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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신사동 가로수길 한복판에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회사가 있다 보니 찾느라고 조금 길을 헤맸다. 회사 건물의 모습이 마치 카페 같아서 더 그랬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회사의 내부는 겉모습만큼이나 신선했다. 가정집이었던 곳을 사무실로 바꿔서 그런지 구조가 독특했고, 다른 회사에서는 보기 힘든 물건들이 보였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탁구대였다. 탁구대 옆 칠판에는 회사 대표의 이름인 ‘현구’와 함께 직원들의 이름으로 탁구 경기 순위가 매겨져 있었다.
평소에 회사 직원들끼리 탁구 대회도 하나보다 생각하며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린 순간 특이한 장면이 보였다. 한 직원이 쇼파에 앉아서 편하게 일을 하고 있던 것이다. 답답한 책상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일하는 다른 회사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놀라웠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모여 이 회사를 꾸려 나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학생이 스스로 하는 앱을 만들다
“클래스팅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능력 있고 일을 즐기려는 사람을 ‘모신다’는 클래스팅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조현구 대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좋아했다. 조 대표의 부모님은 그런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공부도 열심히 했고 피아노, 드럼, 브레이크 댄스 등 다양하게 찾아다니며 배웠어요. 또, 이런 것들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지요. 그런데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흥미가 떨어졌어요. 그래서 새로운 것을 계속 찾아 시도했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천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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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자신의 이러한 성격이 CEO라는 직업에 잘 맞는다고 말한다.
“CEO는 다양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회사를 이끌면서 서비스 기획 및 개발, 경영, 마케팅, 펀딩 등 새롭고 다양한 업무에 도전해야 하지요. 제 성격 탓인지 이런 일을 하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어요.”
조 대표는 4년 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우리의 교육 현장을 잘 안다. 여기서 몸소 체험하고 느낀 한계는 선생님의 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프트웨어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를 석사 논문 주제로 삼았다.
조 대표의 논문은 학생들이 소셜 미디어에 대한 자발적 참여가 높다는 점을 교육에 적용해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즉 학생들이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이는 클래스팅의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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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담임선생님이 30명 이상의 학생을 지도해야 하고, 교과를 전담하는 선생님은 400명 이상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학생 모두를 수업에 참여시키기는 힘들어요. 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사, 적성을 고려해 수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지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한 명 한 명이 소외되지 않고 학급활동에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클래스팅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반의 비밀 공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기존의 SNS는 SNS에 가입한 모든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면 우리 반끼리만 소통하는 데 불편하다. 더군다나 초등학생의 우 나이 제한이 있는 페이스북은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클래스팅은 초등학생도 이용할 수 있는 우리 반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
클래스팅을 이용하면 수업과 관련된 자료 및 공지사항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우리 반 친구들끼리 토론할 수도 있고, 우리 반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을 기록할 수 있는 학급 앨범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기능은 ‘비밀상담방’이다. 학생들은 고민이 많다. 친구들과 다투고 끙끙 앓기도 하고, 부모님과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럴 때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고 싶다. 하지만 혼자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민을 상담하기에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된다. 클래스팅의 ‘비밀상담방’ 기능은 나와 담임선생님의 1:1 고민 상담을 지원해 선생님과 쉽게 상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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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팅은 최근 러닝카드란 새로운 학습 콘텐츠도 내놨다. 러닝카드는 클래스팅에서 모인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이용한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적용한 교육 플랫폼이다. 학생들이 어떨 때 자발적으로 공부하는지를 알아내 개인별로 맞춤 학습 자료를 제공해준다.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언제 멈추느냐의 문제
스타트업. 창업을 한다는 건 모험이자 인생의 도전이다. 이 때문에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던 조 대표가 창업을 한다고 하자 가족, 친구 모두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뿌리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기자는 그런 그에게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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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회가 생겼을 때 하지 못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게 더 두려웠어요. 지금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걸할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거든요. 나중에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싫었어요. 그저 안정된 삶을 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습니다. 훗날 제 삶을 돌이켜봤을 때, 내가 하려고 했던 걸 다 했고 실패했든 성공했든 시도해본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이에 덧붙여 실패와 성공은 언제 멈추느냐의 문제라고 말한 조 대표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실패하고 있을 때 멈추면 실패고, 성공하고 있을 때 멈추면 성공이라는 이야기다.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조 대표는 수학동아 독자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수학이 살아가는 데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수학을 공부하면서 기르는 수학적 사고력은 삶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수치로 보여주는 거예요. 수치화를 통해 이성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반드시 수학을 직접적으로 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수학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수학을 사랑하는 수학동아 독자 여러분! 앞으로 수학을 더 사랑하고 즐기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