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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올바른 인터넷 문화 세운다

울산 매곡중학교


보통 소프트웨어(이하 SW) 수업에서는 학생이 재미있어하는 스마트폰 앱이나 로봇, 게임 등을 이용해 프로그래밍을 가르친다. 하지만 흥미 위주의 수업만 고집하면 저작권과 개인정보보호 같은 정보 통신 윤리 교육에 소홀하기 쉽다. 그런데 여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학교가 있다. 프로그래밍 지식을 이용해 정보 통신 윤리 배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울산 매곡중학교를 찾아갔다.

울산 매곡중에서는 1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한 시간씩 정보 수업을 한다. 학교를 방문한 2016년 12월 9일에는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이용해 ‘음악과 저작권’이라는 주제로 영상을 만드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 수업을 이끈 박은심 정보 교사는 저작권에 대해 설명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조카의 돌잔치를 축하하는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상황을 예로 들며 각자 주변에서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보라고 했다. 찾은 문제가 곧 프로젝트 주제가 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주제가 정해지면 제작에 필요한 음악과 사진, 영상을 찾아 활동지에 기록한다. 활동지를 참고해 알고리즘을 완성하면, 2주차에 스크래치로 영상을 만들고, 3주차에는 발표와 평가를 통해 미흡한 점을 찾아낸다.

직접 기획해서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
학생들이 기획한 영상은 다양했다. 졸업하는 선배를 위한 졸업 축하 영상, 좋아하는 가수의 데뷔 축하 영상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대부분의 학생이 아이돌 가수와 연관지어 영상을 기획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었다. 급식에 대한 감사영상을 만들고 있다는 김푸름 양은 “프로그램을 꾸미고 디자인하는 게 재미있다”며, “수업 시간에 직접 디자인한 물건을 3D프린터로 출력해보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저작권법을 어기지 않도록 CCL 같이 허락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음악을 찾도록 했다. 학생들은 영상에 필요한 음악을 찾아다니면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음악인지 확인하고, 자연스럽게 저작권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다.

매곡중 학생들이 가장 먼저 기획한 프로젝트는 정보 통신 윤리에 관한 것이다. 먼저 스크래치의 기본 기능을 배운 뒤 개인 정보, 네티켓, 저작권, 컴퓨터 보안에 관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학생이 만든 결과물은 다른 정보 통신 윤리 교육에 활용했다.
2016년 6월 학교 공개의 날, 학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SW 인식 전환 교육 때 1학년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을 활용해 강의했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보통 교육용으로 만든 영상을 시청하면 지루해지기 쉬운데, 학생이 직접 만든 작품이 등장하자 친숙하고 재미있게 영상을 시청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 통신 윤리 교육도 마찬가지다. 정보 교과를 듣지 않는 매곡중 2~3학년 학생도 기술 교과 시간을 이용해 일 년에 4시간씩 정보 통신 윤리 교육을 받는다. 2016년부터 학생이 만든 결과물을 활용하려고 했지만 준비가 부족해 올해부터 활용할 예정이다.

협동심도 놓치지 않는 SW 교육
정보 통신 윤리에 관한 프로젝트뿐 아니라 컴퓨터의 구조와 원리, 생활 속의 SW에 관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5교시 1학년 2반에서는 네 명이 한 조를 맺어 ‘우리 생활과 안전’을 주제로 만든 프로젝트 결과물을 발표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지진이 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나 자연 재해에 관한 지식을 OX퀴즈 또는 장애물 피하기 게임 등으로 만들어 발표했다.

SW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이재현 군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응용해 게임을 만들었다”며, “방과 후 수업에서 3D 코딩을 배우고 있는데 앞으로 개인 홈페이지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 같다는 의견에,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컴퓨터에 관심이 더 많아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캐릭터나 배경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데 여학생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는 “프로그래밍 실력과 사고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게 프로젝트 수업의 장점”이라며,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데 발표를 통해 이런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마다 한 조의 인원이 다른 것도 이유가 있었다. 요즘 같이 협동이 중요한 시대에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때와 둘 또는 넷이 해결할 때의 장·단점을 직접 겪어보라는 의도다.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조별 활동의 목적을 미리 알려줘 조원끼리 서로 배려하도록 했다.

소통으로 발전하는 SW 교육
2017년부터는 2학년 학생도 매주 1시간씩 정보 교과수업을 받는다. 정규 교과의 수업 시수가 늘어난것은 반갑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 학부모와 일부 교사가 가지고 있는 SW 교육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울산처럼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SW 교육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장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박 교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 교과 교사들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울산의 정보 교사들은 여름방학 때마다 연수를 진행해 정보를 공유한다. 앞으로도 미비한점을 보완해 정보화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을 기르는 교육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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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호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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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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