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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전세계 곳곳에서 평소보다 크고 더욱 빛나는 슈퍼문이 관측돼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혹시 아직까지 슈퍼문을 보지 못한 독자라도 실망하지 말자. 이번 달 9일, 올해 마지막 슈퍼문이 찾아온다. 이뿐만 아니라 올 가을엔 토성이 달 뒤로 숨는 토성 엄폐와 붉은 달이 인상적인 개기월식까지, 주목할 만한 달 천문 현상이 풍성하다.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 달 관측을 준비해 보자.

추석 연휴엔 올해 마지막 슈퍼문이 뜬다!


슈퍼문은 명확히 정의된 천문학 전문 용어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그 해의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르는데,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그 해의 가장 작은 달에 비해 약 14% 크고 30% 밝은 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른다. 이런 정의에 따라 미국항공우주국에서는 올해 7, 8, 9월에 슈퍼문을 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중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은 바로 지난 달 관측된 8월의 슈퍼문이었다.

그렇다면 달의 크기가 실제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일까? 사실 달의 크기는 지름 3476km로 일정하며, 이는 지구의 약 4분의 1(지구 지름은 약 1만 2800km)에 해당한다. 지구가 농구공이라면 달은 야구공이나 테니스공 정도로 비교할 수 있다.

그럼 왜 달의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달라 보이는 걸까? 이는 달이 지구 주위를 돌 때, 타원 궤도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약 36만km에서 41만km까지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우리가 보는 달의 크기도 날마다 변한다.

이 중 지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온 보름달을 ‘슈퍼문’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가장 멀어진 보름달을 ‘미니문’ 혹은 ‘마이크로문’이라고 부른다. 미니문은 슈퍼문에 비해 그렇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올해 1월 관측됐는데,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이 미니문이 지구로부터 약 40만 6530km 떨어져 있어 매우 작게 보였으며 이는 지난 1000년 이래 가장 작은 크기라고 밝혔다.

한편 8월에 관측된 슈퍼문은 지구와의 거리가 달-지구 평균 거리(38만 4401km)보다 3만km 정도 더 가까운 35만 6904km였다. 그 결과 올해 1월 관측된 미니문에 비해 약 14% 크고, 약 30~40% 더 밝아 보였다. 하지만 8월의 슈퍼문은 때마침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 할롱의 영향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바로 이번 달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9일에 슈퍼문을 관측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9월의 슈퍼문은 지구와 35만 9066km까지 가까워져 8월의 슈퍼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크기와 밝기로 관측될 전망이다.

슈퍼문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서양문화권에서는 슈퍼문이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 원래 슈퍼문이라는 단어는 점성술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슈퍼문은 달이 지구와 90%까지 가까워지기 때문에 발생하며, 이로 인한 지질학적인 긴장이 발생해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슈퍼문이 뜨면 늑대인간이 늑대로 변한다거나, 사람이 미친다는 등 슈퍼문은 부정적인 일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름달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달이 지구와 가까워져도 지구 궤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자연재해를 일으킨다는 말도 거짓이다.

2012년에는 타이타닉의 침몰이 슈퍼문 때문이라고 주장한 과학자도 있었다. 타이타닉 사고가 일어난 건 1912년 4월 15일이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물리학과 교수 도날드 올슨은 타이타닉이 침몰하기 3달 전인 1월 4일, 1400년 만에 이례적으로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까워지며 슈퍼문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너울성 파도가 상승해 평소보다 빙하가 멀리 떠내려왔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타이타닉의 항로에 빙하가 증가해 타이타닉호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슈퍼문이 일어날 때는 지구와 달 사이가 가까워지기 때문에 달의 인력이 강해져 조수간만의 차가 평소보다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그 영향이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파도가 불과 몇cm 높아질 뿐이다. 따라서 슈퍼문으로 인한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올 가을 주목할 또다른 달 현상!

토성이 달 뒤로 사라진다?! 토성 엄폐


최근 미국항공우주국은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토성의 고리 가운데 하나인 ‘F고리’ 바깥쪽에 있는 위성 ‘판도라’를 예술적으로 포착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번 달 9월 28일, 이렇듯 아름다운 고리를 지닌 토성이 달 뒤로 사라지는 모습을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다. 바로 ‘토성 엄폐’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엄폐란 한 천체가 다른 천체의 앞을 지나가며 뒤에 있던 천체를 가리는 현상을 말한다. 행성끼리 엄폐가 일어나는 건 매우 드문 일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금성과 목성간 엄폐가 174년 당 1회씩 일어날 정도다.

하지만 이번 토성 엄폐처럼 달에 의한 행성의 엄폐는 행성 간 엄폐에 비해서는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달은 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지구를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달과 행성이 일렬로 늘어서면 가까이 있는 달이 멀리 있는 행성의 앞을 지나가며 가릴 수밖에 없다.

이번 토성 엄폐 현상은 9월 28일 낮 12시에 시작된다. 낮이라 맨눈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천체망원경을 이용하면 누구나 관측이 가능하다.

