비행사는 혼란에 빠집니다. 500년 동안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거든요.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우주비행사는 슬픔과 분노로 뒤섞였던 감정을 극복하며 마침내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그때 마침 태양이 나오며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지요.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한 이유입니다.


로켓시티가 만든 음악

이런 멋진 음악을 만든 하워드는 태어나고 자라 온 고향에서 음악적 영감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몸에 고향 지도를 새길 만큼 이 가수의 음악은 앨라배마 그 자체입니다.

‘사운드&컬러’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우주선에서 500년 만에 깨어난 우주비행사의 모습.
 
앨라배마 주 북부에 있는 헌츠빌은 STEM과 관련된 산업을 기반으로 발전해 미국 전체에서 산호세 다음으로 STEM에 종사하는 인구 비율이 높다. STEM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뜻한다.

앨라배마에는 로켓시티라는 별명이 붙은 도시가 있어요. 바로 헌츠빌이에요. 원래는 목화 도시였는데, 로켓 박사 폰 브라운이 들어오며 로켓 시티로 변신했지요. 현재 헌츠빌에는 NASA의 마샬 우주 비행센터와 미국 육군 항공 및 미사일 사령부가 있어요. 마셜 우주 비행센터는 인류를 달에 실어 나른 새턴V 로켓이 개발된 곳으로도 유명해요. 앨라배마 셰이크스 멤버들이 태어난 곳은 이 로켓시티 헌츠빌 바로 옆이에요.

이 지역에는 수학마니아를 위한 국제 수학리그가 있습니다. 이름마저도 로켓시티 매스리그(RCML)! 개인전 시험 종목 이름도 로켓시티에 걸맞게 지었어요. 총 5단계인데, 순서대로 기본 대수학의 이름은 탐험가를 뜻하는 익스플로러, 대수I은 수성을 뜻하는 머큐리, 기하학은 쌍둥이자리인 제미니, 대수II는 아폴로이며, 마지막으로 종합 과목은 발견을 의미하는 디스커버리입니다. 다섯 과목의 이름은 모두 미국 우주 개발 계획에 쓰인 이름입니다.

이 대회는 헌츠빌에 있는 그리섬 고등학교 학생들이 운영하는 무료 대회입니다. 미국 국제 수학교육 단체인 ‘뮤알파세타(Mu Alpha Theta)’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지요. 학교 단체로 참여할 수도 있고, 앞서 말한 개인전도 있습니다. 국제대회이니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요. 지금 책을 읽는 여러분도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출처는 알 수 없는 유명한 명언이 있잖습니까. 수학에는 국경이 없다.

이런 재밌는 환경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일까요? 보컬 하워드는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고, 과학을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에 푹 빠져 어렸을 적 NASA에서 항공엔지니어로 일하길 꿈꿨다고도 하지요. 결국 과학에 대한 관심을 음악으로 풀어냈나 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우주 음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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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heyn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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