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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자율적으로 배우는 SW

서울 둔촌고


고등학생이라 서로 바쁘다며 인터뷰를 미루지 않을까 걱정하며 방문한 둔촌고. 걱정과 달리 모두가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넘쳤다. 학생들은 서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기 바빴다. 이유가 있었다. 학생들의 작품은 하나같이 창의적이고 실용적이며 디자인까지 완벽하게 멋졌다. 스스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자부심도 넘쳤다. 아직은 조금 낯선 코딩을 학생들이 이토록 즐겁게 배우는 데는 둔촌고만의 비결이 있었다.

“코딩이 하나의 놀이문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둔촌고의 SW교육 선도학교 운영 책임을 맡은 박철균 교사의 말이다. 박 교사는 정보 교과 담당으로 코딩 동아리 ‘CODE CLUB’도 운영하고 있다. 생소하고 복잡해 보이는 코딩 교육이 놀이라니. 처음에 는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둔촌고 ‘CODE CLUB’ 학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둔촌고 학생들은 코딩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자발적으로 코딩을 배우고 있었다.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아직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교사도 처음 수업을 준비할 때는 지침이나 참고할 자료가 많지 않아 막막했다. 그래서 박 교사는 자체적으로 교재를 만들기로 했다.

박 교사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관련 서적 및 영상을 찾아 자료를 수집했다. 또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연수에 참여해 전문가들을 만나 관련 정보를 얻기도 했다. 그리고 직접 자료집을 만들었다. 코딩을 낯설어 하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처음에는 신호등이나 자동문처럼 간단하지만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을 알려줬다. 그리고 관련 자료는 학생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학교 정보 교과 홈페이지와 동아리 카페에 올렸다.

학생들은 교사가 올려놓은 자료를 보고 미리 공부했다. 수업시간에 박 교사는 교구를 다루는 방법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만 알려주면 됐다. 나머지는 학생들끼리 서로 토론하며 스스로 배웠다. 둔촌고 학생들은 마치 친구 집에 모여 퍼즐 게임을 하듯이 서로 알려주고 배워가며 코딩을 배웠다.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에, 낙오하는 학생도 생기지 않는다. 박 교사는 “친구끼리 서로 알려주면서 컴퓨팅사고력뿐 아니라 협동력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활동
둔촌고의 SW 수업은 학생이 중심이다.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한다. 과거의 정보 수업은 교사가교단에 서서 수업을 하면 컴퓨터 앞에 앉은 학생들은 교사에 말에 따라 그대로 실습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SW교육을 하면서 학생들로 주체가 바뀌었다. 둔촌고는 학교에 다양한 종류의 교구를 비치해, 교구 선택부터 학생들에게 맡겼다. 본인이 원하는 교구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코딩까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런 특징이 없어 보이던 부품들을 본인이 직접 짠 코드로 작동하게 만들면서 학생들은 작동 원리를 더 자연스럽게 습득했다. 또한, 중간 과정에 문제가 생겨도 처음부터 본인이 참여했기 때문에 해결 방법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둔촌고 2학년 이진형 군은 “내가 주도적으로 해서 더 재밌고, 배울 수 있는 것도 더 많다”고 말했다.
둔촌고는 많은 학생이 능력과 적성에 맞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정보교과 시간 외에도 동아리 및 방과 후 활동을 개설해 코딩 교육을 하고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생은 당장 입시가 코앞에 있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학원이나 독서실에 가는 학생이 많아 처음에는 방과 후 활동이나 동아리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둔촌고는 다시 ‘자율’을 선택했다. 학생들이 교육에 참여하는 시간까지 자율적으로 바꾼 것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게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 컴퓨터실과 동아리방을 개방했다.

그 결과, SW를 배우며 미래의 꿈이 바뀐 학생도 있었다. 둔촌고 2학년 김명승 군은 “코딩을 배우며 꿈이 바뀌었다”며, “코딩을 더 공부해서 가상현실 공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코딩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박 교사는 “코딩은 스스로 알고리즘을 구성하고 설계해보는 활동으로, 코딩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서 15년간 초중등 교육정보화 정책을 담당했던 둔촌고 정금배 교장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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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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