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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두 아이가 모두 딸일 확률은?


“내 아이가 둘인디, 적어도 한 명은 딸이여.”
“그런가?”
“저기 지나가는 쟤가 내 딸이여.”
인심 좋은 어느 시골 마을에서 경찰로 근무하는 박종구 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자신의 딸을 보여 주며 물었습니다. “내 다른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겠나?”
종구 씨의 친구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두 아이 모두 딸일 확률은….”


두 딸 문제는 답이 두 개?

자녀가 두 명인데, 둘 중 적어도 한 명은 딸인 상황에서 두 아이 모두 딸일 확률을 묻는 문제를 ‘두
딸 문제’라고 한다.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가 처음 등장한 1959년 이래로 두 가지 답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수학 문제에 어떻게 답이 두 개일 수 있을까.



얼굴 안다고 확률이 바뀌어?

여기까지만 보면 두 질문에 대한 답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독자 여러분도 아무런 오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딸 한 명의 얼굴을 알게 되면 나머지 아이가 딸일 확률이 바뀐다’는 말에도 동의하는 것이다.

혹시 이 말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딸 한 명의 얼굴을 알게 되더라도 또 다른 자녀가 여자아이일 확률은 그대로여야 하지 않을까? 책장을 넘기기 전에 어느 쪽인지 생각해보시길.


현혹되지 않으려면 ‘의미’가 중허지~!

“우리 딸 얼굴을 알기 전이든 알고 난 다음이든 다른 아이도 딸일 확률은 똑같을 것 같으면, 질문 ➋를 다르게 풀어야제~.” 종구 씨는 혼란에 빠진 친구에게 힌트를 줬다. “내가 아들만 둘이면 ‘쟤가 내 딸이여’라고 말을 못했겄지?”


두 자녀의 성별 조합은 (아들, 아들), (딸, 아들), (아들, 딸), (딸, 딸)이며 각 경우의 확률은 1/4로 모두 같다. 종구 씨는 적어도 딸이 한 명 있기 때문에 (아들, 아들)인 경우를 뺀 셋 중 한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 즉, 두 아이 모두 딸일 확률은 1/3이다. 이때 종구 씨가 가리킨 딸이 첫째인지, 둘째인지를 따져서 (딸, 딸)을 2가지로 세면 안 된다. 자녀가 (딸, 딸)이면서 종구 씨가 첫째를 가리켰을 확률은 1/4×1/2인데, 경우의 수를 셀 때 각 경우의 발생 확률이 모두 같아야 한다. 즉 확률이 1/4인 다른 경우와 똑같이 셀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질문 ➋의 답은 1/2일까, 1/3일까? 또는 둘 다 맞을까?


해결책 : 동전 문제로 생각하기

질문 ➋와 똑같은 동전 문제로 상황을 분석해보자.


‘동전이 앞면이 나오는 상황’을 ‘자녀가 딸인 상황’과 같다고 보면 이 동전 문제는 질문➋와 똑같다. 물론 질문 ➋에서 가정한 두 가지 사항도 동전 문제에 똑같이 적용된다. 둘째 아이의 성별이 첫째 아이의 성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처럼 동전 하나가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지도 다른 동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한 아이의 성별이 아들일지 딸일지는 각각 확률이 50%인데, 동전도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50%다.


두 가지 답 괜찮을까?

‘쟤가 딸이다’, ‘동전이 앞면이 나왔다’와 같은 정보를 우연히 준 건지, 정보를 주는 사람이 의도에 맞게 뽑아서 준 건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현상을 ‘선택효과’라고 한다. 한 가지 문제를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해석해서 나온 두 가지 답을 인정할지, 한 가지 문제에는 오직 한 가지 답만 인정할지 논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느 쪽인가? 수학동아 블로그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자.

2016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도움

    김명석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 일러스트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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