붉은 보름달이 뜬다

다음 달인 10월 8일에는 붉게 물든 특별한 보름달을 볼 수 있다. 바로 개기월식 덕분이다. 태양과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면 지구가 태양빛을 가로막아 그림자가 생긴다. 이때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어둡게 보이는 현상이 바로 월식이다. 그런데 지구 그림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구가 태양빛을 완전히 가로막아 태양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 본그림자와, 태양빛이 일부만 가려지는 반그림자다. 반그림자는 태양이 워낙 크고 지구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 속으로 전부 들어가면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하지만 태양과 지구, 달이 정확히 일직선으로 늘어서지 않고 약간 어긋나 지구의 본그림자에 달의 일부만 들어가면 부분월식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10월 8일, 개기월식을 관측할 수 있다. 월식이 일어나면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점점 초승달 모양으로 사라지다가 결국 달 전체가 가려지게 된다. 바로 이때 붉은 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있으면서도 아주 약하게나마 태양빛을 받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태양 광선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고 그 일부가 달에 닿는다. 이 중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부분 산란되지만, 파장이 긴 붉은 빛은 살아남아 달까지 도달한다. 결국 이 불그스름한 태양빛이 달에서 반사돼 개기월식 때 달이 붉게 물드는 것이다.

이 날은 저녁 6시 6분에 해가 져서 6시 14분부터 부분월식이, 7시 24분에 개기월식이 시작된다. 10시 35분에 반영식까지 모두 종료되기 때문에 맨눈으로 월식의 전 과정을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다음 개기월식은 2018년 1월 31일, 7월 27일, 그리고 2019년 1월 27일이다.
 




토성은 달에 비해 매우 크지만 매우 멀리 있기 때문에 달에 의한 엄폐 현상이 일어난다. 토성은 9월 28일 낮 12시 00분에 달 뒤로 숨기 시작해 1분 뒤면 완전히 그 자취를 감추고, 낮 1시 7분부터 달 뒤에서 나오기 시작해 1시 8분에는 다시 완전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2014년, 더욱 특별한 달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자국이나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성조기를 꽂으며 이와 같은 명언을 남겼다. 이렇게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 올해로 45주년을 맞았다. 미국항공우주국에서는 지난 7월, 달 착륙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아폴로 11호 대원들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었다. 또한 당시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고요의 바다 지역을 3D 영상으로 새롭게 구현해 공개하고 기념 주화도 발행했다.

또한 올해는 미국항공우주국의 달 정찰 궤도 탐사선(LRO)이 활동한 지 5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5월에는 달 정찰 궤도 탐사선이 찍은 사진들 중 가장 예술적인 달 사진을 뽑는 대회가 열렸다. 대회는 지난 5년간 탐사선이 찍은 여러 사진들 중 아름답거나 과학적인 가치를 지닌 사진 5장을 선정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티코 센트럴 피크’라는 작품이 가장 예술적인 달 사진으로 선정됐다. 티코 센트럴 피크는 전체 지름이 82km에 달하는 티코 크레이터의 내부에 있는 봉으로, 지름이 약 15km이고 높이는 2km에 달한다.

2위로 선정된 사진은 린네 크레이터의 지형을 아름답게 묘사한 사진이다. 린네 크레이터는 생성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우 잘 보존된 충돌 분화구로, 이 사진에서는 색깔별로 분화구의 깊이를 표현했다. 이 사진은 과학자들에게 충돌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3차원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밖에도 달 정찰 궤도 탐사선이 찍은 예술적인 달 사진들을 감상해 보자.

LRO가 찍은 가장 예술적인 달 사진은?
 



달,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 과학자들은 달이 약 45억년 전 지구로부터 떨어져나간 오래 된 짝꿍이라고 하지만, 사실 달에 대해 풀리지 않은 비밀들이 아직 너무나 많다.

Q1. 달은 몇 살일까?

현재까지는 태양계가 형성된 초창기에 화성만 한 천체인 ‘테이아’가 원시지구와 부딪치면서 달이 생겨났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 충돌로 원시지구와 테이아의 핵이 합쳐져 지구가 되고, 떨어져나간 부스러기들이 지구를 돌면서 뭉쳐져 지금의 달이 되었다는 것이다. 태양계가 형성된 것은 약 46억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지구와 테이아의 충돌은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1억 년 뒤쯤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 낭시의 로렝대 연구팀이 오래된 수정 결정을 분석해 초창기 지구의 대기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지구와 테이아의 충돌 시기를 유추할 수 있었다. 로렝대 연구팀은 지구와 테이아의 충돌이 태양계가 만들어진 지 4000만 년 뒤쯤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달의 나이가 기존의 학설보다 6000만 년이나 많아진 것이다.

Q2. 달은 둥근 모양일까?

최근 미국 MIT 지구물리학과의 마리아 주버 교수는 달이 구 모양이 아닌, 가운데가 불룩하고 양 끝으로 약간 평평한 레몬 모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원인이 지구의 중력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달이 레몬처럼 생긴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달의 모형을 바탕으로 달의 지형과 지구 중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달이 생성되는 시기에는 달과 지구가 지금보다 더 가까이 있었고,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아직 마그마 상태이던 달을 끌어당겨, 양끝이 튀어나오는 듯한 레몬 모양이 됐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베일에 쌓인 달의 뒷면이나 고대 지구의 화석을 달에서 찾는 프로젝트 등 달의 탄생과 비밀을 밝히기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올 가을 펼쳐지는 풍성한 달 현상을 관측하며, 달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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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 글 및 사진

    최영준 박사
  • 도움

    한국천문연구원
  • 사진

    NASA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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