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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2억 년 뒤 세계지도는? 대륙 퍼즐 맞추기





‘뜨거운 시럽’ 맨틀에 뜬 ‘사탕’ 같은 대륙

1960년대 들어 과학자들은 대륙이동설보다 훨씬  자세히 지질활동을 설명하는 ‘판구조론’을 세웠다. 전 세계 지표면은 몇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으며, 판이 널빤지처럼 움직인다는 이론이다. 판은 서로 부딪치거나 멀어지면서 지진이나 화산을 일으킨다.







지표면에 드러나 있는 지각은 단단한 암석이다. 그
리고 지각 아래 숨어 있는 맨틀은 암석이 녹아 있는 상태로, 100~4000℃로 뜨겁고 흐를 수 있다. 맨틀이 뜨거운 이유는 지구 안쪽에서 열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탄생할 때부터 있었던 우라늄과 토륨, 칼륨 같은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면서 열에너지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유리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이면 물이 빙글빙글 돈다. 열이 닿는 부분에서는 물이 솟구치고 그 주변에서는 다시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맨틀도 아래에서 열을 받는 곳은 상승류가, 다른 곳은 하강류가 생기면서 열을 전달한다. 맨틀이 원기둥 모양의 플룸으로 오르거나 내리면서 대류하는 현상이 결국 지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맨틀이 대류한다는 사실은 수학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맨틀이 움직이는 속도와 온도, 압력, 밀도 등을 계산하면 유체 속에서 열의 대류가 일어나는지 판단하는 ‘레일리 수’를 계산할 수 있다. 또 여기에 대륙의 두께와 맨틀에 잠겨 있는 길이, 움직이는 속도, 중력가속도, 맨틀의 점성 등을 고려해 오일러방정식을 풀면 맨틀이 대륙에 열을 얼마나 전달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대륙 이동으로 달라진 생태계

대륙이 서로 합쳐지거나 멀어지면서 지형이 달라졌다. 이에 따라 기후가 바뀌고 생물계에도 여러 변화가 일어났다. 또 빙하시대를 부르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 동안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지금까지 지구에서는 5차례 이상 크고 작은 대멸
종이 일어났다. 그 중 최악은 약 2억 5000만 년 전,
고생대 마지막인 페름기에서 백악기 시작인 트라
이아스기로 넘어갈 때 일어난 대멸종이다. 이때는 지구 생물의 약 96%가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당시
지층을 분석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급증
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때는 판게아가 쪼개
지기 시작했던 때였다.





과학자들은 지구 내부에서 강력한 플룸이 상승해 세계 각지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해졌고, 초대륙도 쪼개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에 생물에게 유해한 이산화탄소와 메탄도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바닷속에 얼어 있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녹자 대기에는 메탄이 더욱 많아졌다.

당시 지층에는 검은색 띠가 잔뜩 끼어 있다. 동식물이 죽으면 미생물이 산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그런데 유기물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면 검은색 이암으로 쌓인다. 과학자들은 대기 중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즉 대기 중에 유해기체가 늘고 산소가 줄어 동식물 대부분이 질식사한 셈이다.

하지만 나쁜 일만 닥친 것은 아니었다. 대륙이 쪼개지고 벌어지면서 그 사이에 새롭게 바다가 생겨났다. 그래서 육지와 바닷속에, 그리고 지형과 기후에 따라 동식물이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산맥 솟으면서 빙하시대 왔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산맥은 약 4000만 년전에 생겨났다. 인도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던 인도대륙과 아시아대륙이 붙어버리다 못해 산이 생긴 것이다. 인도판이 유라시아판과 부딪쳐 그 아래로 섭입하면서 지각 표면이 말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지금도 두 판은 계속 충돌하고 있고 히말라야산맥은 1년에 수cm씩 높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질현상으로 인해 히말라야산맥이 생겼을 뿐 아니라, 전 세계 기후가 바뀌었고 식물이 진화하는 방향도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섭입 현상은 이 지역 해류의 방향을 바꾸어 몬순을 일으켰다. 비가 많이 내리면서 강수량이 늘고, 인더스강과 갠지스강에 퇴적분지가 넓게 생겨났다. 이에 따라 산맥이 깎이는 풍화작용도 활발하게 일어나 이산화탄소(CO2)가 중탄산염(HCO3)이 되고, 결국 대기 중 이산화탄소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옥수수와 수수, 사탕수수 같은 식물이 늘어났다.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세포에 저장했다가 광합성에 이용하기 때문에 벼와 밀, 콩 같은 식물에 비해 유리하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줄어들면서 세계적으로 기온이 낮아지고 남극과 그린란드, 캐나다 등지에 빙하가 생겼다.



약 2억 5000만 년 뒤 세계지도 미리보기

지금 이 시간에도 수렴과 발산 경계에서는 지각이 새로 탄생하거나 사라지면서 대륙이 움직이고 있다. 각 판이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을 알 수 있다면 앞으로 대륙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아낼 수 있을까? 미래에 전 세계 대륙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해 봤다.


지금까지 여러 지질연구팀이 판의 운동을 수학모형으로 만들어 전 세계 대륙의 미래 모습을 추측하는 연구를 해왔다. 각 판이 미래에도 지금처럼 움직인다는 가정 하에, 판이 움직이는 속도와 각도, 방향 같은 정보를 이용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판이 얼마나 빨리 어디를 향해 움직이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답은 암석에 들어 있다. 세계 곳곳에 널려 있는 암석의 자기 정보를 분석하면 판의 이동속도와 방향을 알 수 있다.

판이 이동하는 속도는 각각 조금씩 다르다. 나스카판은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1년에 약 160mm씩) 정도로 빠르지만, 중앙대서양해령은 손톱이 자라는 속도(1년에 약 40mm씩)만큼 느리다.

미래 초대륙은 아메리카+아시아=아마시아

지질학자들은 판게아가 있었던 자리인 적도를 중심으로 초대륙이 펼쳐질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예일대 지구물리학과 로스 미첼 교수팀은 그 전에 있었던 초대륙이 현재의 세계 대륙과 전혀 다른 위치에서 생겼다가 쪼개졌음에 주목했다.


그래서 암석의 자기 정보를 관찰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타났던 초대륙이 일정한 각도에 따라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초대륙의 중심이 움직인 경로를 선으로 그었다. 판게아의 중심선은 이전에 나타났었던 초대륙 로디니아(약 10억 년 전)의 중심선으로부터 약 87° 만큼 꺾인 곳에, 로디니아의 중심선은 그 이전에 나타났었던 초대륙인 누나(약 18억 년 전)의 중심선으로부터 약 88°만큼 꺾인 곳에 생겼다. 연구팀은 당시에 일어났었던 지각활동과 자기 정보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음에 생길 초대륙은 판게아의 중심으로부터 약 90° 만큼 꺾인 곳에 생길 거라고 예측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연구팀은 약 5000만 년 뒤에는 지금의 북극해 자리에 아메리카와 아시아 대륙이 합쳐진 초대륙이, 약 2억 년 뒤에는 거기에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도 붙어버린 초대륙이 생길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합쳐 ‘아마시아’라고 이름 지었다.

과연 약 2억 년 뒤 세계지도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리 중에 그걸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수학과 과학으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도움 및 논문 :  최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미국 알링턴 텍사스대 크리스토퍼 스코테스 교수팀. 미국 예일대 지구물리학과 로스 미첼 교수팀의 ‘Supercontinent cycles and the calculation of absolute palaeolongitude in deep time’(네이처), 가와카미 신이치, 도조 분지의 <;한 권으로 충분한 지구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지구물리연구센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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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일러스트

    오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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