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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고달픈 삶을 한 문장으로 말해주는 제주의 속담이다. 속담에서 알 수 있듯 해녀의 작업은 험난하다. 해녀의 물속 작업은 ‘물질’이라고 하는데, 산소공급 장치 없이 숨을 참고 물속으로 15m 아래까지 내려가 1분 이상 작업한다. 해녀는 물속에서 몸이 수압을 견뎌 내는 시간과 산소의 양을 감지해 수면까지 거리를 가늠하며 잠수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물질 기술에 따라 해녀는 상군, 중군, 하군 세 가지 집단으로 나뉜다. 30년 정도 물질을 해야 어장 지형과 암초 같은 지형물의 특성을 터득해 귀한 해산물도 발견하는 상군 해녀로 성장할 수 있다.
해녀는 물속에서 바다 지형을 배우고, 해산물이 있는 장소를 감각적으로 익힌다. 또 바다의 조수를 이용해 물질을 하러가는 시기인 물때를 결정한다.
이렇게 해녀는 경험만으로 자연을 배우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제주 해녀는 무형유산으로서의 여성의 일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높였으며,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12월 1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런데 제주 해녀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바다의 항일운동가
전 세계에서 도구 없이 바닷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캐는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한국의 해녀처럼 일본에는 아마가 있다. 아마는 제주 해녀에게 기술을 배워갔다. 아마의 기원은 해녀라는 뜻인데, 이것은 일본 학자들도 공공연하게 인정해온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이 아마가 해녀의 원조라고 주장했다. 아마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려고 한 것이다. 한국은 서둘러 해녀를 등재 신청했고, 다행히 제주 해녀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됐다.
일본과의 악연은 처음이 아니다. 20세기 초반,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한다. 전국 곳곳에서는 주권을찾기 위한 항일운동이 일어났다. 노동자, 학생 할 것 없이 여러 집단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에 저항했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이하게도 제주에서는 해녀 집단이 항일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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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은 일본인이 바닷속에서 건져온 해산물을 뺏는 등 해녀들의 생업을 방해하는 데 반대하여 항일운동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 대한 제주의 항일 투쟁이 본격화됐다. 해녀를 중심으로 시작한 운동이 제주 지역 전체로 번져간 것이다. 제주 해녀의 항일운동은 대중적 여성 항일운동으로 제주 여성의 항일정신을 나타낸 투쟁이며, 여성의 의식과 사회적 입지까지 바꿔 놓았다고 평가받는다.
그리고 얼마 전 해녀들은 또 다시 갈등 상황에 놓였다. 스쿠버 다이버들과 발생한 문제다. 다이버들이 해녀들이 일하는 곳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해산물을 채취하자 해녀들이 그들의 입수를 막았다. 스쿠버 다이버 입장에서는 황당했다. 주인 없는 바다에서 해산물을 캘 수 있는 사람을 무슨 권리로 해녀들이 정하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해녀들이 다이버를 막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해녀의 규칙과 게임이론
해녀들에게는 바다를 이용하는 규칙이 있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작업 장소와 작업량이 달라진다. 자원을 한꺼번에 사용하면 생태계가 한순간에 파괴되고, 회복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 만큼만 채취한다. 특히 해산물의 산란기는 피한다. 종종 눈앞에 보이는 해산물도 그냥 두고 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해녀들의 법칙은 게임이론의 한 주제인 ‘공유지의 비극’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공유지의 비극은 1968년 12월 13일 개럿 하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생물학과 교수가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지하자원이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처럼 모든 사람이 함께 사용할 자원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면 결국 고갈된다는 내용이다.
그중 공유지를 이용하는 목동 이야기가 있다. 여러 목동들이 양을 기를 수 있는 공유지가 있다. 이곳에서 키울 수 있는 양의 수는 정해져 있다. 제한된 수보다 더 많이 기르면 양이 먹는 풀이 과도하게 뜯기고, 다시 돋아나지 못한 채 고갈된다. 목동들은 서로 공유지를 이용하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양을 더 많이 풀어놓게 된다. 결국 풀이 없어진 목초지에서는 양을 기를 수 없고, 전체가 손해 보게 된다.
