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토론! 여기 뜨거운 토론 대결 한 판이 펼쳐졌다. 날카로운 논거와 조목조목 따져들어가는 반박으로 토론장의 열기가 한껏 뜨거워졌는데…. 그런데 토론 배틀의 주제가 수학 책이다. 수학 책으로 어떻게 토론을 벌일 수 있을까?
수학 설전, 셈도사는 의로운 사람이다?!
“셈도사는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이용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사람을 여러 번 도왔습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그는 의로운 사람입니다.” _재현중학교 2학년 윤수빈
“재능기부란 이익을 얻지 않고 남을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셈도사는 항상 대가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의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_삼육중학교 1학년 김시현
지난 8월 17일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독서활동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수학동아>; 7월호 특별부록에 소개된 수학책 중 <;셈도사 베레미즈의 모험>;을 읽고, ‘셈도사는 의로운 사람이다’라는 주제로 찬반토론을 벌였다.
학생들은 두 조로 나눠 찬성과 반대를 하는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먼저 각자 한 가지 이상 이유를 찾은 뒤, 친구들과 토론을 하며 가장 합당한 이유 세 가지를 추려냈다. 그리고 각 조에서 입론과 반박, 최종변론을 할 학생 세 명을 뽑았다. 발표자가 토론을 진행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상대편의 주장에 반박할 내용을 찾아 발표자들에게 전달했다.
찬성 측에서는 의로운 사람의 정의를 설명하며, 셈도사가 다른 사람을 도운 사례를 제시했다. 반대 측에서는 대가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셈도사가 만들었다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이현희(숭의여중 3학년) 학생은 “수학 독서토론을 하면 책을 한 번 읽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부분까지 상세하게 알 수 있고, 수학적인 내용도 이해가 더 잘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전, 나도 수학 글작가!
8월 23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독서활동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날은 <;수학 귀신>;을 읽고 ‘내가 수학 귀신 모임에 간다면?’ 어떨지 상상하여 뒷이야기를 꾸미는 활동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4, 5명씩 네 개의 조로 나눠 소설 쓰기와 만화 그리기, 연극 대본 쓰기 등의 활동을 하고 발표했다.
1조 학생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대회를 열어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와 28세기에서 온 사람이 대결을 벌이는 연극 공연을 펼쳤다. 4조 학생들은 <;수학 귀신 단편집>;을 소개했다. 5명이 각자 쓴 뒷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것으로, 이 조에 속한 이승은(인천 가현초 6학년) 학생은 미래에서 온 자신이 아르키메데스에게 부력의 원리를 알려 줬다는 내용으로 뒷이야기를 꾸몄다. 이밖에도 단편집에는 피타고라스와 러셀이 같은 수학 문제를 풀다 싸운 이야기, 자신이 <;수학 귀신>;의 주인공을 만나 벌어진 자충우돌 이야기 등이 실렸다.
김동건(구리 수택초 4년) 학생은 “기회가 되면 ‘내가 수학 귀신 모임에 간다면’을 주제로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수업을 진행한 서울 영도초 김상미 교사는 “수학 독서활동의 장점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커진다는 것”이라며, “여러 명이 조를 이뤄 독서 활동을 하면 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여 짧은 시간에 완성도 높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