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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방. 깜박. 갑자기 불이 꺼졌다. 정전인가? 남자는 막 상콤하고 달달한 향이 나는 과일을 냉장고에서 꺼낸 참이었다. 꿈틀!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뭐지? 꿈틀! 다시 움직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식탁 위에 놓인 과일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정체가 뭐야?

 

남자의 방에 이윽고 불이 켜졌다. 과일을 향해 다가오던 무언가는 지렁이처럼 생긴 작은 벌레였다. 신기하게도 이 벌레는 꿈틀거리며 과일을 잘 찾아오고 있었다. 길을 잘못 든 것 같으면 새로운 길을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에이~. 설마…. 벌레가 생각을 한다고?

 

 

 

벌레는 미분의 달인


흔히 벌레는 하등한 동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서 벌레가 고민이나 생각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유전학과 연구팀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벌레는 생각을 많이 해야 풀 수 있는 미분 문제의 달인이다.

 


미분은 고등학교에서 처음 접하는 수학 기법이다. 어떤 함수가 있을 때, 그 함수가 어떻게 변하고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미분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타고 집에서 학교로 이동한다고 해보자. 이때 위치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빠르기로 움직이고있는지는, 자동차가 시간에 따라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나타내는 위치함수를 미분하면 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벌레가 어떻게 미분을 활용한다는 걸까? 벌레는 보통 후각으로 음식을 찾는다. 음식을잘 찾아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열하게 냄새를 맡으며 음식을 찾아야 한다.


벌레는 먼저 처음 음식 냄새를 맡았을 때 최적경로를 생각해 낸다. 마치 내비게이션이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벌레는 움직이는 동안에도 최적의 경로를 미분으로 쉼없이 계산한다. 냄새가 전보다 더 강해졌는지, 혹은 약해졌는지 그 변화를 추적해 먹이를 찾는 경로를 수정하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이 교통 상황에 따라 경로를 바꿔주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벌레는 오직 신경세포 2개만으로 이런 계산을 해내지만, 인간은 1000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있다”며,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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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호 수학동아 정보

  • 김경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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