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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배트맨 VS 스파이더맨

Math Media


 
지난 여름, 특유의 쫄쫄이 의상만 입으면 맨몸으로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스파이더맨이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에 질세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기운으로 망토를 휘날리며 고담시를 누비는 배트맨 역시,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특별히 거미와 박쥐의 능력을 지닌 두 영웅을 수학의 눈으로 분석해 보자.

배트맨의 상징, 수학으로 나타내면?


안녕, 난 배트맨으로 이중생활을 즐기고 있는 브루스 웨인이라고 해. 어린 시절 눈앞에서 부모님의 죽음을 경험한 뒤로,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 고담시의 범죄를 없애는 일에 평생을 바치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지. 나는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세계 최고의 무술가들에게 무술을 배우고, 과학과 심리학, 범죄학을 익히며 10대를 보냈어.
기본 준비를 마치고 고담시로 돌아왔는데, 그때 우연히 집안으로 박쥐 한 마리가 날아든 거야! 난 박쥐로부터 영감을 얻게 됐고, 박쥐를 본뜬 의상을 제작하기 시작했지. 이렇게 해서 배트맨이 탄생한 거야.
나는 박쥐의 본성에 따라 밤에만 나타나 시민들을 구하기로 했지. 시민들에겐 내 정체를 숨기지만, 악당들에겐 내 존재를 알리기 위해 내가 다녀간 자리엔 늘 ‘박쥐 모양의 흔적’을 남기지. 바로 여기에 수학이 있어!

타원 방정식을 시작으로!


배트맨 이야기는 1989년 미국의 팀 버튼 감독에 의해 영화로 처음 탄생했다. 이때 처음 배트맨을 상징하는 ‘마크’가 등장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마크는 방정식과 함수의 그래프로 표현이 가능하다. 혹시 배트맨 방정식이라도 있는 걸까?



여섯 종류의 그래프로 그리는 배트맨 마크

배트맨 마크는 모두 여섯 종류의 함수를 결합하여 그래프로 그린 결과다. 앞서 설명한 타원 방정식(❶)이 기준이 되고, 여기에 변형된 쌍곡선 함수(❷)와 일차함수(❸, ❹), 상수함수(❺)와 변형된 무리함수(❻)가 더해져 ‘배트맨 그래프’가 완성된다.

그런데 서로 다른 여섯 개의 방정식 또는 함수의 그래프가 원하는 점에서 만나 이어지도록 그리려면, 대칭 함수와 절댓값 함수의 성질을 모두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먼저 배트맨 그래프는 x축 대칭 아닌 y축 대칭 함수다. 쉽게 말해 이 그래프는 $y$축을 기준으로 반을 접으면 정확하게 포개진다는 뜻이다. 즉 타원 방정식(❶)을 제외하고, 나머지 그래프는 반쪽에 해당하는 방정식이나 함수를 구한 다음, y축 대칭 함수를 구하면 쉽게 완성할 수 있다.

y축 대칭 함수는 주어진 함수식에서 x의 부호만, x축 대칭 함수는 y의 부호만 반대로(+↔-) 바꿔서 다시 식에 대입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일차함수 y=x+1의 y축 대칭 함수는 y=-x+1다.

대칭 함수를 한 평면 위에 동시에 나타내려면 절댓값 함수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 절댓값이란, 수직선 위의 한 점에서 원점(0)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따라서 절댓값은 항상 0보다 크거나 같고, 기호 ‘| |’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y=|x|는 y<0인 부분의 그래프를 x축을 기준으로 접어 올려 그린다. 함숫값이 모두 0보다 크기 때문이다.

절댓값 함수는 어떤 함수의 x값 또는 y값에 절댓값을 씌워 미지수의 범위를 제한할 때 사용된다. 따라서 어떤 미지수에 절댓값을 씌우고, 미지수의 부호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그려진다.
 

스파이더맨 거미줄의 비밀

난 피터 파커. 나 역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다가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돼 영웅생활을 시작했지.
스파이더맨은 너희가 상상하는 그대로 기본적인 ‘거미의 능력’을 대부분 지니고 있어. 물론 방사능 거미에게 물리면서 생긴 초능력으로 엄청난 힘과 이동 속도를 얻었지만, 뭐니뭐니해도 나에게 ‘거미줄’만큼은 아주 특별한 능력이지.
난 주로 거미줄을 이용해 건물 사이를 이동하거나, 쉽게 벽을 탈 수 있어. 물론 악당들을 꽁꽁 묶거나, 시민들을 구하는 밧줄로도 사용하지만 말이야. 그런데 바로 이 거미줄에서 놀라운 수학을 발견할 수 있다고!

다리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거미


거미는 생존을 위해 거미줄을 친다. 주로 그 위에서 알을 낳고, 먹이를 잡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미가 집을 짓는 과정이 매우 수학적이다.

