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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사진, 우주 관측의 새 시대를 열다


공기 좋고 네온사인 없는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가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밤하늘의 별이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별이 쏟아져 내릴 듯이 많다. 아마추어 사진가, 전문 사진가 모두 너나 할 거 없이 그 장관을 찍기 위해 천문대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유다. 그런데 카메라가 없다면 이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대로 기록하는 사진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물체에 반사된 빛이 우리 눈으로 들어와 상이 맺히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많은 사람이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남길 수 있는 방법, 즉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최초로 성공한 사람은 프랑스의 발명가 니세포어 니엡스로 알려져 있다. 니엡스는 빛을 받으면 색이 변하는 ‘비투먼’이란 물질을 이용했다.

그는 1826년경 암상자 안에 이 물질을 바른 판을 넣어놓고, 8시간 동안 집 앞 풍경을 찍었다. 보통 사진은 ‘찰칵!’하는 찰나의 순간을 찍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비투먼은 빛을 오랫동안 받아야 색이 변하기 때문에 한 장을 찍는 데 8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이 판을 소금물에 헹구자 희미하게 맺힌 집 앞 풍경이 나타났다. 이를 ‘태양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의 ‘헬리오그라피’라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니엡스가 발명한 사진은 빛을 받으면 색이 계속 변했기 때문에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보여주려면 빛이 없는 곳에 잘 보관해 뒀다가 슬쩍 보여준 뒤 얼른 다시 빛이 없는 곳에 가져다 놔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이다.

1839년 프랑스인 루이 다게르는 소독제나 방부제로 쓰이는 ‘옥화은’을 이용해 새로운 사진술 ‘다게르타입’을 개발했다. 옥화은은 ‘빨간약’으로도 알려져 있는 약의 재료로 시간이 지날수록 빨간색에서 진한 갈색으로 변하는 물질이다. 이를 활용해 찍은 사진은 니엡스가 찍은 사진보다 섬세한 명암 표현이 가능했다.



그림 그리는 천문학자
최초로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 수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약 400년 전으로 사진술이 나오기 전이다. 그렇다면 사진을 찍을 수 없던 시기에 천문학자들은 어떻게 기록했을까. 천문학자인 동시에 화가가 되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관측자의 그림 실력에 따라 기록물이 천차만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오류나 왜곡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객관성이 떨어졌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는 망원경으로 화성을 관측해 화성 지도를 그려 표면에 거대한 운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운하를 만들 만큼 진보한 생명체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관측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잘못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사진의 등장은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줬고 천문학을 객관적인 과학으로 만들었다. 망원경으로 본 모습을 그대로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지어 장시간 노출을 이용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천체까지 관측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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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호 수학동아 정보

  • 김경환 기자
  • 도움

    이대희 우주천문그룹장
  • 도움

    박영식 선임연구원
  • 도움

    표정현 선임연구원
  • 기타

    참고 서적 고베르트 실링·라르스 크리스텐센의 ‘하늘을 보는 눈’
  • 일러스트

    박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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