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5월에는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수학자 존 내시가 자동차 교통사고로 별세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에 게임이론에 초석을 놓았던 또 하나의 큰 별이 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3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로이드 섀플리 명예교수가 94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섀플리 교수는 게임이론의 창시자로 201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도 유명합니다.
게임이론은 크게 협조적 게임과 비협조적 게임으로 나뉩니다. 그중 섀플리는 비협조적 게임이론에서 공헌을 남겼습니다. 수학자 데이비드 게일와 함께 비협조적 게임에서의 ‘게리-섀플리 알고리즘’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애정촌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애정촌에 남녀 네 명이 모였어요. 인기 있는 남자 1호, 평범한 남자 2호, 인기 있는 여자 1호, 그리고 평범한 여자 2호는 서로에 대한 선호도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애정촌 주인은 반드시 두 커플을 만들고 싶어서 어떻게 엮어주면 가장 이상적인 두 커플이 탄생할지 고민했습니다. 그 때 한 수학자는 완벽한 커플을 만들려면 인기 많은 두 남녀를 짝 지어주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남녀를 짝지어 줘야 모두가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남녀가 인기 남녀에게 한눈을 판다고 해도 인기 남녀 커플은 서로에게 더 만족도가 높아 한눈 팔 확률이 적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의 핵심 내용입니다. 실제로 이 알고리즘은 장기 기증자와 장기 기증이 필요한 환자처럼 서로 필요로 하는 사람끼리 효율적으로 짝지어주는 방법을 찾을 때 많이 쓰입니다.
한편 섀플리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지만, 노벨경제학상 수상소감에서 “나는 늘 스스로 수학자라고 생각해왔으며 경제학 강의를 들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