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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동아클리닉] 거꾸로 교실에 담은 행복수업

수학체험활동



새 학기 첫 수학 시간! 아이들에게 밝은 웃음으로 “오늘 어떤 마음으로 등교했나요? 꿈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그냥 왔는데요!”, “꿈, 그런 거 없는데요”다.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으로 우리 아이들이 삶의 동기와 소중한 꿈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게 만든 건 아닌지 우리 교사 스스로 달라져야 할 때다.

우리 아이들이 아파요!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말한다. 교사로서 무기력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다. 심각한 욕설 문화,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학교폭력 문제 등으로 볼 때 인성교육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교육은 항상 창의성과 인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진행하는 강의식 수업은 아이들에게 침묵을 강요한다. 그러다보니 선생님과 학생 사이가 멀어지고, 아이들은 무기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학’은 아이들이 과도하게 선행학습을 해 학교 수업시간에 새로운 호기심을 느끼는 일은 드물다. 오히려 ‘미리 공부했다’며 자만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 결과 학교 수학 선생님들은 수업하기가 힘들어지고, 교사의 자존감마저도 잃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학교 생활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건 우리 인생이 불행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지금 행복하기 위해 교실을 뒤집다

먼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서 지금 삶을 희생하는 것보다 바로 당장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마음이 들었을 즈음 ‘거꾸로 교실’을 만나 질문과 배움으로 이뤄진 행복한 수업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자존감과 꿈을 먼저 세우고, 수업 시간을 선생님의 강의가 아닌 아이들의 활동으로 채우는 거꾸로 교실! 거꾸로 교실 속에서 나오는 질문과 배움은 무작정 듣고, 보고, 외우고, 시험 본 다음 잊어버리는 공부와 다르다. 계속해서 사고력을 길러주는 지속가능한 공부로,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한 거꾸로 교실의 문을 지금 당장 두드려 보자.



(자아 존중감+꿈)×거꾸로 교실=자기주도적 학생!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몇년 뒤 사회라는 망망대해로 나간다. 인성 수업과 함께하는 거꾸로 교실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학생을 키우기 위한 철저한 준비운동이다.

지식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내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점점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비판적 사고능력, 의사소통과 협업 능력,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에 학교 수업도 배우는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습자 중심 교육’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거꾸로 교실은 교사가 미리 찍어놓은 수업 동영상을 학생들이 수업 전에 보고, 수업시간에는 학습내용과 관련된 활동을 하거나 학습지를 푸는 수업 방식이다. 단순히 구조만 바뀐 게 아니라 21세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을 지향하고 아이들과 협력하는 것을 강조한다. 즉, 거꾸로 교실은 더욱 인간적인 교실을 만드는 교육 기술이다.

거꾸로 수업에 앞서, ‘인성 수업’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훌륭한 스승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마음 속에 품고 처음 아이들을 만난 날, ‘마음 세우기’ 수업을 했다.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방금 태어난 자신을 떠올려보라고 말했다. 자신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다음 감사 동영상을 함께 보고 평소에 감사하다고 느낀 부분을 찾아 포스트잇에 적었다. 감사하는 점을 모둠별로 돌려서 읽다보니 교실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두 번째로 할 일은 ‘꿈 세우기’ 수업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동영상을 시청한 다음,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꿈 이야기를 노래와 함께 들려줬다. 이 날 교실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장이 됐다.

마지막으로 ‘모둠 세우기’ 수업에서는 모둠텐트와 모둠깃발 만들기, 모둠 풍선치기 대회 등으로 모둠원끼리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모둠 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었다.

모둠 세우기 활동을 통해 친구들끼리 친해진 다음 비로소 거꾸로 수업이 시작됐다. 교사가 미리 찍어 둔 수업 동영상인 ‘디딤 영상’을 보고 온 아이들이 시청 소감과 질문을 적는 것이 수업의 시작이다.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도 깔깔 웃는다는 거꾸로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거꾸로 교실 들여다보기

거꾸로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서 수업만 듣지 않는다. 궁금한 점을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묻는다. 수학을 노래하고 춤추기도 하고 그림으로 문제를 표현하기도 한다. 미술이나 체육시간 같기도 한 거꾸로 교실은 ‘수학은 지루하다’는 편견마저 뒤집어버렸다.
 


궁금증 해결사, ‘질문 보드’

아이들은 수업 전에 미리 디딤 영상을 보며 느낀 질문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질문 보드(Question Board)’에 붙인다. 질문 보드는 첫 번째 알파벳을 따 ‘QB’라고 부른다. QB에 공통적으로 많이 붙은 질문은 수업 시간에 반 전체에 설명하고, 개별 질문에 대해서는 일대일로 알려준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쓸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정보를 구하고 고민한 다음 질문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들어봤니? ‘함수쏭’

함수쏭은 5년 전에 직접 만들어 매년 함수 단원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EE(Explain Everything)'라는 앱으로 함수쏭 영상을 찍기도 했다. 1학년 때 배운 함수쏭을 3학년이 돼서도 기억하는 아이들에 힘입어 율동과 함께 하는 함수쏭 2(이차함수편)를 개발했다.
 

비주얼 싱킹

이차방정식과 황금비를 배우고 나서 수학적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했다. 미술 감각과 예술적 지능이 뛰어난 아이들의 활약에 교사가 끊임없이 감탄했다는 후문!



거꾸로 교실 속 게임 엿보기

라운딩 스터디
 

 
라운딩스터디 학습지를 받은 모둠은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 떠올리기, 학습지 속 질문 해결, 친구들의 첨삭지도, 배움 일기를 순서대로 진행한다. 진행 상황에 따라 모둠장이 초콜릿을 옮기는데, 초콜릿의 최종 목적지는 마지막 단계를 끝낸 학생들의 입 속!

삼각비 땅따먹기
 

주사위를 두 번 연속 던져 나온 숫자를 좌표로 말하고 해당하는 칸의 특수각을 말하거나 적으면 그 칸을 자신의 색깔 펜으로 색칠할 수 있다. 모둠원이 돌아가면서 게임을 하는데, 게임판의 칸이 다 메워졌을 때 가장 많은 칸을 색칠한 사람이 우승하는 게임이다. 특수각인 0°, 45°, 60°, 90°의 삼각비는 바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20°의 삼각비는 교과서 맨 뒤쪽의 삼각비표를 보고 읽을 수 있어야 통과한다는 규칙을 꼭 지킬 것!

거꾸로 땅따먹기
 

 
각 모둠은 특정 범위 내에서 2~3문제를 내고 문제마다 상·중·하로 난이도를 매긴다. 난이도 상 문제를 내면 15cm×15cm의 땅을, 중 문제는 10cm×10cm의 땅을, 하 문제는 5cm×5cm의 땅을 그리고 그 안에 문제와 풀이를 적는다. 최종적으로 그린 땅의 넓이 합계가 가장 큰 모둠이 우승! 물론 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낼수록 땅을 넓게 그릴 수 있는데, 자신이 풀 수 없는 문제는 출제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에 내용을 샅샅이 훑고 공부할 수밖에 없다. 땅을 넓히는 재미에 학생들이 스스로 수학에 몰입하는 신비한 게임이다.

다음 호에서는 거꾸로 수업 활동사례를 더 알아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 알아보겠다. 절대 놓치지 말라!

2016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김희자 경북 신상중 교사
  • 진행

    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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