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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와 홀름스트룀, 그리고 ‘계약 이론’

2016 노벨 경제학상

올리버 하트 | 1948 영국 런던 출생 | 영국 케임브리지대, 워릭대 수학·경제학 석사,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 | 현재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부 교수
벵트 홀름스트룀 | 1949 핀란드 헬싱키 출생 | 핀란드 헬싱키대 수학, 물리, 이론 물리, 통계학 학사,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박사 | 현재 미국 MIT 경제학부 교수

 

지난 10월 10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리버 하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 미국 MIT 교수를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뽑으면서 “계약 이론에 대한 두 사람의 연구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들이 연구한 합리적인 계약을 함께 살펴볼까요?


여러분은 그동안 몇 번이나 계약을 해 봤나요? 계약서를 써야만 계약을 하는 건 아닙니다. 두 명 이상이 서로 약속하는 일은 모두 계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자를 사거나 책을 빌리는 일도 포함하지요. 말로만 계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노벨 경제학상의 주인공인 ‘계약 이론’은 계약을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봅니다. 직장에서 월급을 받는 부모님과 선생님, 다른 기업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하는 기업과 정부 등 경제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계약을 맺는지 연구하지요.

서로 잘 모르면 복잡해
경제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집단, 즉 ‘경제 주체’끼리 계약을 할 때는 서로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크게 차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장 난 자동차의 수리를 의뢰하는 상황만 해도 수리공은 차 주인보다 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지요. 이 경우, 자동차 수리 비용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리가 끝나면 약속한 돈을 내기만 하면 됩니다. 문제는 세상에 이보다 훨씬 복잡한 계약 방법이 많다는 겁니다.

올리버 하트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 교수는 1970년대부터 경제 주체가 맺는 복잡한 계약을 연구했습니다.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서로 다를 때 사람들이 어떤 계약을 맺는지, 그 계약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를 설명하는 연구가 모두 ‘계약 이론’ 에 해당하지요. 직장에서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법도 계약 이론의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정해진 액수가 아닌, 성과에 따라 받게 될 임금이 달라질 수도 있거든요. 이때 직장은 직원의 능력치를 잘 알지 못하고, 직원도 자신이 임금을 얼마나 받게 될지 모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른 관계이지요.

확률로 판단하는 합리적인 계약
학교 선생님을 예로 들어 볼게요. 선생님도 학교에서 월급을 받습니다. 만약 학교가 열심히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더 많이 보상하기 위해서 실적에 따라 성과금을 주는 임금 계약을 발표한다면 어떨까요? 성과는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소인 진학률이나 학생의 성적 향상률을 기준으로 삼고요.

홀름스트룀 교수에 따르면, 쉽게 확인 가능한 기준으로만 성과를 평가하는 건 몹시 위험합니다. 만약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칠 때 학생의 성적이 오를 확률이 99%, 열심히 가르치지 않을 때 학생의 성적이 떨어질 확률이 99%라면, 성적 향상률은 꽤 괜찮은 기준이겠지요. 이 임금 계약 방식으로 선생님의 열정을 북돋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선생님의 노력과 성적이 크게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학교와 선생님 모두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추구하는 교육 목표인 창의력과 인성 교육이 성적에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러한 임금 계약 방식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성과에 따른 임금 계약의 숨겨진 모습을 분석하는 데 확률이 중요하게 쓰입니다. 선생님의 노력과 학생의 성적 향상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것도 확률의 역할이지요. 사회 현상은 자연과학처럼 실험을 해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데이터를 토대로 선생님의 노력이 학생의 성적을 높일 확률을 구해서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겁니다.

윤성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학은 경제학에서 어떤 주장이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논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어요. 노벨위원회가 선택한 계약 이론은 물론 경제학 곳곳에서 수학을 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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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도움

    윤성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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