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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오감만족 수학체험, 포켓몬 잡듯 수학 잡자!

2016 베를린 이매지너리 콘퍼런스



책에서, 칠판에서만 봤던 수학이 때로는 ‘포켓몬 고’ 게임처럼 때로는 한 편의 영화처럼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면 믿겠습니까? 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독일에서 열린 2016 베를린 이매지너리 콘퍼런스에서 세계 각국의 수학 대중화 전문가들이 모여 좀 더 짜릿하고 좀 더 재미있는 수학 체험전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각자 개발한 기발한 수학 체험 프로그램도 소개했습니다. 포켓몬처럼 숨어 있는 다각형, 증강현실로 만나는 3차원 도형 등 상상 그 이상의 수학 체험을 지금 바로 만나 보세요!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은 2008년 독일 오버볼파크 수학연구소가 독일 수학의 해를 기념해 만든 수학 전시 프로그램이에요. 한 번 하고 끝나는 전시가 아니라 수학을 좋아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수학 체험전이지요. 실제로 2016년 기준으로 전세계 140개 도시에서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을 열었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도 커지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의 가장 큰 장점은 수학을 좋아하고, 수학으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수학의 다양한 모습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요.

2016 베를린 이매지너리 콘퍼런스는 딱딱한 수학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는 수학 전시라는 취지에 걸맞게 독일 베를린 시내 한 극장에서 진행됐어요. 40개국에서 150명의 수학 대중화 전문가가 모여 수학을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할 방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지요.

사실 이번 콘퍼런스는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을 운영해왔던 전문가와 새롭게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모두 모인 첫 번째 자리예요.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수학 체험전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1. 포켓몬 GO? 우리는 PolyGOn!

박물관이나 전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고문 중 하나는 바로 ‘사진 촬영 금지!’예요. 설사 금지가 아
니더라도 스마트폰를 손에 쥔 채 우르르 몰려다니는 관람객들을 좋아할 전시관은 없어요. 그런데 이미 스마트폰은 하루라도 없으면 불편한 우리 삶의 일부잖아요. 그런 스마트폰를 이용해 수학 체험을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미국의 수학박물관 모매스팀과 구글 기술자가 힘을 합쳐 ‘PolyGOn(폴리곤)’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어요. 전시관 곳곳에 삼각형과 사각형 같은 다각형이 포켓몬처럼 숨어 있어요. 관람객들은 폴리곤앱을 이용해 다양한 다각형을 수집해요.

그런데 다각형 수집이 뭐가 재미있냐고요? 수집한 다각형을 이용해서 다면체를 만들 수 있어요. 특정 다면체를 만들면 선물도 주지요. 체험장 곳곳을 뛰어다니며 포켓몬을 잡듯 다각형을 찾으면 어느새 다각형과 다면체의 수학적 원리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이에요.

2. 다함께 레오나르도 돔 만들기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과학과 미술, 건축학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전에 못이나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나무다리를 제안했어요. 이를 ‘레오나르도 다리’, 또는 ‘레오나르도 돔’이라고 불러요.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설계로만 남아 있던 레오나르도 돔을 직접 만들어 보는 워크숍이 진행됐어요. 강연을 진행한 네덜란드의 조각가 리누스 뢸로프스는 우연히 자신이 어릴 적 많이 그렸던 도형이 다빈치가 레오나르도 돔의 설계도에 그린 도형과 일치한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후부터 레오나르도 돔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도형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면 손쉽게 튼튼하면서도 거대한 돔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워크숍 당일 참가자들이 직접 마당에 모여 뢸로프스가 개발한 레오나르도 돔을 만들었어요. 시작한 지 10여 분 만에 사람 몇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돔이 완성됐어요.

돔 구조는 사각형뿐만 아니라 오각형과 육각형등 다른 도형을 섞어 만들 수도 있어요. 기본 도형을 어떤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신기한 돔이에요.

 
3. 증강현실로 즐기는 기하학!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멋진 최첨단 슈트를 입으면 그의 눈앞에 갖가지 정보가 펼쳐지죠? 몸 상태는 물론, 적이 가진 무기, 위험 요소, 주변 상황 등을 가상의 스크린을 통해 보여줘요. 이런 증강현실을 이용해 수학을 체험할 수는 없을까요?

2010년 필즈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홀로렌즈라는 증강현실 기기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수학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연구팀은 그동안 책이나 컴퓨터 화면에서 봤던 복잡한 구조의 3차원 도형을 증강현실로 구현해냈어요. 아직 초기단계라 만날 수 있는 도형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조만간 눈앞에서 머그컵이 도넛으로 바뀌는 위상수학의 예를, 바닥에 수식을 적으면 입체도형으로 변신해 나타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요.

4. 한국의 이매지너리!

이번 콘퍼런스에 반가운 얼굴이 강연자로 나섰어요. 바로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박형주 소장님이에요. 세계 각국에서 이매지너리 콘퍼런스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발표하는 세션이 있는데, 박 소장님께서 우리나라의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을 소개하신 거예요.

우리나라에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이 도입된 건 2014년이에요.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개최와 한국수학의 해를 기념해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오버볼파크 수학연구소와 직접 협약을 맺어 상설 전시를 시작했어요. 불과 2년밖에 안됐지만 20만 명의 사람들이 수학을 즐기고 갔어요.

다양한 방법으로 수학을 즐기고 싶다면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이매지너리 수학 체험전에 놀러 오세요!(문의:imaginary@nims.re.kr)
 


2016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이승재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
  • 사진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이매지너리, 오버볼파크 수학연구소
  • 진행

    조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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