거미는 집을 짓기 위해 가장 먼저 거미줄을 칠 장소를 탐색한다. 집터를 결정한 거미는 스스로 기준점으로 정한 두 지점 사이의 가장 높은 곳을 줄로 연결한다. 그 다음 다리를 이용해 자신의 ‘걸음’으로 중점을 계산한다. 거미는 이렇게 기준점과 중점을 여러 곳에 만들고, 중점에서 땅으로 내려오면서 Y자 모양의 구조의 거미집 기본 틀을 만든다. 이 Y자 구조는 거미집의 중심에서 모두 만난다.

여러 개의 Y자 구조로 거미집의 골격을 완성하면, 거미는 거미집의 중심을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뻗어나가며 네 바퀴 또는 여덟 바퀴를 돌아 나선형 모양의 거미집을 완성한다. 이렇게 완성된 거미집은 ‘포획 나선형 거미줄’이라고 부르는데, 중심에 가까울수록 원 모양에 가깝다.

거미줄이 비대칭인 이유

대부분의 거미들은 빛을 겨우 구분할 정도로 지독한 근시다. 그러나 거미줄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거미의 형편없는 시력에도 불구하고 그 간격이 꽤 일정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사실 거미는 거미줄을 치면서 거미집에 필요한 바퀴살의 개수와 간격을 미리 정한다. 이 때 간격을 결정하려면 거미줄을 연결해야 하는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계산해야 하는데, 이 역시 두 다리를 이용해 측정한다. 여기에 거미줄 위의 현재 자신의 위치와 과거 위치를 기억하고, 이동방향을 결정해 바퀴살이 벌어져야 하는 각도를 계산한다. 거미가 벡터의 개념을 사용하는 셈이다. 벡터란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가진 물리량으로, 여기서는 거미의 현재 위치와 나중 위치가 벡터다.

이때 중력은 거미집의 모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완성된 거미집이 비대칭인 이유도 중력 때문이다. 거미는 끊임없이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작용하는 중력을 고려하며, 새로운 거미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 등 외부 환경 요인이 자주 변하는 자연에서는 완벽히 대칭을 이루는 거미집을 관찰하기 어렵다.

또한 거미는 늘 자신의 ‘분수에 맞는 집’을 짓는다. 자신의 배에 저장돼 있는 실의 양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거미는 이를 이용해 자신이 지어야 할 집의 크기를 미리 계산한다.

한 걸음 더!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의 과학 대결!

배트맨이 불길에도 거뜬한 이유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배트맨이 화염 속을 아무렇지 않게 걸어 나온다. 대체 어떻게 가능한 걸까?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던 영화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그 답을 알려 주는 배트수트의 제작 과정이 소개된다. 배트수트의 비밀은 바로 아라미드 섬유!

아라미드 섬유는 고분자로 이루어진 합성 섬유다. 이 섬유는 1972년 미국의 듀폰사가 아라미드 섬유로 된 ‘케블라’라고 부르는 질기고 강한 실을 개발한 뒤로 방탄복에 쓰였다. 케블라는 5mm 정도 굵기의 가느다란 실이지만,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5~7배정도 질기고 튼튼하다. 이 때문에 케블라로 만든 천을 여러 겹 겹쳐서 옷감으로 만들면 총알도 뚫지 못한다.

또한 아라미드 섬유는 벤젠 고리가 반복되는 구조를 하고 있다. 벤젠 고리는 열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아라미드 섬유는 쉽게 불에 타거나 녹지 않는 특징이 있다. 무려 500℃까지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배트맨은 화염 속을 거닐며 악당과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스파이더맨의 초강력 무기, 나노기술로 현실화!

머지않아 누구나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자유롭게 벽을 오르내릴 수 있는 ‘스파이더맨 장갑’과 ‘스파이더맨 장화’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니콜라 푸그노 교수는 게코 도마뱀 발바닥을 본 뜬 접착 물질을 개발했다. 게코 도마뱀 발바닥은 이중 솜털 구조로 돼 있는데, 솜털의 끝부분이 구부러져 있다. 이 때문에 게코 도마뱀은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벽면에 잘 달라붙을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접착 물질은 약 10억 개의 미세한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졌다. 각각의 섬유의 지름은 약 1마이크로미터 정도이며, 게코도마뱀 발바닥을 덮고 있는 솜털 구조를 닮았다. 각각의 섬유는 탄소나노 튜브를 수억 개 꼬아 만들어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세다. 탄소 나노 튜브는 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이 서로 연결 돼 관 모양을 이루고 있는 신소재로, 강도가 철보다 100배나 뛰어나다.

이 접착물질로 만든 스파이더맨의 장갑과 장화는 약 1000kg까지 지탱할 수 있다. 다만 도마뱀과 사람의 근육 크기가 달라 보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제2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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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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