그리고 얼마 전 해녀들은 또 다시 갈등 상황에 놓였다. 스쿠버 다이버들과 발생한 문제다. 다이버들이 해녀들이 일하는 곳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해산물을 채취하자 해녀들이 그들의 입수를 막았다. 스쿠버 다이버 입장에서는 황당했다. 주인 없는 바다에서 해산물을 캘 수 있는 사람을 무슨 권리로 해녀들이 정하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해녀들이 다이버를 막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해녀의 규칙과 게임이론
해녀들에게는 바다를 이용하는 규칙이 있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작업 장소와 작업량이 달라진다. 자원을 한꺼번에 사용하면 생태계가 한순간에 파괴되고, 회복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 만큼만 채취한다. 특히 해산물의 산란기는 피한다. 종종 눈앞에 보이는 해산물도 그냥 두고 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해녀들의 법칙은 게임이론의 한 주제인 ‘공유지의 비극’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공유지의 비극은 1968년 12월 13일 개럿 하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생물학과 교수가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지하자원이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처럼 모든 사람이 함께 사용할 자원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면 결국 고갈된다는 내용이다.
그중 공유지를 이용하는 목동 이야기가 있다. 여러 목동들이 양을 기를 수 있는 공유지가 있다. 이곳에서 키울 수 있는 양의 수는 정해져 있다. 제한된 수보다 더 많이 기르면 양이 먹는 풀이 과도하게 뜯기고, 다시 돋아나지 못한 채 고갈된다. 목동들은 서로 공유지를 이용하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양을 더 많이 풀어놓게 된다. 결국 풀이 없어진 목초지에서는 양을 기를 수 없고, 전체가 손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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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도 좋은 해산물을 가능한 많이 가져와 큰 이익을 보고 싶을 것이다. 어느 누가 높은 가격에 팔리는 귀한 어패류를 보고도 두고오고 싶겠는가. 더욱이 수확하는 과정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말이다.
이상적인 상황은 최대 다수가 최대 만족 또는 행복을 누리는 ‘공리성의 원리’가 적용될 때다. 해녀와 스쿠버 다이버를 포함해 해산물 채취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각자 원하는 만큼 해산물을 전부 수확할 수 있다면 최상의 결과다.
그런데 이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헝가리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은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에서 수학적으로 두 개 이상의 변수를 동시에 최대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바다에서 해산물을 포획하는 사람의 수와 만족이 동시에 최대로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제주 해녀들은 수학적으로 증명하진 않았어도 경험으로 이를 깨달았다. 해녀들이 물속에 들어가면 눈앞에 있는 해산물을 전부 가져오지 않고 물때를 지키는 이유다. 해녀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이익만 보지 않는다. 자연과 공생하는 법을 경험으로 배우고 몸소 실천한다. 안타깝게도 자연 친화적인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인 해녀의 수가 일이 고되고 사회적 인식이 낮은 탓에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해녀 문화를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상황은 최대 다수가 최대 만족 또는 행복을 누리는 ‘공리성의 원리’가 적용될 때다. 해녀와 스쿠버 다이버를 포함해 해산물 채취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각자 원하는 만큼 해산물을 전부 수확할 수 있다면 최상의 결과다.
그런데 이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헝가리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은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에서 수학적으로 두 개 이상의 변수를 동시에 최대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바다에서 해산물을 포획하는 사람의 수와 만족이 동시에 최대로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제주 해녀들은 수학적으로 증명하진 않았어도 경험으로 이를 깨달았다. 해녀들이 물속에 들어가면 눈앞에 있는 해산물을 전부 가져오지 않고 물때를 지키는 이유다. 해녀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이익만 보지 않는다. 자연과 공생하는 법을 경험으로 배우고 몸소 실천한다. 안타깝게도 자연 친화적인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인 해녀의 수가 일이 고되고 사회적 인식이 낮은 탓에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해녀 문화를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