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여름에만 오는 줄 알았어요. 10월에 이렇게 큰 태풍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뉴스를 통해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어서 관심 있게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비가 퍼붓기 시작하더니 20분 만에 물이 확 불어나는 거예요. 처음에는 물이 빠지겠지 했는데, 점점 차오르더니 흙탕물이 쓰나미처럼 몰려왔어요. 자동차도 떠내려 올 정도였죠. 다행히 저는 재빨리 건물 안으로 대피해서 다치지 않았어요.
그런데 같은 반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아요. 제 친구를 찾아 주세요!
실종자 위치는 구글이 알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사람 찾기’ 사이트로 친구를 찾을 수 있어요. 구글은 2008년 중국 쓰촨 성 지진 때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어 지진 발생 지역에서 사람 이름을 검색하면 최근 게시된 글에서 해당 이름이 있는지 검색해줬어요. 지진 발생 5일 만에 이 사이트의 방문 횟수가 50만 회를 넘을 정도로 관심을 많이 모았어요.
2010년에는 실종자 수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추가해 ‘사람 찾기’ 사이트를 선보였어요. 찾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사이트에 들어가 이름과 특징, 마지막으로 있었던 위치만 입력하면 돼요. 그러면 구글이 정부와 구호단체에서 가지고 있는 실종자 혹은 생존자 정보와 비교해 생사 여부를 알려줘요.
여기에도 정보가 없다면, 그 사람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 최근 그 사람이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와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떤 글을 썼는지, 어떤 글에 언급됐는지 등을 찾아주지요. 사람을 찾으면 구호단체나 정부에도 알려 재빨리 구조할 수 있도록 돕는답니다.
페이스북 가입자라면 ‘안전 확인’ 기능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가 안전한지 확인할 수 있어요. 재난이 발생하면 페이스북은 위치 정보를 이용해 재난 지역에 있는 가입자에게 안전하냐고 묻는 메시지를 보내요. 안전하다고 하면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줘요.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요. 어떤 시스템이 재난 복구를 도와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요.


재난 피해 지역은 다리가 끊어지고, 도로가 망가져 고립된 경우가 많아요. 평소대로라면 1시간이면 갈 거리를 서너 시간에 걸쳐 가야 하지요. 일본 기업 나가레도로는 구글 위기대응팀의 ‘자동차 통행 실적 정보 지도’와 야후의 ‘도로 통행 확인 지도’를 이용해 자원봉사자가 피해 지역을 빨리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재난 피해자에게 진짜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기 위해 일본 노무라종합 연구소는 피해자의 트위터를 ‘데이터마이닝’으로 분석해 지역별로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 알아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루머와 악성댓글, 리트윗은 자동적으로 제거하고, 어떤 물품이 얼마나 필요한지 분석해 지방자치단체나 봉사단체에 그 내용을 알리는 거예요. 데이터마이닝은 대량의 정보에서 유용한 정보만 뽑아 내는 데이터 분석 방법이에요.

연일 언론매체에서 피해 복구 현황을 알려주지만 지역별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지는 않아요. 정보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일본 정부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 트위터와 이메일로 피해 복구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받았어요. 중재자가 정보가 거짓인지 아닌지 따져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 판단하면 ‘sinsai.info’라는 사이트에 바로 공개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