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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동아클리닉] 수학이 사람을 만든다

학생들의 감성이 담긴 수학문집 下



수학문집 어벤져스 모여라!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요. 그래서 편집위원, 이름하여 ‘수학문집 어벤져스’를 잘 뽑아야 합니다. 이들은 친구와 선후배가 1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완성한 수학 작품을 책임감 있게 문집으로 엮을 요원들이지요.

편집위원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중에서 선발합니다. 선생님이 아니라, 이미 편집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고3 선배들이 뽑습니다. 학생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이지요.

심사위원 역할을 할 선배들은 가장 먼저 5월 중순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지원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자율학습 시간이나 저녁식사 시간을 쪼개 면접을 진행합니다. 면접으로 뽑는 편집위원은 한 번에 18명에서 20명 정도입니다.

이렇게 편집위원을 뽑고 나면 선후배가 모여 문집을 만드는 배경과 의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선배들은 편집위원으로서 느꼈던 자부심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후배들은 힘을 얻지요.



수학문집 어벤져스, 미션을 수행하라!

선배의 응원을 듬뿍 받은 차세대 편집위원들은 본격적으로 문집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에 따라 팀을 꾸린 다음, 문집에 들어갈 자료를 모으고 보기 좋게 편집하면 우리들의 베스트셀러, 수학 문집이 완성되지요.

자료 모으기 및 디자인 구성

문집에 들어갈 자료를 모으는 일은 문집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문집은 글이나 그림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생동감 넘치는 글을 모색해야 하지요. 그래서 편집위원과 선생님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힘을 합쳤습니다.

첫째, 수학문집 편집위원이 교내수학문화대회에 출품된 글과 그림, 창의적 사고력대회에서 발표된 구조물 탐구 설명서, 그리고 영상물로 제작된 UCC를 한글 파일로 옮깁니다.

둘째, 선생님은 각종 교내외 체험활동을 한 학생들이 소감문을 쓸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셋째, 편집위원은 학생들이 평소에 궁금해 하는 부분을 조사합니다. 아이디어 팀은 수학적 요소가 담긴 수학소설을 창작하지요. 매우 힘든 작업이지만 수학소설을 만들고 난 뒤 학생들의 성취감과 희열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넷째, 정보팀은 창의적이고 재미난 주제를 선정해 전교생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통계를 활용한 설문조사는 학생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는 부분 중 하나예요.

다섯째, 학생들이 책을 읽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수학낱말퍼즐이나 로고 제작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료를 충분히 모으고 수학문집에 넣을 작품을 선별하고 나면 디자인 팀에서 내용에 맞는 삽화를 넣습니다. 그리고 문집의 표지와 제목도 결정합니다. 편집위원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문집을 만드는 멋진 능력을 발휘합니다.



진짜 책처럼 인쇄하기

문집을 읽기 좋은 책으로 만들려면 우선 편집 용지의 크기부터 정해야 합니다. 2013년부터 2회 동안 문집은 흔히 말하는 도서 크기인 152×225mm였습니다. 하지만 3회째부터는 편집용지 크기도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결정합니다. 문집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편집 용지의 크기를 정하고 편집을 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편집 용지의 여백, 글자의 크기, 글자의 장평(가로 대 세로 비율), 자간(글자 사이의 간격), 행간(행과 행 사이의 간격) 등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출판업자의 조언을 참고해 여백은 위쪽 23, 머리말 0, 왼쪽 20, 오른쪽 20, 아래쪽 10, 꼬리말 20 정도로, 글자 크기는 9.8PT, 장평은 97%, 자간은 -7%, 행간은 175%로 했더니 글이 잘 읽히는 책이 나왔습니다.
 

그 다음 고려할 사항은 바로 ‘색깔’입니다. 요즘 나오는 책은 대부분 흑백이 아닌 컬러입니다. 그러나 비용 때문에 수학문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컬러로 인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학문집 앞부분에 학생들의 활동사진을 화보처럼 배치하고, 이 부분만 컬러로 인쇄했습니다. 이때 이미지는 가급적 해상도가 높아야 합니다. 손으로 쓴 글씨나 직접 그린 그림도 가급적 높은 해상도(200dpi)로 스캔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편집이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면 문집을 인쇄하고 여러 차례 교정을 봅니다. 오탈자를 수정하고 쪽수와 편집 후기를 넣으면 문집이 완성됩니다.
 

수학문집이 가르쳐주는 것

선생님과 학생들은 수학문집을 만들면서 한 뼘 더 성장합니다. 학생들은 협동심과 책임감을 배우고, 선생님과 서로 더 깊이 이해하는 사이가 됩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소감을 한번 들어볼까요?



학생들은 편집회의를 하고, 기사를 교정하면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디어 회의에서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비판하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집을 완성하고 나면 평가회의를 하는데, 이때 성취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지요.

학생들은 평소에 몰랐던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문집 활동은 학생들의 정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식을 넓히고 더 나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학교 사회의 구성원인 학생들의 소질과 취미,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공동의 광장’을 마련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집을 만들 때는 거창한 생각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일 년 동안 이룬 교육활동의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문집을 만든다는 소박한 생각이 좋은 문집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의 작품을 모두 읽어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어요. 저는 문집에 실을 작품을 직접 골랐는데요. 수준급의 그림과 독특한 발상을 보는 게 무척 재미있었어요. 타이핑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글도 써봤는데 조금 힘들긴 했지만, 영원히 남을 문집을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저도 정말 수학문집 편집위원으로 뽑히고 싶었어요. 지원서를 쓰느라 하루 종일 머리를 싸맸는데, 아이디어 팀에 뽑혀서 정말 좋았어요. 모든 게 정말로 어제의 일인 것 같은데 벌써 문집을 완성했네요.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해봤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팀이 또 하나의 큰 팀으로 묶이는 프로젝트는 처음이었어요.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진짜 잡지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느낌도 들었어요. 정말 재밌었어요!

영주여고 학생들의 수학문집 <;영여로운 수학>; 제작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독자 여러분 대부분 ‘수학문집’이 무척 낯설었을 텐데요. 이 글을 통해 ‘우리도 수학문집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알찬 수학문집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학생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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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백상숙 경북 영주여고 교사
  • 진행

    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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